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현조 원장 “정직한 진료로 최선 다할 것…피부가치 돈으로 환산할 수 없어”
[인터뷰] 김현조 원장 “정직한 진료로 최선 다할 것…피부가치 돈으로 환산할 수 없어”
  • 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05.2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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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조 원장은 “조금은 멀고 험난한 길이라도 환자에게 도움 된다면 그 길을 선택할 것”이라며 “의학적사실에 기반한 정확하고 정직한 치료로 환자들과 동행하겠다”고 말했다.

개원의는 대체로 경영과 환자진료를 병행하기 때문에 연구를 등한시하기 쉽다. 그런데 김현조 CNP차앤박피부과 천안아산점 원장은 환자들에게 보다 정확하고 정직한 치료를 시행하기 위해 연구활동의 끈을 놓지 않는다. 이러한 노력으로 우리나라 피부과 의사 최초로 의학레이저분야 최고권위 학술지 ‘Lasers in Surgery and Medicine’(SCI)의 커버를 장식하기도 했다. 그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 연구활동에 애착을 갖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개원 초기에는 의료기기업체에서 제공해주는 정보를 바탕으로 새로운 장비 특성을 이해하고 시술했다. 하지만 당시 장비는 대부분 외산이었기 때문에 백인들에게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장비의 세팅 값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부작용을 야기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에 의료기기업체에서 제공하는 자료 외 다양한 논문을 직접 찾아 읽고 장비를 분해하면서 그 원리를 이해하고자 했다. 하지만 이 정도의 노력으로 환자에게 최상의 시술을 하기에는 아쉬움이 있어 외래교수로 겸직하던 순천향대병원의 약리학·병리학·피부과 교수들과 협업해 다양한 실험을 진행했다. 

나아가 이를 통해 얻은 소중한 실험결과들을 동료의사들과 공유, 시술 부작용은 줄이면서도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됐고 이것이 논문 출간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단 논문 안에 모든 내용을 담을 순 없었기에 좀 더 상세한 내용을 공유하고자 학술대회 강연에 나섰다. 이러한 과정들이 다시 새로운 실험에 대한 동기부여가 돼 현재도 연구와 논문작성, 강의 등을 지속해 올 수 있었다. 

무엇보다 큰 결실은 ‘필러와 피코초레이저의 병합요법을 이용한 여드름 파인 흉터 치료법’을 다룬 논문이 2020년 10월 명망 있는 국제학술지 Lasers in Surgery and Medicine에 국내 피부과 의사 최초로 커버지를 장식한 것이다.  

- 최근 피부조직손상을 최소화하면서 피부재생을 돕는 치료법을 발표했다.

최근 항노화시술 중에서는 프랙셔널기법, 멀티펄스시술법 등 미세침고주파시술법이 각광받고 있다. 과거의 시술방식과 달리 피부 딱지를 발생시키지 않으면서도 피부재생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이에 미세침고주파시술법 중에서도 하나의 고주파펄스를 여러 개로 나눠 진행하는 멀티펄스시술법이 어떠한 조직반응을 발생시켜 피부재생을 유도하는지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멀티펄스시술법이 모공, 탄력개선, 기미와 같은 색소병변에 효율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고했다.

- 문신이슈도 끊이지 않고 있는데 이와 관련한 연구도 진행한 바 있다고. 

문신으로 피부과를 찾는 환자들의 대다수는 ‘반영구화장’이라는 눈썹문신을 제거하기를 원했다. 눈썹모양이 마음에 들지 않아 이를 제거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시술 후 언제 제거해야 효과적인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빈약했다. 따라서 반영구화장에 사용되는 색소를 사용한 동물실험을 진행했고 시술 일주일 후 레이저시술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결과를 보고했다. 또 문신은 색상이 들어가면 제거가 더 어렵고 최소 2년 이상 걸린다. 이에 색상별로 어떤 레이저가 효과적인지에 대한 연구도 진행,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 봉사활동도 열심이다.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 있다면.

