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관련 황반변성환자, 마음까지 들여다봐야…우울증위험 15%↑
나이관련 황반변성환자, 마음까지 들여다봐야…우울증위험 15%↑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5.02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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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강세웅 교수팀, 연구결과 발표
“실명에 대한 불안감 등이 영향 미쳤을 것”
황반변성 치료 시 우울증위험도 함께 평가해야
나이관련 황반변성을 진단받은 환자는 우울증 발병위험도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이들에 대한 우울증 위험도를 평가·관리하는 대책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노인 실명의 가장 흔한 원인질환으로 알려진 나이관련 황반변성이 우울증 발병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서울병원 안과 강세웅·김상진·임동희 교수와 황성순 임상강사, 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데이터를 바탕으로 나이관련 황반변성환자군과 대조군을 평균 8.5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나이관련 황반변성환자군이 대조군보다 우울증 발병위험이 15%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나이관련 황반변성으로 인한 시각장애를 동반할 경우 우울증 발병위험은 23%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망막의 한가운데 위치한 황반은 시력을 담당하는 시세포가 모여 있는 곳으로 우리가 물체를 보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여러 원인으로 인해 황반이 변성되면 시력장애가 발생한다. 특히 노화로 인한 퇴행성변화가 주원인으로 꼽히며 이를 나이관련 황반변성이라고 한다.

특히 이번 연구결과는 우울증 발병에 영향을 주는 수입, 거주지역, 활동량, 비만도, 동반질환지수 등을 모두 반영한 결과다. 즉 나이관련 황반변성 진단이 우울증 발병의 독립적인 위험요인임이 증명된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나이관련 황반변성 질환의 특성이 우울증 발병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를 공동으로 주관한 강세웅 교수는 “나이관련 황반변성은 국내 노인 실명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어 환자들이 진단받는 것만으로도 향후 실명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이 클 수 있다”며 “나이관련 황반변성이 완치될 수 있는 병이 아닌 것도 환자의 우울감을 증가시키는 원인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또 황반변성은 건성 황반변성과 습성 황반변성으로 나뉘는데 특히 습성 황반변성은 급격한 시력저하를 유발해 눈에 지속적으로 항체주사를 맞아야 한다.

함께 연구를 주관한 김상진 교수는 “습성 나이관련 황반변성으로 인해 반복적으로 안구 내 주사를 맞아야 하는 환자들이 정신적 고통 및 피로감이 클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나이관련 황반변성환자 당사자나 가족뿐 아니라 치료를 맡은 의료진 역시 우울증 발생위험을 인지하고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건강영양조사 및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년인구의 나이관련 황반변성 및 우울증 유병률은 모두 10% 이상으로 앞으로 급속한 인구고령화 속 두 질환이 만들어내는 사회경제학적 비용은 매우 클 것이란 전망이다.

교신저자인 신동욱 교수는 “나이관련 황반변성환자 대다수가 고령이고 이들은 우울증에 더욱 취약하다”며 “나이관련 황반변성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우울증에 대한 위험도를 평가·관리하는 대책도 함께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 교신저자인 임동희 교수는 “국내 진료의 특성상 안과 전문의들이 나이관련 황반변성환자들을 관리하면서 우울증에 대해 신경쓰기 쉽지 않은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나이관련 황반변성에 의한 질병부담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치료받는 환자의 심리적상태도 같이 고려하는 보건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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