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적 당뇨환자만 1500만명…실시간 혈당측정으로 치료효과·편의성↑
잠재적 당뇨환자만 1500만명…실시간 혈당측정으로 치료효과·편의성↑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3.06.27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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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혈당측정기는 손끝에서 채혈하는 과정 없이 몸에 패치를 부착해 사용기간 동안 실시간으로 혈당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연속혈당측정기는 손끝에서 채혈하는 과정 없이 몸에 패치를 부착해 사용기간 동안 실시간으로 혈당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당뇨병환자가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가 발간한 2022년 당뇨병 팩트시트에 따르면 2020년 30세 이상 당뇨병환자는 600만명에 육박한다. 당뇨병 고위험군도 1500만명에 달한다.

당뇨병환자가 적절한 혈당조절 목표를 달성하려면 혈당측정이 중요하다. 특히 혈당 변동폭이 큰 환자에게는 연속혈당측정기(이하 CGM)가 효과적이다. CGM은 손끝에서 채혈하는 과정 없이 몸에 패치를 부착해 사용기간 동안 실시간으로 혈당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의료기기를 말한다.

최근에는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 맞춤형 CGM권고안도 등장했다. 권고안에서는 ▲집중 인슐린 치료를 받는 당뇨병환자 ▲혈당강하제를 사용하거나 사용하지 않고 기저 인슐린을 사용하는 제2형 당뇨병환자 ▲집중 인슐린요법을 받고 있지만 혈당조절이 최적 이하이거나 저혈당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높은 당뇨병환자 등에 대해 CGM 지속 사용을 권고했다. 하지만 CGM 기술 진입장벽이 높아 이를 상용화한 기업은 전 세계에서 손에 꼽을 정도다.

■국산 1호 연속혈당측정기 허가

CGM 상용화에 성공한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 세 곳에 불과하다. 메드트로닉과 애보트, 덱스콤이다. 하지만 최근 국산 1호 CGM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으며 국산화에 성공했다.

국산 1호 CGM을 개발한 곳은 아이센스로 ‘케어센스 에어(CareSens Air)’를 3분기 내에 본격 출시할 예정이다.

케어센스 에어는 국내에 출시된 연속혈당측정기 중 가장 작고 가벼우면서도 15일 연속 사용이라는 긴 사용기간을 갖고 있다.

특히 별도의 전용수신기 없이 센서에서 측정된 혈당값을 5분마다 스마트폰 앱으로 전송하고 지난 24시간 동안의 혈당 통계도 보여준다. 사용자 보정기능도 있어 결과값에 대한 신뢰성을 높였다. 아이센스는 품목허가에 이어 당뇨병환자 소모성재료 등록을 바로 진행, 제1형 당뇨병환자가 제품 구매 시 요양비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아이센스 남학현 대표이사는 “현재 국내에 출시된 CGM은 모두 외국 제품이기 때문에 아이센스가 개발한 국산 1호 CGM은 의미가 매우 크다”며 “외국산이 주도하던 자가혈당측정기(BGM) 국내 시장을 석권한 경험을 살려 CGM도 빠르게 시장에 출시해 국내 시장점유율을 높여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CGM, 제2형 당뇨병환자들에게 효과적

CGM은 제2형 당뇨병환자들에게 효과적이다. 제2형 당뇨병환자들은 심리적 인슐린 저항성(당뇨병환자가 경험하는 인슐린 치료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 및 감정)으로 인해 쉽게 치료를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지난해 국내 연구팀이 제2형 당뇨병환자에게 연속혈당측정기를 3개월에 한 번 사용해도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박철영·문선준 교수, 분당차병원 김경수 교수, 서울아산병원 이우제 교수팀은 2020년 3월~2021년 11월 사이 소속한 3곳의 병원에 방문한 30세 이상 65세 이하의 제2형 당뇨병환자 61명을 연구했다.

연구팀은 환자 61명을 ▲실시간 연속혈당측정을 1주일간 사용한 1그룹 ▲실시간 연속혈당측정을 1주일간 사용 후 3개월 뒤 1주일간 실시간 연속혈당측정을 한 번 더 사용한 2그룹 ▲연속혈당 측정 없이 조절한 3그룹 등 무작위로 3개 그룹으로 나눠 관찰했다.

연구결과 치료 3개월째 3그룹에 비해 1그룹은 당화혈색소가 0.6%가 감소했다. 2그룹은 0.64%가 줄어드는 등 유의미한 당화혈색소 감소가 확인됐다. 하지만 치료 6개월 후 당화혈색소 변화는 3개월 간격으로 2회의 실시간 연속혈당측정을 사용한 2그룹에서만 0.68% 감소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문선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경구제로 조절되지 않는 제2형 당뇨병환자들이 단기간의 실시간 연속혈당측정을 3개월에 한 번 정도만 사용해도 당화혈색소 감소효과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결과를 보여준다”며 “해당 환자들에게 인슐린 치료 시작을 대체할 혈당관리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헬스-덱스콤, 글로벌 혈당관리 플랫폼 선봬

카카오헬스케어(이하 카카오) 역시 CGM 기반 혈당관리 플랫폼 구축에 서두르고 있다.

카카오는 6월 22일 미국 덱스콤과 CGM 기반 혈당관리 서비스 글로벌 사업 협력을 위한 본 계약을 체결했다. 덱스콤은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최신 모델인 ‘G7’에 대한 승인을 받아 미국과 영국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

G7은 혈당 측정을 위한 효소 활성화기간이 짧고 측정 정확도가 높은 차세대 CGM으로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료기기 품목허가가 신청돼 있다. 카카오는 올해 4분기 출시하는 CGM 기반 혈당관리 플랫폼에 현재 시판 중인 G6를 비롯해 G7을 연동할 예정이다. 이후 2024년부터는 덱스콤과 함께 글로벌 혈당관리 서비스 사업을 본격화한다.

이미 카카오는 3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혈당 관리 서비스 ‘프로젝트감마(가칭)’를 올해 3분기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프로젝트감마는 모바일 헬스케어 플랫폼을 활용해 혈당을 관리해준다. 카카오 연속혈당측정기로 사용자 혈당정보를 수집하고 웨어러블기기와 스마트기기, 카카오 플랫폼을 통해 이용자 스스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용자가 웨어러블기기 및 모바일 앱을 통해 스스로 생활습관을 교정하며 혈당을 관리하고 인공지능 분석을 통해 생활·식단 등의 가이드를 안내받을 수 있다. 특히 카카오 CGM은 1회 착용으로 최대 15일간 실시간 혈당정보 수집이 가능하다.

또 의료·연구기관 및 기업들을 위해서는 ‘프로젝트델타(가칭)’ 를 통해 데이터 공유·활용을 지원할 계획이다. 의료기관이 보유한 임상데이터와 의무기록을 표준화해 데이터 저장소를 구축하고 인공지능 학습 등을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황희 대표는 “덱스콤과의 계약을 통해 CGM을 활용한 혁신적인 혈당관리 서비스의 국내 출시와 글로벌시장 진출도 함께 추진할 수 있게 됐다”며 “국민보건 증진과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K-디지털헬스케어 글로벌 진출을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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