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수명 1년 이하 ‘MET 변이 폐암’…1차치료제 사용 시급해
기대수명 1년 이하 ‘MET 변이 폐암’…1차치료제 사용 시급해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3.07.10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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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홍민희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
홍민희 교수는 “MET 엑손 14 결손 변이 비소세포폐암은 기대수명이 1년 이하”라며 “고령환자는 약물의 독성을 견디기 어렵고 1차 치료 이후 다음 치료로 넘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치료환경이 개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홍민희 교수는 “MET 엑손 14 결손 변이 비소세포폐암은 기대수명이 1년 이하”라며 “고령환자는 약물의 독성을 견디기 어렵고 1차치료 이후 다음 치료로 넘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치료환경이 개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 해 2만8949명의 신규환자, 전체 암의 11.7%를 차지하는 암종이 있다. 바로 ‘폐암’이다. 폐암은 많은 환자수 만큼 다양한 유전자변이가 존재한다. 그중 비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의 86%정도를 차지한다.

다행히 비소세포폐암의 표적치료제가 속속 등장, 바이오마커에 근거한 정밀의료 시대가 찾아오며 폐암환자의 생존율이 올라갔다. 이에 정부는 올해 1월 폐암 전용 ‘차세대염기서열분석검사(이하 NGS)’에 보험급여를 적용했다. 문제는 바이오마커를 찾아도 대다수 치료제가 비급여로 환자들에게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MET 엑손 14 결손 변이 비소세포폐암’이다. MET 엑손 14 결손 변이환자의 기대수명은 최대 1년에 불과할 만큼 치료성적이 좋지 않다. 하지만 2021년 11월 23일 테포티닙(제품명 : 텝메코)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 특히 치료경험이 없는 환자 111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29.7개월이라는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을 보이는 등 유효한 생명연장 효과를 보였다. 홍민희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를 만나 MET 엑손 14 결손 변이 비소세포폐암환자의 치료환경에 관해 얘기를 나눴다.

- MET 엑손 14는 체내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MET 엑손 14는 단백질을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MET 엑손 14가 결손 상태가 되면 단백질이 분해되지 않고 세포의 ▲생성 ▲분화 ▲성장 등을 촉진해 암세포가 비정상적인 속도로 성장한다. MET 엑손 14 변이뿐 아니라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이하 EGFR), 역형성림프종키나제(이하 ALK) 변이는 세포의 경로에 문제를 일으켜 조절되지 않는 세포가 성장·분화해 암을 일으킨다. MET 엑손 14 결손 변이 폐암은 주로 ▲고령층 ▲여성 ▲비흡연자에서 발견된다. 유전력에 관해서는 보고된 바 없다.

- 비소세포폐암은 뇌전이가 빈번하다.

비소세포폐암환자의 20% 정도는 처음부터 뇌전이를 갖고 있다. 원발위치에서 종양 크기가 1cm일 때 다른 암종에서는 뇌전이가 희박하다. 하지만 비소세포폐암은 다르다. MET 엑손 14결손 변이나 ALK 변이에서는 뇌전이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다른 암종에 비해 폐암에서 뇌전이가 빈번한 이유는 밝혀진 바 없다. 하지만 몇 가지 가설이 존재한다. 폐를 돌고 있는 많은 양의 혈류가 뇌로 흘러가 전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추측과 폐암세포가 다른 암종보다 뇌혈관장벽(BBB, Blood-Brain-Barrier)을 잘 통과한다는 가설이 있다. 특히 MET, ALK 변이가 있는 경우 뇌전이 발생률이 높은데 뇌혈관장벽의 수용체와 더 활발히 결합해 나타난 결과라고 추정된다.

- MET 엑손 14 결손 변이 진단과정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진단방법은 ‘NGS’다. MET 엑손 14 결손은 특정 유전자를 증폭해 진단하는 PCR 검사로는 진단이 어렵다. NGS는 DNA 기반과 RNA 기반으로 나뉘는데 결손변이는 RNA 방식으로 진단하는 것이 더욱 정확하다.

또 폐암은 조직검사보다 액체생검이 더 정확하다. 다른 암종에 비해 수술이 가능한 환자가 매우 적기 때문이다. 예컨대 유방암, 대장암, 위암은 수술 후 재발했을 때 조직생검을 진행한다. 하지만 폐암환자의 약 45%는 첫 진단시점에서 4기 판정을 받는다. 4기환자에게 조직검사를 시행하면 아주 소량의 조직만 채취할 수 있기 때문에 액체생검이 더 효율적이다.

