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치매병력 있다면 자녀도 발병위험 높아져”
“어머니 치매병력 있다면 자녀도 발병위험 높아져”
  • 안훈영 기자 (h0ahn@k-health.com)
  • 승인 2023.07.11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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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팀 연구발표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연구팀은 어머니의 치매병력이 자녀의 치매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부모와 자식은 유전자 외에도 생활방식, 환경을 공유하기 때문에 부모의 치매가 자녀의 치매 발병위험을 높인다는 보고가 계속돼 왔다. 하지만 이와 상반되는 연구결과도 여럿 보고된 만큼 정확한 정보가 알려지지 않았다. 또 여러 종류의 치매 중 어떤 병이 연관성이 높은지, 부계와 모계 병력 중 어느 쪽이 영향력이 높은지, 자녀의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는지를 규명한 연구는 없었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연구팀(1저자 :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 오대종 교수)은 부모의 치매병력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결과 부모의 치매병력, 특히 어머니의 치매병력이 자녀의 치매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우리나라,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스웨덴, 그리스, 호주, 필리핀 등 총 8개 국가에 거주하는 노인 1만7194명을 대상으로 ▲치매 가족력 ▲임상평가 ▲신경심리검사 ▲혈액검사 ▲신경학적 검사 등을 통해 응답자의 치매여부를 진단했다. 응답자 평균연령은 72.8세였다.

연구결과 부모 중 한 명이라도 치매병력이 있다면 치매 발병위험이 47% 증가했다. 그 중에서도 알츠하이머병 위험은 72% 늘었다. 아버지가 치매병력이 있다면 치매 발병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하지 않았다. 반면 어머니가 치매병력이 있다면 여성은 68%, 남성은 100% 이상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증가했다.

기존에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유전형질로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아포지단백 e4 대립유전자였다.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에서는 X성염색체나 미토콘드리아 DNA 등 모계 유전형질도 알츠하이머병 발생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따라서 인지기능 저하가 의심되는 노인들 중 부모, 특히 어머니가 치매로 진단된 적이 있다면 자녀들도 인지장애 여부를 조기에 진단하고 인지기능 변화 양상을 꾸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김기웅 교수는 “어머니가 치매에 걸리면 자녀는 본인 성별과 없이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증가한다”며 “치매의 모계유전 경향은 국가와 인종을 불문하고 보편적인 현상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한 치매는 단일 유전자가 아닌 다양한 유전자와 환경의 상호작용에 의해 발생위험이 결정되는 만큼 부모의 치매병력이 반드시 본인의 치매발생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며 “하지만 부모가 치매병력이 있다면 보다 엄격한 금연과 절주, 식습관 개선, 고혈압, 당뇨 등의 기저질환 관리를 통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Psychiatry and Clinical Neuroscience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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