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어린 강아지·고양이가 고형식이를 먹기 시작하자 구토한다?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어린 강아지·고양이가 고형식이를 먹기 시작하자 구토한다?
  • 김동리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 영상의학과 과장 | 정리·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04.19 10: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동리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영상의학과 과장
김동리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영상의학과 과장

오늘은 어린 강아지·고양이에서 종종 진단되는 우대동맥궁잔존증이라는 질병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한다. 우대동맥궁잔존증(Persistent right aortic arch, PRAA)은 여러 혈관륜 이상 중 95%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형태다. 자궁에서 태아는 우대동맥궁과 좌대동맥궁 둘 다 가진다. 정상적으로 우대동맥궁은 퇴화되고 좌대동맥궁이 발달한다. 또 태아는 태아순환을 유지하기 위해 대동맥과 폐동맥을 연결하는 동맥관이라는 혈관이 있으며 출생 직후엔 인대로 남게 된다. 따라서 정상적인 배열은 식도의 좌측 배 쪽으로 대동맥이 위치하며 마찬가지로 좌측 배 쪽에 좌측 폐동맥이 위치한다. 즉 대동맥과 좌측 폐동맥 사이 동맥관 인대는 식도를 압박할 수 없다. 하지만 우대동맥궁잔존증을 앓는 반려동물은 우대동맥과 폐동맥 사이에 식도가 위치하기 때문에 동맥관 인대가 식도를 압박하게 되며 이와 관련된 임상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초기에는 음식을 먹자마자 토출하는 증상을 보이며 이후 협착부위 앞쪽 식도가 음식물 저류로 인해 확장되면서 음식을 먹은 뒤 수 시간 후에 역류하기도 한다. 음식섭취 여부와 상관없이 포말성 구토를 보이기도 한다. 젖이나 분유를 먹는 시기에는 액상식이가 협착부위를 비교적 잘 통과하기 때문에 증상이 뚜렷하지 않다가 고형식이로 전환되는 2~6개월령에서 증상이 눈에 띄게 나타나기 시작한다. 또 식욕은 왕성하나 실제로 소화돼 섭취되는 음식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성장이 더딜 수 있다.

잠정진단은 흉부방사선촬영을 통해 이뤄지며 때때로 조영촬영을 진행하기도 한다. 방사선에서 정상적으로는 식도가 명확히 관찰되지 않지만 우대동맥궁잔존증은 심장 앞쪽의 식도가 확장돼 방사선상 확장된 식도 음영이 관찰되며 조영제의 저류가 관찰된다. 하지만 식도확장은 식도염이나 중증근무력증과 같은 다른 질병에 의해서도 나타나기 때문에 확정진단을 위해서는 CT촬영을 통한 혈관평가가 필요하다. CT는 다른 혈관기형이 동반됐는지 확인할 수 있으며 수술계획수립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수술은 왼쪽 흉강 개흉을 통해 동맥관 인대를 노출시키고 이를 결찰한 뒤 잘라주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식도협착 부위는 벌룬을 통해 확장시켜준다.

수술 후 대부분 80%가량의 환자는 임상증상이 해소되며 잘 자란다. 예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은 식도기능손상과 폐렴의 병발 여부다. 때로는 심장 뒤쪽 식도까지 확장된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수술 후에도 식도기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지속적인 토출 증상을 나타내며 예후가 좋지 못하다. 또 지속적인 토출은 오연성 폐렴을 야기해 예후에 악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증상이 시작될 때 동물병원을 방문해서 조기진단을 통해 치료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