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관리로 노년기 건강 사수…‘우울증’도 놓치지 마세요
만성질환관리로 노년기 건강 사수…‘우울증’도 놓치지 마세요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8.03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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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새 만성질환 2배↑…노쇠비율은 절반가량↓
정신건강도 함께 챙겨야…노년기 우울증 주의
젊을 때부터 건강을 관리하면 노쇠위험을 낮출 수 있다. 또 나이 들어 만성질환을 진단받더라도 적극 치료·관리하면 얼마든지 활기찬 일상을 유지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백세시대 도래 후 이왕이면 활기찬 노년기를 보내려는 노인들이 크게 늘었다. 설령 나이 들어 만성질환이 찾아오더라도 이를 꾸준히 관리하면서 일상생활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것. 실제로 최근 노인의 만성질환 유병률은 증가했지만 노쇠비율은 감소했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됐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 빛고을 전남대병원 노년내과 강민구 교수팀은 2008~2020년까지 65세 이상 노인 1만7784여명을 대상으로 연도별 건강동향을 분석한 결과 만성질환 유병률은 약 2배 증가했지만 노쇠비율은 절반가량 가까이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은 2008년 17.9%에서 2020년 40.9%로, 당뇨병은 20.6%에서 30%, 심혈관질환은 5.6%에서 9.3%까지 증가해 전반적으로 만성질환 유병률은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반면 노쇠지수는 2008년 0.23점에서 2020년 0.18점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쇠지수가 0.2점 이상이면 노쇠 전 단계로 보며 노화와 만성질환이 겹쳐 걷는 속도가 다소 느려지고 허리가 약간 굽으며 근육이 다소 빠진 상태이다. 

*노쇠는 노화와 질병이 축적으로 기능이 감퇴해 스트레스에 취약해진 상태로 연구팀은 ▲동반질환 ▲기능적 수행능력 ▲징후 및 증상 ▲검사수치 등 4개 영역의 30여가지 항목을 평가해 노쇠지수를 측정하고 노쇠지수에 따라 건강단계, 노쇠 전 단계, 노쇠단계로 분류했다. 

연도별 노쇠한 노인의 비율을 비교했을 때도 2008년 41.1%에서 2020년 23.1%로 절반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쇠하지 않고 건강한 비율은 2008년 28.7%에서 2020년 44.2%까지 크게 증가했다.

더불어 씹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노인 비율은 2008년 59.4%에서 2020년 33.1%까지 감소했으며 일상적인 활동에 어려움이 있는 비율은 42.2%에서 12%, 흡연자는 17%에서 9.3%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결과에 대해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는 “만성질환을 앓는 비율은 늘었지만 젊었을 때와 다름없는 활동적인 일상을 유지하는 노인들이 많다”며 “의료접근성이 향상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질환에 대해 적절한 치료와 예방조치를 취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생활습관이 불규칙적이거나 질병, 약제 복용이 관리되지 않고 신체활동이 저하되면 노쇠위험이 증가한다고 알려졌다”며 “가능한 젊을 때부터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운동, 금연, 절주, 스트레스 관리 등을 통해 건강관리를 하고 만성질환을 적절히 관리하면 노쇠를 늦춰 건강한 노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인 우울증은 감정 변화보다는 신체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고령의 부모님이 검사상 특별한 이상이 없는데도 식사를 잘 못하거나 불면 등을 호소한다면 우울증을 의심하고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한편 건강한 노년을 위해서는 신체건강만큼 정신건강도 잘 챙겨야 한다. 특히 노인은 은퇴, 가까운 사람과의 사별, 자식과의 불화 등으로 외로움, 불안감, 우울감 등을 느끼기 쉽다. 이러한 상태를 방치하면 우울증으로 악화돼 늦지 않게 위험신호를 파악해야 한다.

특히 노인 우울증은 특별한 감정 변화 없이 ▲잠 못 들거나 ▲입맛이 없어 밥이 먹기 싫고 ▲만사가 귀찮아지는 등 비특이적인 증상이 나타난다. 집중력 감퇴와 함께 기억이 흐릿해지면서 치매를 의심하게 되기도 한다. 두통, 복통, 소화불량 등 신체적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많아 내과질환으로 오인할 수도 있다.

특히 주변의 이목을 끌기 위해 꾀병을 부린다는 가족들의 오해를 사기도 하는데 이 경우에는 마치 가면을 쓰고 있는 것처럼 우울함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가면성우울증’을 의심할 수 있다.

고려대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신철민 교수는 “가면성우울증은 스스로 우울하지 않다고 말할 뿐 아니라 표정에서도 우울한 느낌을 파악하기 어렵다”며 “특히 멀쩡한 겉모습과는 달리 식욕부진, 소화불량, 두통, 근육통, 불면증 등의 신체적증상을 호소하는 것이 특징으로 가족들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노인 우울증은 바로 알아차리긴 어렵지만 다른 질환에 비해 치료효과가 크다. 일반적으로 우울증은 급성기치료로 70~80% 개선효과를 보인다고 알려졌다. 가족들의 세심한 관찰로 최대한 일찍 발견해 적극 치료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치료방법으로는 약물치료, 인지행동치료 등이 효과적아다. 특히 예전보다 약물 부작용이 많이 감소했기 때문에 최근에는 경도의 우울증부터 약물치료를 권하는 추세다.

신철민 교수는 “약물치료에는 항콜린성 부작용에 취약한 노인의 특성상 삼환계 항우울제보다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를 많이 사용하고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억제제는 통증에도 효과가 있어 통증을 동반한 노인에게 처방한다”며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하는지 우려하는 환자도 있는데 꾸준히 치료한 후에는 더 이상 약을 먹지 않아도 좋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규칙적인 생활과 균형 잡힌 식습관, 운동 등 노쇠 예방을 위한 노력은 우울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부정적인 생각은 없애고 스스로 즐거운 생각을 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부모님이 평소 외롭지 않도록 안부 전화를 하거나 메신저를 통해 틈틈이 소통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울증 진단 후 치료를 시작했다면 전문가와 상의 없이 임의로 약을 중단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약물을 복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가족들은 환자가 꾸준히 치료를 이어갈 수 있도록 적극 지지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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