- 구체적인 진단과정을 설명 부탁한다.

연세암병원에서는 비소세포폐암환자가 방문하면 우선적으로 EGFR 변이 확인을 위한 PCR 검사와 ALK 변이를 찾기 위한 면역단백검사를 진행한다. 이 두 가지 변이가 전체 비소세포폐암환자의 50~60% 정도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후 PD-L1 검사를 진행, 빠른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면역항암제 단독과 면역항암제·세포독성항암제 병용요법을 진행한다. 이때 투여와 동시에 NGS를 권고한다. 진단결과를 받는 데까지 5~6 주 이상 걸리기 때문이다. 이후 진단결과와 1차치료반응을 고려해 다음 치료를 결정한다.

- MET 엑손 14 결손 변이 치료가이드라인은.

1, 2기에는 수술, 3기에는 수술·보조항암요법을 고려한다. 수술이 불가능하면 항암방사선 동시요법을 진행한다. 이후 면역항암제를 투여하거나 항암화학요법과 면역항암제를 병행해 종양의 크기를 줄이고 수술을 진행한다. 단 4기라면 표적항암제를 먼저 사용해야 한다. MET 엑손 14 결손 변이의 경우에도 MET 표적항암제를 1차치료부터 사용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비급여라는 현실적 관문이 존재한다.

- MET 엑손 14 결손 변이 표적항암제 ‘테포티닙’이 지난해부터 임상현장에서 사용 중이다.

테포티닙은 인산화를 막는다. 면역항암제는 PD-L1 발현 정도에 따라 약제 사용을 결정하지만 테포티닙과 같은 표적항암제는 바이오마커가 중요하다. 따라서 MET 엑손 14 결손 변이가 있다면 테포티닙을 사용해야 한다.

- 테포티닙 허가 배경은.

‘VISION’ 연구가 텝메코 허가 배경이다. VISION 연구는 임상단계에서 MET 엑손 14 결손은 조직생검과 액체생검 모두를 활용해 진단한다. 또 치료를 한 번도 받은 적 없는 환자와 치료경험이 있는 환자로 나눠 경과를 살폈다.

VISION 연구에 참여했던 환자 중 1차치료에서 면역항암제를 투여한 환자의 객관적반응률은 23.5%, 반응지속기간 중앙값은 7.5개월,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5.0개월로 나타났다. 하지만 테포티닙을 투여하면서 반응률이 높아지고 반응유지 기간도 일 년 가까이 되는 데이터를 보여줬다.

특히 1차치료에 사용했을 때 객관적반응률이 더 높았다. 무엇보다 치료차수와 관계없이 일관된 데이터를 보여줬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최근 발표된 VISION 연구의 장기 추적 분석에 따르면 1차치료의 객관적반응률은 57.3%, 2차치료에서 객관적반응률은 45.0%로 확인됐다.

- 표적항암제는 약물내성이 가장 큰 문제다.

대부분의 폐암 표적항암제는 수개월 내 내성이 발생한다. 내성이 발현되면 다시 세포독성항암제로 돌아가야 한다. 테포티닙은 투약 1년 정도가 지나면 내성이 발현되다. ALK표적항암제는 3년, KRAS표적항암제는 6개월 이후에 내성이 발생하기 때문에 중간정도로 볼 수 있다.

- 고령환자에서 MET 엑손 14 결손 변이가 주로 발견되는데.

MET 엑손 14 결손 변이 비소세포폐암은 고령에서 발생률이 높다. 고령환자는 약물의 독성을 견디기 어렵고 1차치료 이후 다음 치료로 넘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띠라서 고령일수록 1차치료에서 효과가 입증된 표적항암제를 사용해야 한다.

- 비소세포폐암환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

최근 일본에서 발표된 논문 중에 흥미로운 데이터가 있다. 5년 단위로 폐암의 생존율을 분석한 결과다. 특히 2015~2020년 사이에 엄청난 개선이 있었다.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의 개발 때문이다. 폐암은 암종 중 사망률 1위이지만 지속적으로 생존율이 향상되고 있다는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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