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악성뇌종양 모두 증가세…이런 ‘두통’이라면 강력 의심
양성·악성뇌종양 모두 증가세…이런 ‘두통’이라면 강력 의심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6.07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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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난 직후 심한 두통 주의…구토 동반할 수도
시력·언어·보행장애 등 매우 다양한 증상 나타나
노인은 치매로 오인하지 않도록 세심한 관찰 필요
뇌종양의 가장 흔한 증상은 두통이다. 특히 아침에 일어난 직후 또는 새벽에 증상이 심하다. 또 구토를 동반하는 심한 두통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는 뇌압 상승을 알리는 응급상황으로 빨리 병원으로 가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매년 6월 8일은 독일 뇌종양협회가 제정한 ‘세계 뇌종양의 날’이다. 뇌종양은 다른 질환보다 생소한 데다 이름만 들어도 두려움이 몰려온다. 하지만 의학기술발달로 치료법에 많은 진전이 있어 전문가들은 조기진단·치료 시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무엇보다 우리나라는 양성과 악성뇌종양환자 모두 늘고 있는 추세로 질환에 대한 관심이 더욱 필요한 상황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양성뇌종양환자수는 2017년 3만7815명에서 2021년 5만1842명으로 5년 새 약 37% 늘었으며 악성뇌종양 역시 같은 기간 1만1186명에서 1만1945명으로 약 7% 증가했다.

■원인 불분명…양성 vs 악성으로 구분

뇌종양은 머리뼈 안에 생긴 모든 종양을 말한다.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간의 연구결과를 통해 유전적요소, 방사선치료 병력, 외상 또는 바이러스 감염력, 흡연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뇌종양은 다른 종양과 마찬가지로 성격에 따라 양성과 악성으로 나뉜다. 양성뇌종양은 뇌를 둘러싸고 있는 수막에 생긴 뇌수막종, 뇌하수체선종, 신경초종 등이 대표적이다. 악성뇌종양에는 신경교종(교모세포종이 가장 흔함), 전이성뇌종양, 림프종 등이 포함된다. 이 중 뇌수막종이 약 35%로 가장 많고 신경교종이 25%, 뇌하수체선종 20%, 신경초종 10%, 기타 종양 10% 순으로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발생위치 등에 따라 다양한 증상 발현

뇌종양은 종류가 다양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의심증상 시 빠르게 병원을 찾아야 하는데 뇌종양은 발생위치나 크기, 종류, 커지는 속도 등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위치에 따른 뇌의 기능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우선 가장 흔한 증상은 두통으로 뇌종양환자의 70% 이상이 경험한다고 알려졌다. 종양 때문에 뇌 부피가 늘어나 뇌 안의 압력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신경외과 김병섭 교수는 “특히 ▲한밤중 자다 깬 직후나 자다가 깰 정도의 두통이 발생한 경우 ▲이전과 다른 양상으로 두통이 심해지는 경우 ▲격렬한 운동 뒤 두통이 발생하는 경우 ▲암환자에서 두통이 새로 발생했거나 심해진 경우에는 뇌 영상검사를 시행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운동기능을 담당하는 영역에 발생한 경우에는 종양이 성장하면서 점차 한쪽 팔다리에 마비가 진행되는 편마비가 나타날 수 있고 언어기능을 담당하는 중추에서 종양이 발생하면 실어증이 나타날 수 있다.

뇌신경에 발생하면 시력과 시야장애, 안면마비 등을 일으키며 소뇌에 발생한 경우 어지럼증이나 균형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간혹 노인에서는 치매로 오인해 뇌종양 진단이 늦어지기도 한다. 측두엽에 발생하면 기억력저하와 망상이, 전두엽에 발생하면 성격변화나 인지기능저하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외과 윤완수 교수는 “노인의 인지기능변화는 환자 스스로 판단할 수 없고 주위에 명확하게 표현하기 전까지는 가족들도 알아차리기 어렵다”며 “노화 때문이라고 가볍게 넘기지 말고 증상이 심해지지 않는지 등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항암·방사선치료, 수술 등 다양한 치료 시행 가능

뇌종양은 종양의 성격과 위치, 나이 등을 고려해 다양한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 양성뇌종양은 대부분 천천히 자라기 때문에 수술하지 않고 정기적인 추적검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크기가 커지거나 증상을 일으키면 수술을 시행하는데 완전히 절제하는 경우 완치가 가능하다.

악성뇌종양은 성장속도가 빠르고 주변 조직으로 침투능력이 강하다. 또 정상뇌조직과의 경계가 불분명해 치료가 어려운 편이다.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정상준 교수는 “하지만 최근에는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를 수술과 병행해 생존율을 높이거나 의료기술 발전에 힘입어 내비게이션시스템, 형광유도수술기법, 내시경수술 등 다양한 수술방법으로 좋은 치료결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과적인 절제 없이 뇌종양을 선택적으로 치료 또는 조절하는 방사선수술도 주목받고 있다. 정상준 교수는 “방사선수술은 절개가 필요하지 않은 무혈수술법으로 1~3회 내 치료를 마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라며 “전이성뇌종양과 같은 악성종양은 물론 일부 수막종과 신경초종 같은 양성종양에서도 성장을 억제하고 조절하기 위해 방사선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종양의 크기가 큰 경우 방사선수술이 어렵고 외과적절제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의료진과 충분한 상의 후 치료방법을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완수 교수는 “뇌종양은 뇌라는 미지의 영역에 또 다른 미지의 질환인 종양이 발생하는 병으로 두려움을 갖기 쉽지만 지난 수십년간 치료에 많은 발전이 있었고 새로운 치료법 또한 계속 보고되고 있다”며 “원인이 명확지 않아 특별한 예방법이 없는 만큼 조기에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TIP. 이런 증상 있다면 뇌종양 의심하세요!

- 자고 일어난 아침에 생긴 심한 두통 

- 오심과 구토를 동반한 두통(*뇌압상승 위험신호로 빠른 진료와 처치 필요)

- 시야장애, 시력저하 등의 시력장애 

- 말이 어눌해지는 언어장애

- 걸음을 걷기 어려운 보행장애

- 팔다리에 힘을 주지 못하거나 움직이지 못하는 운동장애

- 팔다리가 저리거나 감각을 느끼지 못하는 감각장애

- 현기증을 동반하거나 그렇지 않은 청력손실

- 성인에게 처음으로 나타난 발작
(*종양이 점점 커지면 뇌피질을 자극, 과거 간질이라고 불리던 뇌전증이 발생할 수 있음. 20세 이상에서 발작이 나타나면 뇌종양 의심)

- 사고능력이나 학습능력의 저하

- 무월경, 성기능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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