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모를 통증 계속된다면 꾀병 아닌 ‘만성통증’일 수도
원인 모를 통증 계속된다면 꾀병 아닌 ‘만성통증’일 수도
  • 안훈영 기자 (h0ahn@k-health.com)
  • 승인 2023.07.18 1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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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해도 6개월 이상 통증 계속된다면 의심
약물치료·신경차단술…호전 없다면 수술필요
건강한 생활습관 유지해 만성통증 예방해야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만성통증은 치료하면 삶의 질을 충분히 높일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만성통증은 증상이 분명하지만 이상을 나타낼 방법이 없어 꾀병이라고 오해를 사기도 한다. 특히 뚜렷한 병명, 원인도 찾을 수 없어 제대로 된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만성통증은 보존적 치료를 계속해도 6개월 이상 통증이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특히 통증원인을 치료해 원인자극을 없앴는데도 통증이 뇌에 각인돼 통증이 계속 느껴지기도 한다.

■원인자극 없어도 통증…배제진단으로 진단

순천향대부천병원 신경외과 정문영 교수는 “통증부위는 등, 허리, 목, 가슴, 두통 등 다양하다”며 “척추질환, 류마티스‧퇴행성관절염, 편두통이나 삼차신경통 등 여러 질환들이 만성통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나 낙상 등 외상으로 통증이 만성화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가장 대표적인 만성통증 유형은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이다. CRPS는 몸의 특정부위에서 시작한 통증이 점점 더 심해진다. 더 나아가 피부색이 변하거나 털이 빠지고 혈액순환이 잘되지 않아 뼈의 골밀도가 약해지며 관절을 쓰지 못하게 되는 감각신경질환이다. CRPS 외에도 만성두통, 근막통증증후군, 척추수술 후 통증증후군, 다발성 말초신경병증, 환상지통 등이 있다.

만성통증 주요 증상은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자극이 없어도 나타나는 통증이다. 자극이 없더라도 통증이 뚜렷하게 나타나 밤중에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또 관절염, 신경병증환자는 날씨나 환경변화에 따라 통증이 더 심해지기도 한다. 이밖에도 소화계통 장애, 무기력증, 감정변화 등 여러 가지 신체적‧감각적‧정신과적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안타깝게도 만성통증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환경적‧유전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통증을 감지해 척수와 뇌로 전달하는 체성감각신경이 통증에 대한 역치가 민감해져 통증을 유발할만한 자극이 아니어도 통증신호가 만들어지면서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만성통증은 가능한 진단명을 하나하나 제거해 나가는 ‘배제진단’을 통해 진단한다. 여러 가지 검사를 통해 일차로 골절이나 염증 등 통증유발 원인병변을 찾는다. 검사결과 비정상적 구조나 생리적 이상 소견이 없는데도 지속적인 통증을 호소하면 만성통증으로 진단한다.

■주변에서 도와주고 건강한 생활습관 유지해야

만성통증의 일차적인 치료법은 약물치료다. 뇌간부위에서 통증전달 경로의 활성도를 조절하는 ‘삼환계항우울제’를 먼저 사용한다. 신경안정제계통 약물이나 항경련제계통 약물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또 물리치료를 병행하면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

약물치료로 호전되지 않는다면 신경차단술을 시행한다. 신경차단술은 통증 전달경로에 있는 신경을 국소마취하며 통증형태에 따라 적절한 방법을 적용한다. 약물치료, 신경차단술 이후에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수술에는 체성감각신경 전달경로를 찾아 절단하는 방법과 전기자극법이 있다.

만성통증을 예방하려면 건강한 생활습관이 가장 중요하다. 균형 잡힌 식단 규칙적으로 섭취하기, 적절한 수면 취하기, 꾸준한 운동, 취미생활로 긴장완화 및 스트레스 줄이기 등이 도움 된다.

정문영 교수는 “만성통증은 이상을 나타낼 가시적 방법이 없어 꾀병이라는 오해를 살 수 있다”며 “하지만 체성감각신경계통 이상으로 분명한 증상을 겪는 만큼 주변인들의 이해와 도움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통증을 완전히 없애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치료를 받으면서 일상생활을 지속하는 것을 권장한다”며 “꾸준한 운동으로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근육량을 늘리는 것이 좋은데 단 마약성진통제는 초기 치료효과와 달리 결국 통증강도를 높이고 약물중독을 유발하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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