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산업은 미래성장동력…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 더는 미루면 안 돼”
“치과산업은 미래성장동력…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 더는 미루면 안 돼”
  • 안훈영 기자 (h0ahn@k-health.com)
  • 승인 2023.08.11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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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희 의원, ‘국립치의학연구원! 왜 덴탈시티 대구인가’ 토론회 개최
조명희 의원
조명희 의원은 오늘(10일)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 논의를 위한 ‘국립치의학연구원! 왜 덴탈시티 대구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우리나라의 치의학과 치과의료 수준은 세계적이다. 이에 해외에서도 치료 또는 교육을 받고자 국내로 들어오기도 한다. 특히 우리나라 치과의료기기 생산액은 전체 의료기기시장의 약 24%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치의학연구와 치과산업의 구심점이라고 할 수 있는 의료 관련 연구소가 전무한 실정이다.

이에 국민 구강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산학연 융합기술 확보하기 위한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 논의 토론회가 열렸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조명희 의원(국민의힘)은 오늘(10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국립치의학연구원! 왜 덴탈시티 대구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조명희 의원은 “치의학 산업은 국내 의료산업의 1/4에 해당할 정도로 규모가 큰 시장인데도 치의학 전문 국책연구기관은 지금까지 설립되지 못했다”며 “오늘 토론회에서 국립치의학연구원의 합리적인 설립방향과 최적의 입지조건을 깊이 탐구하고 효율적인 유치방안을 모색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세환
정세환 전 학장은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의 필요성과 당위성에 대해 설명했다.

첫 주제발표는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주제로 강릉원주대치대 정세환 전 학장이 맡았다.

정세환 전 학장은 구강건강, 치과의료산업 성과, 치과·두개안면 연구개발 등의 측면에서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구고령화로 잇몸병, 치아상실, 구강암환자가 늘고 있지만 사회적 지원과 대처는 미흡한 상황”이라며 “구강건강문제의 근본해결을 위한 원천기술 연계산업 부재, 치과 지출에 크게 못 미치는 R&D 규모 역시 문제”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국립·국책치의학연구원 기반 치의학 융복합클러스터를 구축해 산학연을 융합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국에 분원과 센터를 조성, 지역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김현철 본부장
김현철 본부장은 고령화로 인한 구강건강 중요성 증가, 미래먹거리 신성장동력 등을 이유로 치의학 R&D 추진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어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연구개발혁신본부 김현철 본부장이 ‘치의학 R&D 현황 및 향후 추진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고령화로 인한 구강건강의 중요성이 커지고 치의학이 미래먹거리를 위한 신성장동력임을 강조하면서 치의학 R&D 추진 필요성을 주장했다.

보건복지부는 제3차 보건의료기술육성기본계획(2023~2027년)에서 환자 맞춤형 치과 의료기기 개발, 임상 사례 데이터 활용 질환별 맞춤 진단 등 전주기 구강관리 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 정밀의료, 재생의료, 디지털헬스 등 미래 의료패러다임과 치과의료 수요에 부합하는 기술 개발을 중점으로 R&D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철 본부장은 “해외 주요 선진국들은 국민 구강건강 증진을 위한 구강정책과 치의학 연구 관련 정책지원을 확대하는 추세”라며 “치의학연구원을 중점으로 전체적인 치의학 R&D 역량을 끌어올려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원혁 위원장
이원혁 위원장은 국립치의학연구원을 왜 대구에 유치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마지막 주제발표는 국립치의학연구원 대구유치위원회 이원혁 위원장이 ‘왜 덴탈시티 대구인가’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원혁 위원장은 ▲탁월한 접근성 ▲정부 정책기조(균형발전과 지방분권) ▲대구의 치과관련 산업·연구 인프라 ▲입지적 경쟁력 등을 이유로 대구유치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그는 “대구는 첨단의료복합단지, 의료 R&D지구, 수성의료지구, 덴탈소재 및 치과기공 클러스터 등 다수의 후보지를 통한 입지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패널토론
패널토론 참석자들은 국립치의학연구원의 필요성에 관해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패널토론은 조명희 의원이 직접 좌장을 맡아 진행됐다. 토론자로는 경북대치대 이재목 학장, 메가젠 안현욱 기술연구소장,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이하 케이메디허브) 정명훈 전략기획본부장, 경기도치과의사회 전성원 회장, 경북대치과병원 권대근 병원장,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오영호 연구위원, 중앙일보 황수연 기자, 대구광역시 미래혁신성장실 최운백 실장, 보건복지부 구강정책과 이지은 과장 등이 참석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의료 관련 연구소는 의학분야 5개, 한의학분야 2개가 있지만 치의학분야는 전무한 실정이다. 이재목 학장은 “치의학연구 및 교육과 치과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국가차원 치의학연구원 설립이 시급하다”며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 법안이 조속히 통과돼 치과계 발전에 새로운 지평이 열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치과산업은 글로벌 의료기기인증 규제강화로 수출의 문이 좁아지고 있다. 특히 신기술에 대한 전문적이고 방대한 시험분석 데이터와 공정·품질검증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어 기업의 자체역량과 자본만으로는 사업화가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

