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별 이유 없이 축 처진 강아지, ‘애디슨병’ 의심해보세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별 이유 없이 축 처진 강아지, ‘애디슨병’ 의심해보세요!
  • 형성준 광주 말바우동물병원 원장ㅣ정리·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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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성준 광주 말바우동물병원 원장
형성준 광주 말바우동물병원 원장

몸은 수많은 호르몬에 의해 상태가 조절된다. 그런데 이러한 호르몬들에 불균형이 생기면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문제가 나타난다. 호르몬은 많아도 적어도 문제가 될 수 있어 적당히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호르몬을 분비하는 기관 중에 부신이 있다. 부신은 여러 호르몬을 분비하는데 분비량이 많거나 적으면 역시 문제를 일으킨다. 지난 칼럼에서는 ‘쿠싱증후군’이라고 하는 부신피질기능항진증에 대해 알아봤는데 오늘은 반대되는 질환인 부신피질기능저하증, 일명 애디슨증후군에 관해 알아보고자 한다.

애디슨증후군의 원인은 현재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부신이 면역매개성으로 위축된 것을 유력한 원인으로 보고 있다. 애디슨증후군은 부신 위축이 90% 이상 진행돼야 임상증상이 나타난다고 알려졌다. 이 병은 부신의 겉질에서 분비되는 알도스테론, 코르티솔이 감소하며 문제가 된다. 알도스테론은 체내에서 나트륨과 칼륨 등 전해질의 재흡수, 분비를 조절해 체내항상성을 유지하게 하는 호르몬이다. 코르티솔은 체내에서 분비되는 스테로이드물질로 외부스트레스에 반응해 체내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게 작용하는 호르몬이다. 이런 두 호르몬의 분비가 감소하면서 몸에서 다양한 이상을 만들어 낸다.

애디슨증후군은 평균 4~6년령의 강아지에게 많이 나타나고 암컷에게 다발한다. 임상증상으로는 쿠싱증후군이나 다른 호르몬질환처럼 특이적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보호자와 문진을 해보면 강아지가 이유 없이 힘이 없거나 쳐져 있는 경우가 많고 자주 몸을 떨며 야위어 가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애디슨증후군은 이렇듯 일반적인 증상인 식욕부진, 쇠약, 침울, 체중감소, 구토 등이 나타난다. 따라서 문진을 통해 질환을 특정하지 못하고 검사하는 도중 자연스럽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애디슨증후군은 알도스테론의 감소로 나트륨 재흡수가 줄어들고 전해질 불균형이 심각해지면서 탈수나 쇼크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코르티솔의 감소로 식욕부진, 기력소실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를 통해 복합적인 검사가 이뤄지고 고칼륨혈증, 나트륨·칼륨의 비율 불균형, 질소혈증 등의 결과가 혈액검사를 통해 확인된다. 복부초음파검사 등으로 부신 자체를 확인하기도 하고 최종적으로 ACTH 자극시험을 통해 확진하게 된다.

애디슨증후군의 경우 저혈량성 쇼크로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아 강아지의 상태에 따라 초기 응급치료가 이뤄지거나 장기관리를 위한 치료가 진행된다. 초기 응급처치의 경우 공격적인 수액 처치를 통해 저혈량과 전해질 불균형을 개선하고 부족한 스테로이드를 약물로 공급해 문제를 해결한다. 장기적으로는 당질코르티코이드와 무기질코르티코이드를 증가시키는 주사제 또는 내복약을 통해 관리하고 주기적인 증상확인과 검사를 통해 약물용량을 조절한다.

쇼크로 인한 응급상황이 잘 개선되고 약물로 꾸준히 관리한 강아지는 일반적으로 예후가 매우 좋다. 적절한 약물용량조절과 관리가 이뤄지면 이후 수명에도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애디슨증후군은 알 수 없는 원인으로 발병하고 임상증상 또한 특이적이지 않아 미리 예방할 수 없다. 하지만 간단한 혈액검사나 영상검사로 충분히 진단이 내려질 수 있다. 우리 반려동물이 이유 없이 힘이 없을 때는 이를 방치하지 말고 동물병원에 방문해 검사를 통해 꼭 확인해 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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