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난소암의 날] 조용한 ‘난소암’, 고위험군이라면 예방도 가능
[세계 난소암의 날] 조용한 ‘난소암’, 고위험군이라면 예방도 가능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5.08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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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중 BRCA변이 있다면 유전자검사 권고
고위험군 아니어도 30세 이후엔 1년마다 검진
난소암은 초기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조용한 암이다. 하지만 난소암 위험인자는 잘 알려져 있어 스스로 고위험군에 해당하는지 확인하고 적극 조치에 나서면 충분히 난소암을 예방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5월 8일은 세계난소암연합(WOCD)에서 제정한 ‘세계 난소암의 날’이다. 국가암등록자료에 따르면 난소암의 10만명당 발병률은 6.5명으로 다른 부인암보다 낮은 편이다. 하지만 난소암은 부인암 중 생존율이 가장 낮은 암이다. 보통 40~70대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최근에는 30대 젊은 여성에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젊은층도 안심은 금물이다. 

난소는 난자 형성과 다양한 호르몬을 분비하는 등 여성에게 없어선 안 될 장기다. 하지만 골반 깊숙이 위치해 병들어도 쉽게 증상을 드러내지 않는다. 이에 암이 생겨도 뚜렷한 초기증상이 없으며 종양이 커지면서 나타나는 증상 또한 소화불량, 복부팽만, 복통 등으로 가볍게 넘기기 쉽다. 초기에 진단된 환자들은 산부인과 정기검진에서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난소암 발생위험을 높이는 여러 위험인자가 알려져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본인이 고위험군에 해당하는지 확인하고 건강을 관리하면 충분히 난소암을 예방할 수 있다. 

첫째는 가족력이다. 부모 또는 가까운 친척이 난소암 병력이 있으면 난소암 위험성이 증가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본인의 병력. BRCA1/2나 린치증후군 같은 유전적변이를 가지는 경우 또는 자궁암, 대장암 등에 과거병력이 있는 경우다. 이밖에 한 번도 출산한 적이 없거나 임신이 잘 안 되는 경우도 난소암 발병위험이 높다고 알려졌다.

고려대구로병원 산부인과 조현웅 교수는 “특히 최근 젊은 여성에서 난소암 발생이 증가하는 이유는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임신 또는 출산여성이 줄고 있는 점과 고지방 및 고칼로리식품을 섭취하는 식습관, 비만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며 “난소암은 임신 또는 출산하지 않아 지속적으로 배란하는 경우에도 위험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난소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1기에 진단되면 5년생존율이 약 90%이지만 3기의 경우 30% 정도로 매우 낮다. 이에 전문가들은 고위험군이 아니어도 정기검진을 받아야 하며 이때 난소에 혹이 발견되면 꼭 산부인과 전문의의 진료와 추가검사를 당부한다.

난소암의 기본적인 치료는 병기에 상관없이 개복수술을 통해 가능한 모든 종양을 제거한 후 항암치료하는 것이다. 다만 초기이면 항암치료하지 않거나 환자가 미혼인 경우, 임신계획이 있는 경우에는 한쪽 난소만 제거하고 경과관찰을 하기도 한다.

난소암은 치료 후에도 재발할 수 있어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난소암 재발 시 종양의 완전절제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수술하고 항암치료를 하는 것이 수술 없이 항암치료를 하는 것보다 생존율이 높다고 보고됐다. 또 수술 시 재발한 종양조직을 통해 항암제 내성, 유전자변이에 대한 검사를 시행할 수 있어 향후 항암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산부인과 송희경 교수는 “최근에는 BRCA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들에서 파프(PARP)억제제라고 불리는 표적치료제가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고 건강보험 급여도 적용받고 있어 난소암환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파프억제제 치료 후 재발한 경우 현재 화학적항암제에 더 저항성이 많다는 연구보고도 있어 주치의와 상의 후 신중하게 치료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난소암은 조용한 암인 만큼 정기검진 노력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특히 30대 후반부터 1년에 한 번 질 초음파를 받고 가족력 등 의심상황이 있다면 자궁과 난소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골반초음파검사와 혈액검사(CA-125)를 주기적으로 받는 것이 좋다.

난소암 고위험군 여성은 더 단단한 대비가 필요하다. 조현웅 교수는 “BRCA변이가 있는 경우 유방암, 난소암 등 암 발생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에 난소와 난관 절제를 고려할 수 있다”며 “▲가족력이 있는 경우 ▲본인이 난소암 또는 BRCA변이위험이 높은 유방암을 진단받은 경우 ▲부모가 BRCA변이를 갖고 있는 경우에는 BRCA검사를 받고 주치의와 상의 후 적극 난소암 예방에 나서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난소암 치료 후에는 정기검진이 필수다. 송희경 교수는 “병기상태를 고려해 3~6개월 또는 6개월~1년 간격으로 정기검진을 권고한다”며 “이렇게 5년간 꾸준히 검사하고 재발이 없으면 보통 완치로 보지만 환자에 따라서는 그 이후에도 1년에 한 번은 검진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어 주치의와 꾸준히 상담하면서 건강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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