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드랑이 수술 없이도 유방암 림프절 전이 예측할 수 있다”
“겨드랑이 수술 없이도 유방암 림프절 전이 예측할 수 있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5.03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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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성모병원 강영준 교수팀, 림프절 침범 예측 노모그램 개발
겨드랑이 수술과정 축소…부작용·비용 부담↓, 삶의 질 향상 기대
강영준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유방외과 교수

유방은 겨드랑이와 가깝고 여기에 위치한 림프절을 통해 암이 잘 전이된다. 이에 유방암수술 시에는 전이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조직검사 차원에서 액와 감시림프절 생검(동결 절편검사)을 시행한다. 하지만 겨드랑이 림프절 제거로 인한 부작용위험은 물론 비용 증가 등 환자들의 부담이 여러모로 큰 상황이다. 

이 가운데 최근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유방외과 강영준 교수팀이 PET-CT(양전자 컴퓨터단층촬영) 검사결과를 바탕으로 유방암환자의 림프절 전이를 예측하는 새로운 노모그램(면으로 나타나는 3개 이상의 변수 사이 관계를 평면 위에 나타내도록 고안한 것)을 개발, 겨드랑이 수술과정을 축소함으로써 유방암환자들의 부담을 한결 줄일 수 있게 됐다.

현재 학계에서는 유방암수술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술범위를 줄이려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미국종양외과연구자학회(ACOSOG, American College of Surgeons Oncology Group)-Z0011 연구결과 발표 이후 조기 유방암환자 중 일부에서 감시 림프절 전이가 3개 미만일 경우 기존에 시행했던 ‘액와 림프절 곽청술(겨드랑이 림프절을 모두 제거하는 수술)’을 생략할 수 있게 됐다.

이에 강영준 교수팀은 액와 감시 림프절의 동결 절편검사를 줄이기 위해 미국 종양외과연구자학회의 Z0011에 근거해 노모그램 개발에 착수했다.

먼저 연구팀은 수술 전 초음파검사와 PET-CT검사를 시행해 임상적으로 종양의 크기가 크지 않고 액와 림프절 음성인 침윤성유방암환자를 대상으로 3개 이상의 액와 림프절 전이에 관계되는 요소를 선별, 로지스틱 회귀분석으로 노모그램의 모형에 학습시킬 데이터인 ‘트레이닝 셋(training set)’과 이를 검증하기 위한 ‘밸리데이션 셋(validation set)’에 각각 1030명, 781명의 각기 다른 환자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알고리즘을 제작했다.

트레이닝 셋 1030명의 환자 중 3개 이상의 림프절 전이를 가진 경우는 모두 89명(8.6%)이었다. 다변량 분석에서 3개 이상의 림프절 전이의 가능성과 연관이 있는 경우는 더 큰 종양의 크기, 분화도의 높은 등급, 초음파에서 액와 림프절의 전이 가능성 등급이 높을수록, PET-CT에서 액와 림프절 전이가 의심되는 경우들이었다.

(왼쪽부터) 트레이닝 셋과 밸리데이션 셋의 AUC. AUC가 1에 가까울수록 정확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이를 기반으로 초음파검사와 PET-CT검사 두 가지 영상검사를 이용해 림프절 상태를 예측하는 새로운 노모그램을 개발했다. 분석결과 판별 정확도를 나타내는 곡선하면적(AUC)에서 트레이닝 셋의 특이도(Specificity)는 0.856(95% CI, 0.815-0.897), 밸리데이션 셋의 특이도는 0.866(95% CI, 0.799-0.934)으로 각각 나타났다. AUC가 1에 가까울수록 정확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아가 연구팀은 적정성을 검증하기 위해 각 데이터에서 미국종양외과연구자학회의 Z0011 조건에 맞는 유방보존술을 시행한 1067명의 환자를 추출해 노모그램을 적용했다. 그 결과 90명(8.4%)에서 기준(cut-off value)보다 높은 점수가 나왔고 위음성률은 3.8%(37명)였다. 또 특이도는 93.8%, 음성예측도는 96.4%로 노모그램이 액와부 림프절 전이가 두 개 이하인 환자를 식별하는 데 유용한 도구임을 확인했다.

강영준 교수는 “유방암 림프절 전이 예측 노모그램은 수술 전 겨드랑이 초음파와 PET-CT검사결과를 점수화해 3개 이상의 겨드랑이 림프절 전이여부 및 이에 따른 수술 중 림프절 동결 절편검사의 필요성을 미리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번 연구는 초음파와 PET-CT 검사만을 이용해 기존의 노모그램을 개선하고 예측 정확도를 향상시킨 것으로 향후 수술시간과 비용 단축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더불어 이 연구는 유방암수술 시 겨드랑이 수술과정을 축소시킴으로서 불필요한 수술과 그 부작용을 줄여 향후 유방암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유방암수술 전에 3개 이상의 겨드랑이 림프절 침범을 예측하기 위한 노모그램(A nomogram for predicting three or more axillary lymph node involvement before breast cancer surgery)’이라는 주제로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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