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탈모증’ 치료 길 열리나…중앙대병원·KAIST, 주범T세포 발견
‘원형탈모증’ 치료 길 열리나…중앙대병원·KAIST, 주범T세포 발견
  • 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07.05 1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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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중앙대병원·KAIST 연구팀이 원형탈모증을 일으키는 핵심 세포를 찾아내 치료전략을 제시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중앙대병원은 최근 피부과 석준 교수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대학원 박수형 교수, 신의철 교수, 조성동 연구원이 원형탈모증을 일으키는 새로운 면역세포를 발견하고 치료전략을 제시한 연구논문(A virtual memory CD8+ T cell-originated subset causes alopecia areata through innate-like cytotoxicity)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원형탈모증은 모낭을 침범하는 염증성 자가면역질환이다. 원형형태로 탈모반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으로 머리털부터 우리 몸의 모든 털에서 발생해 전신탈모로도 진행될 수 있으며 외모에 많은 변화가 생기고 치료가 어려워 많은 환자에게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유병률은 1~2%로 비교적 흔히 발생하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발병원인이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원형탈모증환자의 피부조직·혈액, 원형탈모증을 유도한 쥐의 피부조직·림프절혈액 등을 다양하게 분석한 결과 가상기억T세포(Virtual memory T cell)로부터 유래된 새로운 면역세포군이 원형탈모증 발병의 핵심원인임을 규명했다.

‘가상기억T세포’는 항원 특이적인 자극을 받지 않았는데도 활성화된 면역기능을 이미 갖고 있는 세포군으로 이들은 바이러스·박테리아·기생충감염 등을 조절하거나 암세포를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알려졌다.

연구진은 원형탈모증을 유도한 쥐의 피부조직과 림프절 분석을 통해 원형탈모증상이 있는 쥐에서만 선택적으로 병을 일으키는 세포군이 존재함을 알아냈으며 이들이 유도되는 과정을 밝혔다.

더불어 면역세포로부터 분비되는 면역조절 단백질인 ‘사이토카인(IL-12, IL-15, IL-18)’이 가상기억T세포를 활성화시켜 높은 세포독성능력이 있는 면역세포군으로의 분화를 일으키고 이렇게 활성화된 면역세포는 수용체(NKG2D)를 통해 항원 비특이적인 세포독성 작용으로 모낭세포를 파괴해 원형탈모증을 유발시키는 것을 발견했다.

또 연구진은 사이토카인과 수용체(NKG2D)의 기능을 억제하면 원형탈모증 발생을 막을 수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가상기억T세포에서 항원 비특이적인 반응으로 활성화된 세포군이 원형탈모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밝혔으며 나아가 만성염증질환과 자가면역질환의 병인 및 치료를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게 했다고 평가했다.

(왼쪽부터) 중앙대병원 피부과 석준 교수, 한국과학기술원 의과대학원 박수형 교수.
(왼쪽부터) 중앙대병원 피부과 석준 교수, 한국과학기술원 의과대학원 박수형 교수

석준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원형탈모증이 발생한 쥐뿐 아니라 원형탈모증환자로부터 얻은 조직과 혈액을 분석해 인체에서도 가상기억T세포의 역할이 있을 가능성이 높음을 확인했다”며 “추후 원형탈모질환을 자세히 이해하고 새로운 세포군을 명확히 규명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결과를 토대로 새로 규명한 세포군이 생성되는 것을 제어하고 원형탈모증이 유발되는 원인에 대해 선택적으로 치료함으로써 부작용을 줄이고 치료효과를 높이는 치료제 개발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박수형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가상기억T세포가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 않고 항원 비특이적인 자극에 의해 활성화된 후 오히려 염증질환을 유발할 수 있음을 최초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학문적으로나 의학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며 “추가 연구를 통해 항체치료제를 개발한다면 다양한 만성염증질환의 발생에 대한 새로운 치료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논문은 면역학분야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이뮤놀로지(Nature Immun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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