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은 자세·식습관 바로잡을 골든타임”
“여름방학은 자세·식습관 바로잡을 골든타임”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7.24 10: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척추의 성장이 활발해지는 청소년기 잘못된 자세습관을 지속하면 척추가 변형되는 척추측만증이 발생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7월 말은 아이들의 방학 시즌이다. 이때 부모들은 새로운 것을 해보려고 이것저것 시도하지만 전문가들은 일단 아이를 잘 관찰하라고 주문한다.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건강 적신호는 물론 잘못된 생활습관을 바로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먼저 자세습관이다. 요즘은 스마트폰 같은 전자기기에 일찍 노출돼 어릴 때부터 자세가 흐트러지기 쉽다. 특히 척추성장이 활발해지는 사춘기 자세습관이 잘못되면 척추측만증이 발생할 수 있다.

척추측만증은 정면에서 봤을 때 척추가 10도 이상 휘어진 상태로 청소년기 가장 많이 발생한다. 심평원에 따르면 2021년 척추측만증환자 9만4845명 중 10대 청소년이 3만9482명으로 전체의 41%를 차지했다. 무엇보다 10대 발생하는 척추측만증은 초기 증상이 없고 뚜렷한 원인도 찾기 힘든 특발성척추측만증인 경우가 대부분으로 부모의 세심한 관찰이 더욱 중요하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재활의학과 김봉옥 병원장은 “일직선으로 뻗어 있어야 하는 척추가 변형되고 통증도 발생하면 아이의 성장 발달을 방해하고 집중력도 저하시킬 수 있다”며 “▲자녀가 거울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서 있을 때 양쪽 어깨나 골반 높이가 다른 경우 ▲허리를 앞으로 숙였을 때 양쪽 높이가 다른 경우 ▲한쪽 어깨뼈가 유난히 튀어나와 있는 경우 ▲다리 길이가 차이 나면서 신발 한쪽 밑창이 빨리 닿는 경우 등은 척추측만증을 의심하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행히 초기에 발견하면 자세교정이나 운동치료 등으로 얼마든지 개선할 수 있다. 특히 자녀에게 올바른 생활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 허리를 곧게 편 상태로 의자에 깊숙이 앉게 하고 무거운 가방은 양쪽 어깨에 분산해서 메도록 한다. 다리를 꼬고 앉는 습관은 고치고 평소 꾸준한 스트레칭과 함께 수영, 철봉 매달리기, 걷기 등의 운동을 한다. 이들 운동은 전신균형을 잡아주면서도 척추를 바르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성장기 아이들은 아직 목 뒤 근육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 상태다. 따라서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을 보는 자세는 경추 부담을 가중시켜 목뼈가 변형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거북목증후군 역시 예외는 아니다. 성장기 경추를 지지하는 목 뒤 근육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 상태에서 스마트폰을 보는 자세가 지속되면 경추 부담이 늘어나 C자형 정상 목뼈가 일자형 또는 역C자형으로 변형될 수 있는 것.

거북목증후군이 발생하면 목덜미가 딱딱하게 굳고 심하면 어깨와 등까지 통증이 전이돼 아이의 피로도를 높인다. 이는 집중력저하, 수면장애 등으로 이어져 성장과 학습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특히 스마트폰 사용이 늘고 학업량이 많아지는 초등학교 고학년부터는 더욱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김봉옥 병원장은 “컴퓨터를 볼 때는 고개를 과하게 숙이지 않게 모니터 받침대를 사용하고 틈날 때마다 목 스트레칭하는 습관을 갖게 하는 것이 좋다”며 “경추의 각도를 살려주는 베개를 사용하면 취침 시 목뼈의 C커브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성장기에는 아이의 발육과 건강을 위해 영양분을 고루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방학에는 아이의 식사도 고민이다. 무엇보다 전문가들은 또래보다 과체중이라는 생각에 식단을 과하게 제한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이는 아이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 건강한 식습관 형성을 방해하는 것은 물론 심하면 식이장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6년 영국에서 1551명의 중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부모가 자녀에게 체중을 줄일 것을 강요하면 자녀가 식이장애 증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보고됐다. 또 2018년 영국 엑시터대 의대가 1041명의 아동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부모로부터 살을 빼고 관리할 것을 강요받는 아동들이 건강한 식습관 형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접적으로 아이들에게 왜곡된 신체 이미지를 주입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365mc천호점 조민영 대표원장은 “부모가 다이어트해야 한다는 말을 습관적으로 하거나 체중에 따라 영향을 크게 받는 모습, 뭔가를 먹기에 앞서 심각하게 스트레스 받는 모습 등을 보이면 아이들은 은연중에 부모의 정서를 읽고 체중과 지방 자체를 부담스럽거나 부정적인 요소로 여기게 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성장기 일방적인 식단 강요는 절대 금물이다. 다이어트로 인한 영양소 섭취량 부족은 성장지연은 물론 건강문제로 이어진다. 조민영 대표원장은 “아이 식단에서 탄수화물을 극도로 제한하는 경우 학업능력 저하는 물론 건강한 성장을 방해하고 장기간의 저열량식사는 골격을 이루는 칼슘, 혈액을 구성하는 철분을 결핍시켜 아이가 만성피로를 호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초등학생까지는 체중감량보다 ‘유지’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며 “성장기이다 보니 건강한 식사와 활동량을 늘리는 것을 기본으로 하되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올바른 방법을 배우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체중조절의 목적이 외모 개선이 아닌 건강을 위한 것임을 이해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가족이 주말마다 함께 활동에 나서면서 아이에게 ‘건강해지기 위해 운동하자’고 긍정적인 말을 건네면 자연스럽게 체중관리를 할 수 있으면서 정서적으로도 안정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