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건강수명 좌우하는 건강검진, 나이 들수록 검진범위 늘려야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건강수명 좌우하는 건강검진, 나이 들수록 검진범위 늘려야
  • 김태석 동탄 누리동물병원 대표원장ㅣ정리·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05.22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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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석 동탄 누리동물병원 대표원장
김태석 동탄 누리동물병원 대표원장

요즘엔 단순히 오래 사는 것보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건강수명이란 말도 있다. 이는 기대수명에서 질병 또는 장애를 가진 기간을 제외한 수명을 의미한다. 건강수명은 반려동물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

반려동물의 기대수명은 의료여건 개선과 보호자의 노력으로 급속히 늘고 있다. 이에 비례해서 나이가 들어 만성질환을 앓아 힘겹게 지내는 노령동물의 수도 급속히 늘고 있다. 길어진 기대수명 중 건강수명을 연장하고 싶다면 보호자가 반려동물의 건강상태를 잘 관찰하는 것은 물론 정기 건강검진으로 병을 초기에 발견해 치료하거나 관리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건강검진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을 소개하겠다.

개·고양이 모두 1년에 한 번씩 심장사상충 검사를 받아야 한다. 개는 진드기매개병검사도 병행한다. 예방을 철저히 해도 모르는 사이에 감염이 되는 사례가 종종 있고 만약 감염됐다면 초기진단 시 100%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매해 검사받는 것이 좋다.

3년에 한 번씩 주요 전염병에 대해 항체가검사를 받아야 한다. 항체가검사 항목은 개는 파보바이러스, 홍역, 아데노바이러스 등이며 고양이는 범백혈구감소증, 칼리시바이러스, 허피스바이러스 등이다. 항체가 일정수준 이하로 감소했을 땐 추가접종으로 항체가를 올려주도록 한다.

반려동물이 3~5세면 사람 나이로 30~40대에 해당한다. 이때 연 1회 기본신체검사와 혈액화학·혈구·전해질·흉부방사선검사 등을 받는 것을 권장한다. 사람도 병원에서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로 내과적인 이상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처럼 반려동물도 이상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를 3살부터 받아야 한다. 검사에서 이상소견이 발견되면 치료를 하거나 추적관찰하는 방식으로 주기적으로 검사해서 적절히 치료와 관리를 해줘야 한다.

반려동물 나이 6~8세는 사람으로 치면 50~60대에 해당한다. 이때는 중년 이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질병진단을 위해 3~5세 권장검사에 종합혈액화학·종양표지자·초음파·요검사 등을 추가할 것을 권장한다. 종양표지자검사에서 수치가 높게 나왔다면 정밀검사나 추적검사를 진행하고 영상검사로 제때 진단,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기본검사에서 이상이 없다면 해당 검사결과는 반려동물이 건강할 때 확인되는 정보이기 때문에 이후 진행하는 검사결과의 기준이 된다. 이를 임상에서는 최소건강정보(Minimum Data Base)라고 부른다. 반려동물에게는 평생 중요한 기록이다. 건강이 정상일 때 검사결과를 마취 전 검사할 때 참고자료로 활용하고 1~1.5년에 1회 치석제거를 하면서 치과방사선검사를 받아 치과질환의 진행을 미리 확인하면 전신건강을 지키는 데 유리하다.

9세 이상이면 백내장·녹내장·안구건조증 등 안과 만성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증가하기 때문에 안과종합검사를 추가한다. 또 심장·췌장·당뇨·부신·갑상선 등에 대한 특수내분비화학검사를 받는 것을 권고한다. 여기에 더해 cCRP·fSAA수치를 재서 염증을 확인하면 만성질병을 미리 진단하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고양이는 만성치은염, 치주염에 잘 걸려 매해 스케일링을 받는 게 좋다. 이때 치아방사선검사로 숨은 질병을 확인하면 미리 대처해서 심한 진행을 막을 수 있다. 따라서 모든 치아를 빼는 전발치 시술 같은 극단적 치료를 선택하는 일을 줄일 수 있다.

보호자는 반려동물의 평생 동반자다. 건강검진으로 반려동물의 건강을 관리하면 질병이 생겨도 당황하는 일 없이 반려동물에게 건강한 노년을 선물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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