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날씨에도 추위 탄다면? 냉방병 아닌 ‘갑상선기능저하증’일 수도
더운 날씨에도 추위 탄다면? 냉방병 아닌 ‘갑상선기능저하증’일 수도
  • 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08.29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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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속도 떨어지고 열 발생↓
여성은 생리량 감소할 수도
꾸준한 약물치료 가장 중요

#중년 여성 신 씨는 최근 날이 더운데도 유독 추위를 탔다. 몸도 피로해 냉방병인가 싶어 에어컨 사용도 자제했다. 그래도 추위가 가시지 않아 결국 병원을 방문한 신 씨. 그는 생각지 못한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진단받았다.

날씨가 더운데도 추위를 많이 타고 체중증가, 만성피로감이 지속된다면 혈액검사를 통해 갑상선기능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갑상선은 목 중앙 부근 아래에 위치한 나비모양의 기관이다. 우리 몸의 대사를 조절하는 갑상선호르몬을 분비해 모든 기관이 제 기능을 할 수 있게 돕는다. 신생아와 소아에서는 두뇌발달과 성장에 필수적인 기능을 한다.

이에 갑상선호르몬이 어떤 원인에 의해 제대로 분비되지 않으면 피로감과 체중변화 등 몸에 다양한 이상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너무 적게 분비돼 갑상선호르몬이 부족한 상태가 지속되면 갑상선기능저하증이 발생할 수 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주요 증상은 만성피로감과 갑작스러운 체중 증가이다. 온몸의 대사속도가 떨어져 기능저하를 초래하면서 몸이 쉽게 피곤해지고 의욕도 없어지며 말도 느려진다.

또 에너지를 생성하고 소비하는 모든 반응이 느려지고 열 발생이 줄어 기초대사율이 감소한다. 소화가 잘되지 않고 잘 먹지 못하는데도 몸이 붓고 체중이 증가할 수 있다. 피부는 건조해지고 체온도 정상보다 낮아져 추위를 많이 타게 된다.

이밖에도 갑상선비대가 발생해 목이 불룩하게 나올 수 있으며 여성은 생리량이 늘어날 수 있다. 심장근육 수축력도 떨어져 장기간 모른 채로 방치하면 심장병이나 고지혈증에 의한 동맥경화도 발생할 수 있다.

한양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박정환 교수는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적응돼 증상을 뚜렷이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방치하면 갑상선기능이 더 악화되기 때문에 빨리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치료는 갑상선호르몬제를 꾸준히 복용해 부족한 갑상선호르몬을 보충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갑상선호르몬은 우리 몸에서 만들어지는 호르몬으로 약제 때문에 생기는 부작용은 거의 없으며 치료를 시작한 지 2~3개월 정도면 증상이 좋아진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내분비·당뇨병센터 고경수 교수는 “증상이 없어지거나 좋아졌다고 해서 치료를 중단하거나 늦춰서는 안 된다”며 “전문의와 상의하지 않고 치료를 중단하면 동맥경화증으로 인한 심장질환이나 의식불명 등 합병증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21년도 자료에 따르면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여성이 남성보다 5배가량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약물치료 시 임신에 문제가 되는 건 아닌지, 임신기간 꾸준히 치료받아도 되는지 고민하는 환자가 많다.

박정환 교수는 “갑상선기능저하증이 불임이나 유산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지만 치료를 통해 기능을 정상으로 잘 유지하면 문제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갑상선호르몬제는 임신기간에 사용해도 안전하다”며 “오히려 임의로 중단하면 호르몬 수치의 급격한 변화가 산모와 태아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바른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요오드는 갑상선호르몬의 원료이기 때문에 갑상선질환자는 섭취량을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요오드가 다량함유된 해조류, 어패류, 천일염 등은 적당량 섭취한다. 또 변비가 생기기 쉬운 만큼 토마토·당근·양배추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챙겨 먹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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