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 조절 잘 안 되는 ‘저항성고혈압’, 남녀 예후 다르다
혈압 조절 잘 안 되는 ‘저항성고혈압’, 남녀 예후 다르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5.02 10: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려대구로병원 김응주 교수팀, 성별 특징 첫 규명
남성, 발병시기 8.2년 빠르고 심혈관질환 발병위험↑
사망률은 2.5배, 심근경색 발생률은 1.87배 높아
(왼쪽부터) 고려대구로병원 심혈관센터 김응주 교수, 고려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주형준 교수

국민 대표 만성질환으로 불리는 고혈압은 꾸준한 약 복용과 생활관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고혈압환자의 5~10%를 차지하는 저항성고혈압은 3~4가지 이상의 고혈압 약제를 복용해도 혈압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는다고 알려졌다.

저항성고혈압은 주로 고령, 비만, 염분 과다섭취, 만성콩팥병, 당뇨 및 고혈압합병증으로 인한 심근비대와 연관이 있으며 특히 2가지 약제로 잘 조절되는 일반적인 고혈압에 비해 심혈관질환 및 합병증 발생위험이 훨씬 높아 더욱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런데 같은 저항성고혈압환자여도 남녀별로 예후가 다른 것으로 나타나 저항성고혈압환자에서도 맞춤치료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고려대구로병원은 심혈관센터 김응주 교수 연구팀이 저항성고혈압환자의 성별에 따른 처방패턴과 임상적예후를 처음으로 규명, 해당 연구결과가 대한의학회 SCIE 학술지인 대한의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고려대학교 안암·구로·안산병원의 전자의무기록을 구조화한 데이터 (Observational Medical Outcomes Partnership Common Data Model, 이하 OMOP-CDM)를 활용, 2017년 1월부터 2018년 12월 사이에 병원을 방문한 저항성 고혈압환자 4926명을 대상으로 성별에 따른 인구통계학적 특성과 처방패턴 및 임상적 예후 등을 분석했다.

분석결과 저항성고혈압 남성환자의 평균연령은 61.7세로 69.9세인 여성에 비해 발병시기가 8.2년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심혈관위험도는 고위험군에 속한 남성환자 비율이 42.5%로 여성환자의 35%에 비해 높았다.

3년간 추적한 남녀 질병별 발생 환자수와 통계적 요소를 보정한 상대 위험도

나아가 연구팀은 3년간 추적관찰결과 심근경색 및 신장투석 발생률은 남성에서, 뇌졸중 및 치매 발생률은 여성에서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통계적으로 보정한 남성 저항성고혈압환자의 질환별 위험비율은 남성이 여성보다 사망률은 2.52배, 심근경색 발병률은 1.87배,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율은 1.44배 높게 나타났다(표 1, 2 참고). 

이번 연구논문의 교신저자인 고려대구로병원 심혈관센터 김응주 교수는 “이번 연구에 활용한 고려대의료원 안암·구로·안산병원 OMOP-CDM 데이터베이스는 표준용어로 이뤄진 연구용 빅데이터로 2002년 1월부터 2022년 6월까지의 약 580만명의 환자 데이터로 이뤄져 있다”며 “이번 연구결과처럼 정밀하고 세밀한 분석이 가능했던 것은 정제되고 표준화된 OMOP-CDM 데이터베이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다양한 관점에서 심혈관질환을 분석해 그동안 규명되지 않았던 특성을 규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환자 맞춤 정밀의학을 실현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논문 제1저자인 고려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주형준 교수는 “본 연구는 국내 저항성고혈압환자들의 특징 및 심혈관사건 발생의 차이를 비교한 첫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남성과 여성은 생활패턴, 고혈압 약제에 대한 부작용 발생빈도 등이 달라 약제 처방패턴에도 차이가 있는데 이런 차이가 고혈압으로 인한 합병증 및 심혈관사건 발생 차이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결과는 성별 차이에 맞는 치료 적용은 물론 향후 발생 가능한 합병증 및 심혈관질환을 조기에 선별하고 예방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연구 의의를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