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용장애는 질병…약물·인지행동치료로 적극 개선해야
게임이용장애는 질병…약물·인지행동치료로 적극 개선해야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3.08.25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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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장애를 비롯한 행위중독이슈에 대한 WHO의 입장과 전망’ 주제로 패널토론 진행
국제행위중독학회에 WHO 중독정신건강책임자 블라드미르 포즈냐가 방문, ‘게임장애를 비롯한 행위중독이슈에 대한 세계보건기구의 입장과 전망’을 주제로 패널토론이 진행됐다.
국제행위중독학회에는 WHO 중독정신건강책임자 블라드미르 포즈냐가 방문, ‘게임장애를 비롯한 행위중독이슈에 대한 세계보건기구의 입장과 전망’을 주제로 패널토론이 진행됐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72차 총회 위원회에서 국제 질병분류의 개정판인 ICD-11에 ‘게임이용장애(gaming disorder)’를 등재했다.

게임이용장애의 정식 질병코드는 ‘6C51’로 도박중독과 같은 분류인 중독성행위장애로 등록됐다. WHO에 따르면 게임이용장애는 하나의 중독으로서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으로 할 수 있는 지속적이나 반복적인 게임 행동 패턴’으로 정의됐다. 특히 코로나19 펜데믹으로 게임이용장애환자가 급증했다. 

이에 25일까지 개최되는 국제행위중독학회(ICBA ; International Conference on Behavior Addictions)에는 WHO 중독정신건강책임자 블라드미르 포즈냐가 방문, ‘게임장애를 비롯한 행위중독이슈에 대한 세계보건기구의 입장과 전망’을 주제로 패널토론이 진행됐다.

■게임이용장애, 치료가이드라인 정립해야

WHO가 제시한 ‘게임이용장애’ 진단기준은 총 5가지다. ▲게임에 대한 조절력 상실 ▲게임이 다른 일상에 비해 현저하게 우선적임 ▲부정적 문제가 발생해도 지속적으로 게임을 지나치게 사용 ▲12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될 경우 등으로 이 중 3가지에 해당하면 게임이용장애로 진단된다.

하지만 2019년 당시만 해도 WHO의 결정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무분별한 질병 제정은 게임콘텐츠 산업계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WHO 중독정신건강책임자 블라드미르 포즈냐는 “게임이용장애를 질병분류로 결정한 배경에는 35개의 접근법과 여러 논문 등이 활용됐다”며 “분명한 것은 게임이용장애는 중독성질환이며 이 부분에 관해서는 보건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적으로 게임이용장애로 학교 상담, 지역사회기반 상담서비스, 의료기관 등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패널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방문하는 기관, 서비스 제공자에 따라 표준화되지 않은 기준과 방법으로 평가·치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환자에게 치료서비스는 제공되고 있지만 진단은 기타 충동조절장애나 공존질환으로 기록되기 때문에 정확한 환자집계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또 치료가이드라인 부재로 효율적인 치료옵션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오스트레일리아 퀸즈랜드 대학 존 손더스 교수는 “게임이용장애로 허가받은 약물은 현재 없다”며 “게임이용장애에 해당하는 환자들 중에는 우울증,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등을 동반한 경우가 많은 만큼 약물치료를 통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포즈냐 책임은 “여러 연구를 통애 게임이용장애환자의 뇌는 정상인과 다른 양상을 보이는 등 엄연한 질병이다”고 강조했다.
포즈냐 책임은 “여러 연구를 통해 게임이용장애환자의 뇌는 정상인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며 엄연한 질병임을 강조했다.

■ADHD·우울증 등 타 정신질환 동반할 수 있어

우리나라 역시 게임이용장애환자가 많다. 정부는 5년마다 국민정신건강실태조사를 진행하는데 2021년 자료에 따르면 게임이용장애 고위험군은 전체 인구의 5.9%를 차지했다. 그중에서도 18~29세의 18%가 고위험군이었다.

게임이용장애는 기억력감소와 감정조절에 큰 악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2016년 서울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최정석 교수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인터넷 게임중독이 뇌파의 기능 이상과 연관됐다는 사실을 규명한 바 있다.

연구진은 게임사용장애환자의 뇌영상을 정상인과 비교했다. 연구결과 기억을 담당하는 뇌의 해마 크기가 정상인보다 14% 컸다. 또 판단력과 기분 조절 등을 담당하는 두정엽 일부 용적 역시 17% 컸다. 특히 중독 증상이 심할수록 더 많이 커져 있었다.

한림대춘천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상규 교수는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청소년, 젊은층 게임이용장애환자가 급증했다”며 “게임이용장애는 학업과 사회적 기능을 저해하는 만큼 국가 차원에서 장기적인 연구과 데이터 수집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게임이용장애를 방치하면 타 정신질환으로 악화할 수 있다. 대표적인 질환이 ADHD와 우울증이다. 이에 전 세계적으로 약물치료뿐 아니라 경두개자자극술(TMS), 변증법적 행동치료(DBT), 인지행동치료(CBT) 등을 결합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중국 베이징대학교에서 전전두엽을 자극하면 게임중독 충동을 자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대학 크리스티나 교수는 “인도네시아에서도 게임중독을 호소하는 젊은층이 매우 많다”며 “우울증의 경우 아직 인과관계는 명확하지 않은 만큼 대규모 연구와 다양한 치료가 시도돼야 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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