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는 없는 고양이의 내분비질환, 갑상선기능항진증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는 없는 고양이의 내분비질환, 갑상선기능항진증
  • 형성준 광주 말바우동물병원 원장│정리·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05.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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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성준 광주 북구 말바우동물병원 원장
형성준 광주 북구 말바우동물병원 원장

강아지들은 여러 호르몬질환을 가지고 있다. 갑상선기능저하증, 쿠싱, 에디슨, 당뇨 등 다양한 호르몬질환들이 강아지의 건강을 위협한다. 그에 반해 고양이는 호르몬질환이 비교적 드물게 발생한다. 하지만 강아지에게는 없는데 고양이에서만 나타나는 호르몬질환이 있다. 바로 갑상선기능항진증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고양이 갑상선기능항진증에 관해 알아보고자 한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고양이에서 가장 흔한 내분비질환이다. 티록신(Thyroxine, T4)의 과잉생산에 의해 유발되고 대사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문제를 일으킨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대부분 선종에 의해 발생하고 암종에 의해 나타나는 경우는 드물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4~20살(평균 13살)에서 발생하며 이환된 고양이의 95%가 10살 이상이다. 품종이나 성별에 따른 발병률 차이는 없다고 밝혀져 있다.

일반적으로 많이 나타나는 증상은 체중감소이며 이밖에도 다식, 다음, 다뇨, 구토, 활동성 증가 등이 나타난다. 신체검사 소견으로는 쇠약, 종대된 갑상선, 빈맥, 헝클어진 피모 등이 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먼저 임상증상의 확인이 필요하다. 체중감소와 다식 증상이 있는 경우가 많다. 이후 촉진검사를 시행한다. 굉장히 민감하고 특이적인 검사로 경부촉진을 통해 5번째 또는 6번째 기관 연골윤에 인접해 있는 후두 바로 뒤쪽에 위치한 갑상선의 종대를 확인한다. 다음으로 Total T4(TT4) 수치의 확인이 필요하다. 이 수치는 이환된 고양이에서 90% 정도가 상승해 있다. 또 생화학검사에서 ALT, ALP의 증가도 많은 비율로 나타나고 있다. 이밖에도 다른 여러 가지 검사를 통해 진단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의 치료에는 방사선동위원소를 이용한 갑상선 파괴, 외과적인 갑상선엽 제거술 등이 있지만 메티마졸(methimazole)이라는 약물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 이 약물은 갑상선호르몬의 합성을 억제한다. 처음에는 낮은 용량으로 사용하면서 7~10일 간격으로 재검해 호전이 없으면 증량해간다. 또 대사 시 메티마졸이 되는 카르비마졸(carbimazole)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차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고혈압 관리, 심장질환 관리 및 치료도 병행해야 한다. 치료 시 식욕부진, 구토, 무기력, 안면 가려움증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데 대부분 경미해 며칠간의 치료중단으로 해소되지만 간독성이 나타날 경우 치명적일 수 있다. 이 경우 치료를 중단하고 수술 등의 처치가 필요할 수 있다.

대부분 갑상선기능항진증에 걸린 고양이는 신장질환이 병발된 경우를 제외하고 예후가 매우 좋다. 하지만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치료되지 않으면 갑상선중독성심장병과 고혈압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빠른 진단을 통해 해당 호르몬질환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

노령묘에서 체중감소를 보이는 때가 많다. 이 중 많은 경우 나이가 들어 체중이 감소한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어가게 된다. 물론 큰 문제를 일으키는 질환이 원인이 되는 때도 있겠지만 관리가 가능한 호르몬질환이 방치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런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는 많은 보호자들이 노령의 경우 무시되는 작은 변화들도 검진을 통해 놓치지 않고 해결해 나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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