안현욱 기술연구소장은 “혁신적인 기술·재료개발과 함께 이를 뒷받침하는 임상시험 데이터, 체계적이고 빠른 대응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국립치의학연구원이 콘트롤타워 역할을 해준다면 우리나라 치과산업은 미래먹거리 산업이자 국가대표 산업으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구는 2009년 첨단의료복합단지로 선정된 이후 케이머디허브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전국 중소벤처, 유력 의료기업, 대학, 병원, 연구소 등을 끌어 모아 신약과 의료기기 연구개발부터 사업화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고 있다.

정명훈 전략기획본부장은 “대구경북은 의료산업의 40%가 치과의료 산업일 정도로 치과산업 인프라가 앞선 지역”이라며 “국가 주도형 바이오클러스터, 4개 의대, 연구센터 등도 집적돼 있는 만큼 대구의 탁월한 인프라를 활용해야 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미국은 치의학관련 국책연구소(NIDCR)를 설립해 기초연구, 임상연구, 중개연구, 전임상시험, 임상시험 등 콘트롤타워 역할을 맡기고 있다. 우리나라도 ▲치의학 분야 원천기술 확보 ▲치의학 및 의료기기산업 세계화 ▲미래 성장동력 확보 ▲치의학 클러스터 조성을 통한 선도기업 육성 ▲국내외 치의학 산업 집적과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이 필요하다.

권대근 병원장은 “국가차원의 치의학 연구·산업 발전지원으로 국민의 건강권, 치의학 산업 경쟁력 강화, 치의학 정책, 의료기술 연구 및 산업육성 진흥조사 등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립치의학연구원을 중심으로 첨단 치과산업 R&D 촉진, 치의학 연구개발 지원, 치의학 임상기술 및 의료의 질 향상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운백 실장은 “대구는 10년 전부터 치의학연구원 유치를 위해 노력해왔다”며 “이번 토론회를 기점으로 노력에 다시금 고삐를 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오영호 연구위원은 “치의학연구원을 어느 지역에 설립하느냐에 따라 시너지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며 “치과의료 연구를 수행하기에 적합한 인프라, 지역 내 치과의료 협력 네트워크, 학술 및 산업 생태계, 지자체 지원체계 등이 구축돼 있는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지은 과장은 먼저 국내 치과의료 및 치의학 산업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특히 인구고령화로 2060년에는 고령인구 비중이 43.9%에 달해 구강만성질환, 치주질환 등 치과 의료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끝으로 이지은 과장은 “치의학분야를 포함한 구강정책의 필요성은 인정받고 있지만 시급성에서 늘 뒤로 밀렸다”며 “하지만 고령화시대 치의학, 구강정책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만큼 치의학연구원 설립이 필요하다는 것이 복지부의 입장”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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