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에서 반려견 보호자가 꼭 알아야 하는 응급처치에 관해 다뤘다. 그중 반려견의 기도에 이물이 걸렸을 때 응급처치에 관해 언급했는데 오늘은 반려견이 이물을 섭취했을 때 가정에서 시도하는 구토유발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강아지는 호기심이 많아서 먹어선 안 되는 초콜릿·포도·자일리톨과 같은 음식이나 마스크 끈과 같은 이물들을 섭취하곤 한다. 강아지가 이물을 섭취했을 때 보호자들은 과산화수소로 구토시키는 방법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이때 과산화수소를 이용해 구토를 유발시키는 것은 위험한 행동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가정에서 반려견에게 구토를 유발시키는 행동의 위험성에 관해 알아보겠다.
흔히 알려진 가정에서 할 수 있는 구토유발방법은 과산화수소나 소금을 투여하는 것이다. 과산화수소는 매우 자극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식도나 위 점막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또 권장량 이상의 높은 농도로 투여 시 화상,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소금의 경우 적정량의 염분은 강아지에게 필요하다. 하지만 구토를 유발하기 위해 적정량 이상의 소금을 투여하면 구토뿐 아니라 발작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구토유발은 강아지의 몸무게나 상태에 따라 적정량이 달라 주의해야 하며 투여했는데도 구토하지 않았을 경우 위궤양을 일으킬 수 있다.
이물에 따라서도 구토유발이 위험해질 수 있다. 유리와 같은 뾰족한 이물을 구토하게 되면 식도에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하며 특히 자두 씨는 크고 뾰족하기 때문에 식도에 손상을 주는 것뿐 아니라 질식을 유발할 수 있다. 화학물질의 경우 장기내부에 화상을 입힐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어떤 이물을 섭식했는지 모를 경우 섣불리 구토유발하는 것은 절대금물이다.
구토유발은 오연성 폐렴을 발생시킬 수 있다. 구토하는 과정 중 이물이 폐로 넘어가면 폐렴을 발생시킬 수 있다. 특히 호흡기가 약하거나 퍼그·불도그 등 납작한 얼굴과 짧은 코를 가지고 있어 단두종기도증후군을 앓고 있는 경우 오연성 폐렴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
이밖에도 의식이 없는 경우, 호흡곤란이나 발작을 일으키는 경우, 최근에 수술받은 이력이 있는 경우 등에는 구토유발 시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절대 가정에서 구토유발을 시도해서는 안 된다.
강아지가 이물을 섭취했을 때 바로 동물병원에 방문하는 것이 안전하다. 강아지가 이물을 섭취했다면 당황하지 말고 이물의 종류나 섭취한 양, 이물을 섭취한 시간, 강아지에게 나타나는 증상 등의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응급처치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