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에 지방 쌓이면 질병도 악화…‘근지방증’ 아셨나요
근육에 지방 쌓이면 질병도 악화…‘근지방증’ 아셨나요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6.28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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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알코올성지방간질환, 간 섬유화 진행위험 2.8배↑
근감소성 비만이면 근지방증 발생위험 약 4배 높아
생활습관개선으로 근육 양·질 함께 높여야
근육에 지방이 쌓이는 근지방증은 건강에 또 다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자신에게 적합한 식습관과 운동을 규칙적으로 실천하며 근육 양과 질을 함께 높여 건강한 근육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급속한 인구고령화로 근육이 건강의 자산으로 더욱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근감소증뿐 아니라 근육에 지방이 쌓인 ‘근지방증’이 질병 악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근육의 양 못지않게 ‘질’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서울대학교 김원 교수팀이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지방간질환 코호트를 활용해 비알코올성지방간질환자 292명의 간 섬유화 진행위험도를 41개월 추적관찰한 결과, 건강하지 않은 근육량(근육 내 지방이 쌓여 근육 지방화가 된 경우)을 가장 많이 가진 환자군(상위 25%)이 가장 적게 근육량을 가진 환자군(하위 25%)에 비해 간 섬유화 진행위험도가 2.8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근육에 지방이 거의 없는 건강한 근육량과 전체근육량은 간 섬유화 진행위험에 있어 유의한 차이를 나타내지 않았다.

연구팀은 요추 3번 부위의 복부컴퓨터 단층촬영(CT) 영상에서 근육량 및 근육 내 지방량 측정을 통해 근육의 질을 ▲근육 내 지방이 적은 건강한 근육량(CT촬영 사진 내 노란색) ▲근육 내 지방이 쌓여 건강하지 않은 근육량(CT촬영 사진 내 파란색) ▲근육과 근섬유 사이의 지방조직인 근육간지방조직(CT촬영 사진 내 하늘색) 등 크게 3그룹으로 분류한 뒤 위와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비알코올성지방간질환은 음주와 관계없이 간세포 내 지방이 축적(5% 이상)돼 발생하는 질환으로 중등도에 따라 단순지방간과 비알코올지방간염으로 구분한다.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과 비만환자 증가로 비알코올지방간질환 유병률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2021년 대한간학회의 비알코올지방간질환 진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이미 국내 비알코올지방간질환 전체 인구의 유병률은 약 20~30%, 발생률은 인구 1000명당 연간 약 45명에 달했다.

비알코올성지방간에서 간섬유화로 발전하면 간경변, 간암 등 보다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해 사망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무엇보다 전문가들은 비알코올성지방간에서 간이 딱딱해지는 간섬유화로 발전하면 간경변, 간암, 심혈관질환 발생위험마저 높아져 조기발견·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비알코올성지방간은 아직 특별한 치료제가 없지만 이 단계에서 생활습관을 교정하면 간 섬유화로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연구팀은 “비알코올성지방간질환자에서 간 섬유화 진행위험을 줄이려면 근육에 지방이 쌓여 있는, 즉 건강하지 않은 근육량을 줄여야 한다”며 “식단조절과 함께 유산소 근력운동을 병행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노화와 신체활동 감소 등으로 근육량과 근기능은 줄어드는 반면 지방량은 늘어나는 근감소성 비만환자도 늘고 있는데 최근 근감소성 비만환자는 근지방증 위험이 높고 비만 진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정창희·조윤경, 건강의학과 김홍규 교수팀이 2012~2013년까지 서울아산병원 건강증진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20세 이상 성인 가운데 간이나 심혈관 등에 질환 발생이력이 없는 1만3612명의 복부CT영상을 분석한 결과, 근감소성 비만그룹에서 근지방증 발생위험이 정상그룹보다 4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영상 자동분석 프로그램을 이용해 전체 복부근육을 ▲건강한 근육과 ▲건강하지 않은 근육 등으로 세분화한 다음 전체 복부근육에서 건강한 근육이 차지하는 비율인 좋은 근육량 지표를 개인별로 산출했다. 좋은 근육량 지표가 가장 낮은 4분위(남성 73.56% 이하, 여성 66.97% 이하)에 속한 사람은 근지방증이 있는 것으로 간주했다.

근감소증은 골격근량을 체질량지수(BMI)로 조정한 값을 기준(남성 0.789 미만, 여성 0.512 미만)으로 판단했으며 비만은 체질량지수가 25kg/㎡ 이상인 경우로 정의했다. 근감소증이 동반된 비만 환자는 근감소성 비만으로 간주했다.

근육이 적은 근감소성 비만환자는 정상 그룹에 비해 근지방증 발생위험이 4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결과 근지방증을 가진 비율은 근감소증도 비만도 아닌 정상 그룹(310명)에서는 17.9%였던 반면 근감소성 비만 그룹(9353명)에서는 54.2%로 나타났다. 정상 그룹에서 근지방증이 발생할 위험을 1로 보았을 때 근감소성 비만 그룹에서 근지방증이 생길 위험은 3.7로 두 그룹 간 4배가량의 차이를 보였다.

연구팀은 “근감소성 비만은 지방독성, 만성염증, 인슐린저항성 등을 유발할 수 있고 그 결과로 정상 근육의 양과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며 “근지방증은 근감소성 비만의 진행경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정창희 교수는 “근지방증과 근감소성 비만은 서로 부정적인 시너지를 내기 때문에 건강을 위해서는 근육의 양 못지않게 질을 함께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아산병원 건강의학과 김홍규 교수는 “질 좋은 근육을 늘리기 위해서는 유산소운동과 더불어 근력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능하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개인의 몸 상태에 따른 적절한 운동비율과 강도를 지키며 운동할 것을 권장한다”고 조언했다.

운동 못잖게 식단도 중요하다. 특히 근육의 양과 질을 함께 높이려면 식단에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적절히 포함시키는 것이 좋다.

365mc노원점 채규희 대표원장은 “특히 장년층은 소화기능이 약해져 육류 등으로 단백질을 섭취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오히려 김치 같은 짠맛이 강한 밑반찬과 찌개로 식단을 가볍게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며 “육류 섭취가 부담스럽다면 두부, 콩요리, 생선 한토막, 계란찜 등 부드러운 음식 위주로 단백질 식단을 꾸려볼 것”을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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