노쇠, 젊다고 먼 얘기 아닙니다…일찍부터 예방 나서야
노쇠, 젊다고 먼 얘기 아닙니다…일찍부터 예방 나서야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4.17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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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쇠 심한 집단, 건강집단보다 10년 내 사망위험 4배↑
타인 돌봄 필요 비율도, 각종 질환 발병위험도 더 높아
건강한 노년기를 위해서는 가능한 젊을 때부터 올바른 생활습관을 유지해 노쇠와 각종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급속한 인구고령화 속에서 노쇠 예방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나이가 같더라도 노쇠가 심하면 사망위험은 물론, 각종 노인질환이 발병할 위험도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노쇠는 허약이라고도 하며 노화와 질병의 축적으로 기능이 감퇴해 스트레스에 취약해진 상태를 말한다. 같은 나이라도 노쇠가 심하면 통상 노화가 더 진행된 것으로 간주돼 노쇠 예방을 위한 건강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신재용·장지은 교수, 미국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김대현 교수팀은 2007년부터 2017년까지 건강검진을 받은 만66세 성인 96만8885명의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 노쇠정도에 따른 10년 내 사망률과 노화에 따른 질환 발생률을 최대 10년(평균 6.7년)간 분석했다. 

노쇠정도는 ▲병력 ▲신체·검체검사 ▲신체건강 ▲정신건강 ▲장애 등 5개 영역의 39가지 항목을 평가해 측정했고 노쇠정도에 따라 건강한 집단, 노쇠 전 집단, 경증 노쇠 집단, 중증 노쇠 집단으로 분류했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우선 건강집단에서는 연간 100명 중 0.79명이 사망했으며 노쇠 전 집단에서는 1.07명, 경증 노쇠 집단에서는 1.63명, 중증 노쇠 집단에서는 3.36명이 사망했다. 연구팀은 이를 사회인구적 특성 등을 보정해 비교해 66세 때 심하게 노쇠한 집단의 10년 내 사망위험이 건강한 집단에 비해 약 4.43배 높았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 노화에 따른 질환은 건강한 집단에서 연간 평균 0.14건, 노쇠 전 집단에서 0.23건, 경증 노쇠 집단에서 0.29건, 중증 노쇠 집단에서 0.45건씩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환별로는 중증 노쇠 집단에서 10년 내 심부전·당뇨·뇌졸중이 발병할 위험이 각각 2.9배·2.3배·2.2배씩 높았다. 신체적·정신적 기능 저하로 타인의 돌봄이 필요한 비율은 중증 노쇠 집단에서 건강한 집단에 비해 10.9배 높았다. 이밖에도 낙상, 골절, 관상동맥질환 등 암을 제외한 대부분 질환의 발병률이 건강한 집단보다 중증 노쇠 집단에서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는 젊을 때부터 노쇠 예방에 관심을 갖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한편, 인구고령화에 대비해 국가 차원의 적절한 노쇠 예방·지원시스템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기존에는 보다 고령의 나이를 기준으로 연구가 진행됐지만 이번 연구는 초기 노년기인 만66세를 기준으로 노쇠의 의미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는 설명이다.

특히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주요 질병이나 장애가 없는 비교적 젊은 나이대의 노쇠 정도로도 노화속도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바, 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한 선제적인 건강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희원 교수는 “같은 나이더라도 생물학적 노화정도, 즉 노쇠정도가 사람마다 다르며 이러한 차이로 먼 미래의 사망과 건강상태까지도 예측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연구의의를 전했다.

이어 “가능한 젊을 때부터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운동, 금연, 절주, 스트레스 관리 등을 통해 건강관리를 해 노쇠와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미 노쇠가 진행된 경우라면 다제약물을 점검하고 노쇠의 흔한 원인이 되는 근감소증이나 인지기능감소, 우울, 불안, 수면장애 등에 대해 전문의를 찾아 노인의학적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덧붙여 정희원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빠른 고령화와 돌봄이 필요한 인구 급증이 예상되는 만큼 이를 예방·지원할 수 있는 사회적 논의와 정책 개발이 시급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의사협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인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피인용지수 13.360)’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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