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의 건치로 지키는 백세건강] 치과진료 시에도 무서운 알레르기반응 일어난다고?
[이상민의 건치로 지키는 백세건강] 치과진료 시에도 무서운 알레르기반응 일어난다고?
  • 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대표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3.06.01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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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대표원장
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대표원장

알레르기(allergy)란 ‘변형된 것’을 뜻하는 그리스어 ‘allos’에서 유래된 것으로 외부물질과 체내의 항체 및 면역세포 사이에 일어나는 변형된 면역반응, 즉 과민반응으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을 말한다.

쉽게 말해 어떤 물질에 접촉하고 다시 한 번 접촉했을 때 해당물질이 나에게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이라면 가벼운 가려움이나 붉게 변하는 현상에서부터 심하게는 빠르게 붓고 호흡을 마비시키는 등 다양한 반응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알레르기반응은 원인물질과 접촉한 순간 바로 발생하는 ‘즉시형’과 수 시간에서 수 일 뒤에 발생하는 ‘지연형’ 등으로 구분된다. 특히 즉시형 알레르기는 생명까지 위협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다행히 대부분의 알레르기반응은 즉시형이 아닌 지연형이다. 또 즉시형 알레르기반응을 갖고 있는 환자 역시 경험상 미리 대책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치과에서는 사용 재료가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환자의 알레르기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치과종사자 및 치과환자에게서 자주 발견되는 알레르기는 ▲치과용 국소마취제인 리도카인 ▲치과에서 사용하는 라텍스 장갑 ▲치과에서 사용하는 충치치료 재료 중 유지놀 성분 ▲치과에서 처방하는 약물 중 페니실린 계열의 항생제 등 다양하다.

대부분의 치과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알레르기는 환자가 미리 얘기만 해주면 다른 제품을 사용하거나 다른 약을 처방함으로써 해결 가능하다. 설령 환자가 몰라서, 아니면 치과의사 실수로 알레르기반응이 생겼다고 해도 에피네프린 펜(에피펜)이나 항히스타민제 약물을 복용하면 거의 대부분의 알레르기반응은 오래가지 않는다.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알레르기에 대한 좋은 대안들이 준비돼 있지만 막상 상당수의 치과가 이를 구비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의료종사자가 대응 프로토콜을 잘 모르는 경우도 많다. 의료종사자의 무지와 태만도 이유 중 하나겠지만 우리나라 건강보험과 의료 정책방향이 아직은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알레르기에 관한 거의 모든 대응전략의 시작이 ‘환자가 미리 알고 있는 알레르기’라는 점이다. 즉 환자가 이미 한 번 알레르기반응을 겪어야 알 수 있는 것이다. 

반면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치과 진료를 받을 때 미리 알레르기검사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아직 이러한 현실적인 방법이 우리나라에 없다는 것이 치과의사로서 매우 부끄럽다. 아직 우리나라 의료는 갈 길이 멀다. 하루빨리 환자들이 알레르기로부터 안전할 수 있는 치료환경이 구성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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