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의 건치로 지키는 백세건강] 세 살 이하 영유아, 불소치약 사용해도 괜찮아요
[이상민의 건치로 지키는 백세건강] 세 살 이하 영유아, 불소치약 사용해도 괜찮아요
  • 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대표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3.06.15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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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대표원장
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대표원장

부모는 아이에게 좋은 것만 해주고 싶다. 음식을 살 때 영양성분을 한 번 더 보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치약을 고를 때도 마찬가지다. 불소가 있는 것이 좋을지부터 없는 것이 좋을지, 어느 정도 함량이 필요한지까지 따질 것이 많다.

만 6개월이 된 아이의 보호자가 어떤 치약이 좋은지 문의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학생 때 배운 내용을 답했다.

필자는 6개월에서 2살 이내의 영유아는 불소가 들어있지 않은 치약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답했다. 또 1~2살 이내의 영유아에게도 불소알약이나 바르는 불소약 같은 것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무불소치약과 합성계면활성제가 적게 들어있는 삼켜도 괜찮은 치약을 추천한다고 말이다.

하지만 최근 소아청소년치과를 운영하는 친한 선배와 얘기를 하다가 알았다. 이제는 영유아에게도 불소치약 사용을 추천하는 것으로 지침이 변했다는 것을 말이다. 실제로 2020년 미국 소아청소년치과학회와 미국 치과의사협회에서 발표한 추천지침을 보면 치아가 맹출한 순간부터 불소치약 사용과 불소치료를 시작할 것으로 추천·권고되고 있다.

쉽게 얘기해 치아가 나기 시작한 생후 6개월 때부터 불소가 들어있는 치약사용을 추천한다는 뜻이다. 심지어 6개월 이내의 영유아, 치아도 나지 않은 상태의 영유아에게도 ‘다소 불소증에 대한 조심을 할 필요는 있지만’ 불소가 첨가돼 있는 물을 사용해서 분유나 이유식 등을 혼합하는 것이 좋고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6개월에서 3세 정도의 영유아는 칫솔모의 문지르는 수준(smear)의 용량, 즉 쌀 한 톨 크기의 불소치약을 하루 두 번 정도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 연령대까지는 아이가 치약을 삼키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용량을 조절해줘야 한다.

3세의 아이에게는 작은 콩 한 알 정도 크기의 양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중요한 것은 불소치약뿐 아니라 다른 치약도 용량 조절에 주의해야 한다.

치료 역시 중요하다. 생후 6개월 이후부터 1년에 두 번 정도 치과에서 불소를 바르는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치아표면에 불소를 바르는 치료를 통해 치아 표면의 주요 구성성분인 하이드록시아파타이트(HAP)가 불소에 의해 강화돼 충치를 예방해준다.

불소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원소들 중 13번째로 많은 물질로 흙이나 물, 음식 등에 아주 소량씩 섞여 있다. 모든 약이 지나치면 독이 되듯이 불소 역시 마찬가지다. 고농도의 불소 섭취는 목숨을 잃을 수 있다.

한 통의 치약에는 대체로 약 1000ppm의 불소가 함유돼 있는데 치사량이나 독성을 가지려면 100g짜리 치약을 열 개 이상 한 번에 먹어야 한다. 따라서 치약에 포함돼 있는 불소에 대해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또 아이가 불소를 많이 먹은 것 같으면 우유를 빨리 마시게 하는 것이 좋다. 상당량의 불소성분이 우유 속 성분과 결합해 불활성화되니 말이다.

정리하겠다. 극소량의 불소는 치아건강에 큰 도움을 준다. 생후 6개월이 돼 치아가 나기 시작하는 아이는 쌀 한 톨 크기 양의 불소치약으로 하루 두 번 양치하길 추천한다. 이후 3세가 됐을 때는 작은 콩 한 알 크기로 양을 늘린다. 이밖에도 일 년에 두 번씩 치과에서 불소를 치아에 바르는 치료를 받으면 치아를 강화하는 데 좋다. 이번 칼럼의 모든 정보가 아이의 치아건강에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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