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구토에 설사하는 고양이…알고 보니 범백혈구감소증?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구토에 설사하는 고양이…알고 보니 범백혈구감소증?
  • 김태석 동탄 누리동물병원 대표원장ㅣ정리·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05.0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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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석 동탄 누리동물병원 대표원장
김태석 동탄 누리동물병원 대표원장

강아지 파보장염이 고양이에게 옮길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에 고양이 파보감염증(범백혈구감소증)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동물병원에서 진료하는 반려동물이 심각하다고 판단될 때는 먹지 않고 구토·설사하면서 탈수와 탈진상태로 진행되는 경우다. 사람들보다 현저히 작은 반려동물들은 오랫동안 먹지 않고 견뎌낼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최대한 빨리 구토를 멈추게 해주고 수액처치로 부족한 수분과 전해질의 균형을 맞춰줘야 한다. 너무 어리거나 초소형인 강아지, 고양이의 경우 체내 저장량이 적어 더욱 위험하다.

고양이에서 식욕부진, 구토, 설사를 동반하는 질병은 많지만 그중 대표적인 질병이 범백혈구감소증이다. 고양이의 파보바이러스감염증을 범백혈구감소증이라고 보면 된다. 혈액 내 백혈구를 감소시켜 면역력이 급격히 저하, 병원체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상태에 이르게 된다. 또 강아지의 파보바이러스가 고양이에게 감염되는 경우가 있는데 개에서 고양이로 파보바이러스가 전염될 수 있지만 반대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진단검사 시 개 파보 항원검사키트도 사용 가능하다.

증상은 초기에 심한 발열증상이 있고 그 후 침울, 식욕부진, 구토, 설사로 인한 탈수증상이 발생한다. 특히 세균 2차감염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폐사율이 급격히 증가할 수 있다. 백혈구 수가 1000 이하인 경우 예후가 불량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성묘는 증상이 경미한 경우가 있지만 새끼 고양이들은 어미의 자궁 속에서 태반감염될 경우 신생아 소뇌 형성부전을 유발할 수 있다.

새끼고양이 예방접종 후 항체가검사에서 범백 항체 수치가 가장 중요하며 기초접종 후 항체검사 지수 5이상 항체를 형성하고 연간 추가접종 전 항체가 지수 3 이상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법은 항생제요법, 전해질 삼투압 항구토제 투약 등이 있다. 특히 최근에는 고농도 항혈장 처치가 도입돼 치사율 감소에 도움이 되고 있다.

고양이 범백혈구감소증은 어리거나 작은 고양이에게 특히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잘 안 먹고 설사하며 침울한 증상이 있으면 빨리 동물병원을 찾아야 한다. 진단이 나오면 적극적인 입원 수액치료를 통해 악화를 막아야 안전하게 회복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바이러스에 의한 범백혈구감소증 등 전염병은 적기에 예방접종을 철저히 하고 규칙적인 항체 수치 확인으로 대처할 수 있으며 철저한 개체별 위생관리와 환경소독을 통해 병원체 대부분을 사멸시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사람들은 아파서 병원에 가면 어디가 아프다고 표현을 할 수 있어서 치료가 더 원활하지만 동물들은 평생 아파도 말로 표현을 못 하니 온몸으로 보호자들에게 사인을 보낸다. 우리 보호자들은 그 사인을 잘 주시하고 관찰해 제때 적절한 치료를 해줘야만 한다.

옛 속담에 호미로 막을 거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이 있다. 반려동물의 치료에 적절한 속담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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