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먹고 떠난 여름휴가…응급대처법까지 챙겨 안전하게
마음먹고 떠난 여름휴가…응급대처법까지 챙겨 안전하게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8.04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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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지에서는 여러 예상치 못한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주요 응급상황 대처법을 숙지하고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좋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폭염을 뚫고 떠난 여름휴가. 하지만 예상치 못한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당황스럽기 마련이다. 이왕 큰 마음먹고 여름휴가를 가기로 결심했다면 사전에 응급대처법까지 숙지하는 것이 좋다. 잘못 대처하다간 더 큰 문제를 부를 수 있다. 

■화상…수돗물에 식히고 손대지 말아야

캠핑을 떠나거나 숙소에서 직접 음식을 준비한다면 화상에 주의해야 한다. 불에 달궈진 조리도구나 뜨거운 기름에 잠깐 닿아도 피부는 자극받을 수 있어 얼른 해당 부위를 수돗물에 약 5~10분간 식혀야 한다.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김원영 교수는 “이러한 응급조치를 통해 깊숙이 상처 입는 것을 피할 수 있고 화상에 의한 통증이나 부종, 쇼크 등을 막을 수 있다”며 “단 얼음이나 너무 차가운 물을 노출시키면 오히려 통증이 악화되거나 화상의 깊이가 깊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후 화상 부위가 붓기 전에 깨끗한 천으로 감싼다. 해당 부위에 로션이나 연고는 바르지 않는 것이 좋다. 물집이 부풀어 오르거나 피부가 벗겨질 것 같은 조짐이 보이면 손대지 말고 바로 병원으로 와야 한다.

뜨거운 기름이나 이물질이 눈에 튀는 일도 빈번하다. 이때는 눈을 비비지 말고 흐르는 수돗물에 눈을 대고 충분히 세척한다. 김원영 교수는 “세척해도 이물이 계속 있는 경우에는 손수건 또는 수건으로 양쪽 눈을 가린 채 응급실로 올 것”을 당부했다. 눈을 가리면 눈동자가 움직이는 것을 막아 이물에 의한 각막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

■염좌…얼음찜질로 부종↓, 샌들·슬리퍼 장시간 착용 X

여행 중 많이 걷거나 산을 오르는 경우 발목이나 허리, 손목이 삐는 염좌가 발생할 수 있다. 이때는 부종을 줄이기 위해 얼음찜질을 하는 것이 좋다. 가능하면 붕대나 부목을 사용해 염좌된 부위의 스트레스를 일시적으로 줄이고 관절을 쉬게 한다.

관절통증이 점차 줄면 필요에 따라 온찜질을 시행해 관절 주변의 혈류를 원활하게 한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복용도 통증과 부종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만일 부종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통증마저 지속된다면 속히 전문가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명지병원 정형외과 이승열 교수는 “특히 휴가지에서 샌들이나 슬리퍼를 오래 신고 활동하면 바닥을 딛는 충격이 고스란히 발에 전해져 발목염좌는 물론 족저근막염 같은 족부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며 “여행 중 활동량을 고려해 발볼이 넓고 쿠션이 충분한 신발을 따로 챙겨 갈아신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귀 먹먹할 때…손대거나 면봉으로 후벼선 안 돼

물놀이를 즐긴 후에는 귀에 물이 들어가 손으로 만지거나 면봉으로 후비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렇게 무심코 한 행동은 고막에 균이 침투하는 외이도염을 일으킬 수 있다. 처음에는 가렵고 귀가 먹먹한 느낌이 들지만 염증이 심해지면 고름이 나오거나 귓구멍이 막히면서 청력이 감소할 수도 있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이비인후과 최정환 교수는 “물을 안전하게 닦아내는 방법은 물이 들어간 귀를 아래쪽으로 향하게 한 다음 귓바퀴를 뒤로 당겨 휘어진 외이도를 펴고 가볍게 흔드는 것”이라며 “그래도 신경 쓰인다면 소독된 면봉을 귀 입구에 대고 가만히 물을 흡수시킬 것”을 권했다. 이때는 주변 아이나 다른 사람이 손을 건드려선 안 된다. 순간 손이 깊게 들어가 고막이 다칠 수 있어서다.

위와 같은 방법으로도 물이 빠지지 않았다면 귀에서 30cm 떨어뜨려 드라이기의 찬바람을 작동시킨다. 이렇게 하면 귓속 수분이 건조한 공기가 부는 바깥쪽으로 나갈 수 있다. 그래도 계속 귀에 물이 남아있는 느낌이 들면 귀가 바닥을 향하게 한 채 잔다.

최정환 교수는 “돌발성난청 등으로 청력이 떨어져 먹먹하게 된 것을 물이 들어간 걸로 오인해 치료시기를 놓치는 안타까운 경우도 종종 접한다”며 “여러 방법을 시도한 이후에도 귀가 먹먹하다면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물을 제거하고 정확한 진찰을 받을 것”을 당부했다. 이어 “평소 귀에 물이 잘 들어가는 편이라면 샤워나 수영 전 귀마개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며 “단 물이 이미 귀에 들어간 상태라면 귀마개를 사용하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소화가 안 되고 속이 더부룩할 때는 틈틈이 대장수혈을 지압하면 불편감을 완화할 수 있다(사진=자생한방병원 제공).

■소화 안 될 때…허리 뒤 혈자리 꾹꾹

찬 음식을 많이 먹거나 여행 중 여러 가지 음식을 먹으면 배탈이나 설사 등이 자주 발생하고 유독 속도 계속 더부룩하다. 챙겨간 상비약을 복용하는 것도 좋지만 의식적으로 소화에 도움이 되는 혈자리, 즉 대장수혈을 자주 지압해주면 남은 여행기간을 한결 속 편하게 보낼 수 있다. 대장수혈은 허리 뒤쪽에 위치한 혈자리로 배꼽 정반대 위치에서 양옆으로 3~4cm 떨어져 있다.

자생한방병원 강도현 원장은 “이곳을 누르면 배탈, 설사와 같은 소화장애와 복부팽만 등을 완화할 수 있다”며 “혈자리가 허리 뒤에 있는 만큼 가족이나 주변 사람의 도움을 받으면 더욱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아이 열날 때…몸 처지거나 경련 시 바로 응급실

아이들은 여행지에서 열이 나는 경우도 빈번하기 때문에 체온계를 챙겨가는 것이 좋다. 37~37.5도를 넘지 않으면 정상이다. 아이가 몸을 떨면서 힘들어하면 해열제를 먹이고 오한이 호전되고 체온이 떨어지기 시작할 때 땀을 닦아주면 좋다. 열을 빨리 식히려고 알코올이나 얼음물을 사용해선 안 된다.

하루이틀 열이 났는데 열이 정상으로 떨어지지 않을 때는 응급실에 가지 않아도 괜찮다. 김원영 교수는 “하지만 열이 높지 않더라도 아이가 심하게 처지면 응급실로 와야 한다”며 “▲5일 이상 발열이 지속되거나 ▲3개월 미만 아기에게 열이 나는 경우 ▲경련 또는 목이 뻣뻣한 증상이 있는 경우 ▲적절한 예방접종을 시행하지 않은 경우 ▲8시간 이상 소변을 보지 않는 경우 ▲혈변, 설사, 호흡곤란 등 겉으로 보이는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응급실을 꼭 방문해 진찰받고 다른 질환이 숨어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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