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늘어나는 진료가 있다. 바로 피부진료이다. 피부진료에서 자주 발견할 수 있는 증상은 바로 각질이다. 오늘은 각질과 연관이 많은 ‘피부지루증’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강아지의 피부는 사람처럼 3개의 층으로 구성돼 있다. 가장 바깥층인 표피에서부터 진피, 피하로 이뤄져 있다. 그중 표피는 탈락과 재생을 반복하며 우리의 피부를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피부층을 집의 벽에 많이 비유한다. 벽은 여러 개의 벽돌을 차곡차곡 쌓고 그 사이사이에 시멘트를 발라 만들어진다. 우리 피부에서 벽돌은 각질세포라고 할 수 있고 벽돌을 지지해주는 시멘트는 세라마이드, 중성지방, 불포화지방산 등이라고 할 수 있다.
피부에 문제가 생기면 이 시멘트층에 문제가 생기고 지루증(seborrhea)이라는 것이 발생한다. 여기서 지루증이란 피지 분비가 과잉된 상태를 말한다.
지루증은 건성지루증(seborrhea sicca)과 유성지루증(seborrhea oleosa)으로 나뉜다. 건성지루증은 시멘트층에 있는 세라마이드, 중성지방, 불포화지방산 등의 생산이 감소하거나 급격히 제거돼 각질세포들이 빠르게 분리되는 증상이고 유성지루증은 시멘트층에 불균형이 생겨 양이 늘어나면서 피부 전체가 기름지고 냄새가 나는 증상이다.
정상적으로도 표피 바깥쪽은 각질로 탈락하고 안쪽은 새로 생성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재생이 이뤄진다. 하지만 그 속도가 빠르지 않아 눈으로 각질을 확인할 수 없다. 하지만 어떠한 원인으로 인해 피부에 문제가 생기면 이 과정이 빠르게 이뤄지고 눈에 보이는 각질을 만들어낸다. 이때 우리는 피부의 이상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그 원인을 찾아보게 된다.
각질의 탈락은 일종의 방어기전이다 보니 피부를 손상시키는 많은 이상이 모두 지루증의 원인이고 그 원인 또한 굉장히 다양하다. 따라서 지루증의 원인을 감별진단할 때는 크게 분류를 나눠 확인한다. 먼저 원발성 원인과 속발성 원인으로 나눈다. 그중 대부분은 표피 자체의 원인이 있는 원발성 원인보다 다른 문제로 인해 각질이 발생하는 속발성 원인이 더 많다.
속발성 원인은 감염, 알러지성, 그 외 기타 원인으로 나뉜다. 감염성으로는 세균이 원인인 농피증, 곰팡이가 원인인 말라세지아증, 피부사상균증, 기생충 원인으로는 옴, 모낭충증이 있다. 알러지성 원인으로는 아토피, 식이알러지, 접촉알러지 등이 있고 그 외 기타 원인으로는 자가면역성, 내분비성, 영양성, 피부종양 등이 있다. 속발성 원인은 각각의 검사법이 존재하고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원발성 원인은 다 나열하기 힘들 만큼 원인이 다양하고 조직학적 검사인 피부생검으로 진단한다. 피부생검을 하기 위해서는 마취가 필요하기 때문에 진단을 내릴 때는 검사를 통해 속발성 원인을 배제하는 것이 우선시 된다.
많은 각질로 고생하는 반려동물의 보호자들은 각질 자체를 치료하는 방법을 찾는다. 하지만 각질은 방어기전으로 인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그 자체를 치료하기보다는 각질의 원인을 해결해 자연스럽게 피부재생주기가 느려지면서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많은 각질은 보호자 삶의 질도 떨어뜨려 개선방법도 필요하다. 가장 많이 쓰는 방법으로는 약용샴푸를 통한 치료이다. 지루증의 양상에 따라 표피의 벽돌이라 하는 각질 자체를 녹이는 샴푸 또는 세라마이드 등의 표피 시멘트를 채워주는 샴푸를 사용한다. 건조함이 원인이라면 보습제를 사용한다. 오메가3 등을 급여해 불포화지방산을 보충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처럼 많은 피부질환에서 각질이 발생할 수 있다. 많은 보호자가 모쪼록 오늘 칼럼을 통해 지루증에 대해 이해하고 원인을 잘 발견해 정확한 치료를 진행할 수 있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