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육아로 노년기 건강 ‘빨간불’…현명한 대처방법은?
황혼육아로 노년기 건강 ‘빨간불’…현명한 대처방법은?
  • 안훈영 기자 (h0ahn@k-health.com)
  • 승인 2023.08.26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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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육아 시에는 퇴행성관절질환과 우울증 예방에 신경 써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황혼육아하는 조부모들은 퇴행성관절질환과 우울증 등으로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 아이를 맡긴 부부는 물론 조부모 스스로도 건강관리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황혼육아(맞벌이 부부 대신 조부모가 손자·손녀를 돌보는 것)를 하는 조부모들이 늘면서 노년기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근골격계에 여러 퇴행성변화가 나타나는 시기인 만큼 무릎관절염이 빨리 진행될 수 있고 우울감 등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도 여럿 보고된 상황이다. 

■규칙적인 운동, 체중관리 중요…정기진료도 필수

육아 시에는 아이 업기나 안기는 물론 무릎을 꿇고 무거운 것을 들 때가 많다. 따라서 관절염이 심하지 않아도 갑자기 무릎연골판이 파열될 수 있다. 무릎연골판이 파열되면 무릎이 뜨끔하면서 통증이 심해지고 물이 찬다. 또 무릎을 구부리기 힘들어지고 잘 때 부종으로 잠을 설칠 수 있다. 특히 연골판 뿌리 부분 파열을 방치하면 관절염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어 바로 진료받는 것이 좋다.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노두현 교수는 “급성파열이면서 통증이 심하거나 오다리가 동반되는 경우 등에는 수술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이러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보존치료로 호전될 수 있어 부기와 통증이 심하면 즉시 진료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퇴행성관절염은 나이 들면서 자연스럽게 발생해 완전한 예방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평소 규칙적인 운동으로 근력을 기르고 적정체중을 유지하면 퇴행성관절염이 발생해도 어느 정도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육아를 하면서도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노두현 교수는 “아침에 일어나 5분만 스트레칭 해줘도 육아로 인한 무릎 피로감과 통증을 많이 줄일 수 있다”며 “스트레칭 후에는 5분 정도 가볍게 걷고 10분간 근력운동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단 계단을 내려가는 운동은 오히려 무릎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어 피해야 한다”며  “운동 중 무릎이 아프다면 강도를 줄이고 큰 이상이 없어도 1년에 1~2번 정형외과를 방문해 관절염 경과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자녀들과 양육방법 충분히 논의…틈틈이 스트레스 해소

황혼육아가 조부모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여러 견해가 있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있는가 하면 일부 연구에서는 오히려 우울감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다고 보고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즉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한 북유럽에서는 손자를 돌보면서 우울감을 경험하는 비율이 높은 반면 가족을 중시하는 중국과 남유럽 국가 등에서는 우울감을 느끼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것. 

하지만 우리나라는 개인주의적 가치를 중요시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어 황혼육아로 인해 부정적인 정서를 경험하는 빈도가 높다. 특히 황혼육아 시 발생하는 고립감, 피로감, 통증 등은 우울증 발병위험을 높일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고려대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신철민 교수는 “아이를 돌볼시간, 돌봄범위 등을 자녀들과 의논해 처음부터 너무 큰 부담을 떠안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조부모가 육아를 도맡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아이 양육방식에 대해 가족들과 충분히 의견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부모 스스로도 노력해야 한다. 아이를 돌보면서 겪는 어려움을 자녀들과 공유하고 자신만의 온전한 휴식시간을 확보해 틈틈이 육아 스트레스를 해소해야 한다.

신철민 교수는 “육아는 체력이 뒷받침돼야 할 수 있는 만큼 시간이 될 때마다 운동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또 충분한 수면으로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취침 전 스마트폰은 멀리 하고 명상이나 독서를 하다 잠에 드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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