천안에 위치한 복지원에 정기적으로 방문진료를 한 적이 있었다. 생후 한 달 된 영아부터 고등학생까지 약 120명 정도가 생활하는 곳이었는데 원생수에 비해 인력이 턱없이 모자랐다. 따라서 피부질환이 있어도 아이들이 제때 병원을 방문하기 힘들다 보니 전염성질환인 손·발사마귀를 비롯해 건조한 환경으로 인한 아토피피부염환아가 유독 많았다. 

단체생활에서 전염성질환은 빠른 시간 내 전파되는 특성이 있어 병원을 직접 방문하는 것보다 의료진이 직접 방문해 치료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에 정기적으로 복지원을 방문해 보습제를 제공하고 생활습관을 교육했다. 또 비용문제로 여드름이나 점 제거시술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에게는 무료로 레이저시술을 시행했다.

그런데 조건 없는 선의가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점을 깨닫게 된 계기가 있었다. 점 제거시술을 받은 한 여중생이 두 달 후 점이 제대로 제거되지 않았다고 컴플레인을 건 것이었다. 받는 것이 있으면 언젠가는 돌려줘야 하는 것이 삶의 이치라고 생각했기에 그 학생에게 무언가를 받을 때는 항상 감사하다는 표현과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지만 이후 다시 얼굴을 보지는 못했다. 이를 계기로 봉사라는 단어의 개념은 ‘무조건적으로 베풀다’가 아닌 ‘책임감이 바탕이 된 나눔’이라는 점을 깨닫게 됐다. 현재는 어린 학생들의 멘토 역할을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을 계획 중이다. 

- ‘대한피부항노화학회’ 부회장직도 수행하고 있다. 학회의 올해 주 활동계획은.

대한피부항노화학회는 1500여명의 피부과 전문의가 회원으로 있는 단체다. K-뷰티를 선도하는 보톡스·필러·실리프팅 및 다양한 레이저시술의 학술적 근거 원칙의 시술가이드를 제시하기 위해 매년 두 번의 학술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 항노화학회지 발간, 항노화 의료기기 전시회 등을 통해 대한민국 항노화치료법의 연구와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올 1월에 동계학술대회를 성공리에 마쳤고 8월에는 하계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 피부과 전공의 때부터 학술적지식에 근거한 시술법을 숙지할 수 있도록 보톡스와 필러시술 핸즈온 워크숍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첫 번째로 발간한 미용피부과학용어집의 개정판도 준비 중이다.

- 피부과 전문의로서의 진료철학도 궁금하다. 

우리나라에서 피부과 전문의로서 진료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에 대해 항상 감사하고 있으며 진료나 시술 시에도 진솔한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다. 조금은 멀고 험난한 길이라도 그 길이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면 지름길을 찾기보다 험로를 선택하려고 하며 과장과 과대포장이 없는 의학적사실에 근거해 설명·시술하려고 노력한다. 또 일방적으로 의학지식을 전달하고 시술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환자들의 소리에 귀기울이며 환자들과 동행하는 의료인이 되고자 한다.

- 끝으로 피부과를 찾는 환자들에게 당부의 한마디 부탁한다.

전공과목을 포기하고 피부미용시술을 하는 의원으로 개업하는 의료진이 갈수록 늘고 있다. 이로 인해 시술비용 덤핑과 병원을 방문해도 의료진이 아닌 소위 ‘상담실장’이라는 병원 직원과의 먼저 상담하는 일도 증가하는 상황이다. 

물론 피부과, 성형외과 전문의만 피부미용시술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의료법상 의사라면 누구나 피부미용시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피부를 맡기는 의료진이 피부과 전문의인지 아닌지를 아는 것은 환자의 당연한 권리다. 온라인의 화려한 광고문구와 저렴한 시술비용만을 보고 병원을 선택하기보다 의료진이 전문의인지, 받고자 하는 시술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지 먼저 파악하고 병원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부는 값어치로 매길 수 없이 소중한 것이기 때문에 비용만을 생각하고 병원을 선택해 원치 않는 부작용으로 고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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