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이행기부터 건강관리 ‘바짝’ 신경쓰세요
폐경이행기부터 건강관리 ‘바짝’ 신경쓰세요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8.31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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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혈중지질농도, 폐경 이전부터 증가하기 시작
폐경 이후엔 안면홍조, 우울증 등 다양한 증상 겪어
증상 심하면 호르몬치료 권고…생활습관 개선도 필수
여성은 폐경이행기부터 다양한 신체·정신적변화를 겪는다. 이 시기에 본격 접어드는 40세 이후부터는 몸과 마음의 변화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여성의 혈중지질농도가 폐경 이전부터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중장년기 건강관리에 더욱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지역사회기반 동일집단(코호트) 조사 참여자 중 폐경 전 여성 1436명을 대상으로 18년간 추적 분석한 결과 혈중지질농도가 폐경 3~5년 전부터 폐경 후 1년까지 가장 급격하게 증가한다는 점을 확인, 이를 대한의학회 공식학술지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혈중지질농도는 혈액 내의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등의 농도로 심혈관계질환 위험을 판단하는 척도가 된다.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은 혈관에 지질이 축적되는 것을 막아 동맥경화증을 예방하는 등 혈관을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따라서 에스트로겐이 급격히 감소하는 폐경기에는 고지혈증과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진다고 익히 알려져 왔다. 다만 혈중지질농도 변화가 언제부터 시작되는지에 대한 근거는 부족한 상황이었다.

여성의 혈중지질농도는 폐경 3~5년 전부터 폐경 후 1년까지 가장 급격하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먼저 동맥경화 위험을 높인다고 알려진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LDL콜레스테롤)은 폐경 5년 전부터 폐경 후 1년까지 연간 평균 2.95mg/dL씩 증가했다. 동맥경화를 예방한다고 알려진 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HDL콜레스테롤) 또한 폐경 3년 전부터 폐경 후 1년까지 연간 평균 0.4 mg/dL씩 증가했지만 비고밀도지단백질과 고밀도지단백질 비율이 연간 평균 0.05씩 증가했다. 즉 동맥경화위험을 높이는 방향으로 변화한 것이다. 

연구진은 여성이 완전한 폐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신체·정신적변화를 겪는 폐경이행기부터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리주기·생리량 변화 뚜렷…호르몬치료는 이득 커

여성의 자연적인 폐경시기는 일반적으로 50세 전후로 알려졌다. 폐경이행기는 폐경이 일어나기 4~5년 전부터로 이때부터는 생리가 불규칙해지고 호르몬변화가 두드러진다.

구체적으로 40세가 넘으면 난소기능이 저하되고 생리주기가 짧아진다. 40대 중반에 이르러 폐경이행기가 되면 생리기간이 길어져 주기가 40~50일 정도로 길어진다. 폐경으로 다가갈수록 생리는 더욱 불규칙해져 건너뛰기도 하고 배란이 더 자주 일어나기도 한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산부인과 김명환 교수는 “단 모든 여성에서 이러한 패턴을 보이지는 않는다”며 “생리량 감소가 일반적이지만 무월경, 비만, 자궁근종 등이 있는 경우 과다생리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폐경 이후에는 안면홍조부터 수면장애, 질 건조증, 우울증, 관절통 등 더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만일 증상이 심해 일상생활에 영향이 크다면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것이 호르몬치료이다. 많은 연구를 통해 폐경기 호르몬치료의 안전성이 입증됐지만 여전히 많은 여성이 거부감을 느끼는 상황이다. 실제로 폐경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설문지 연구에서는 70%에 달하는 여성이 폐경기증상을 경험하면서도 참거나 건강기능식품 등에 의존하며 병원을 방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 유은희 교수는 “적절한 호르몬치료는 폐경기 다양한 신체·정신적 증상을 완화한다”며 “특히 호르몬치료의 이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폐경 직후 초기에 시작할 것”을 당부했다.

그 이유에 대해 유은희 교수는 “폐경 이후에는 여성호르몬의 혈관 및 심장보호효과가 감소하기 때문에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이 뚜렷하게 증가한다”며 “심혈관계 변화가 진행되기 전 호르몬치료를 시작하면 이점을 극대화할 수 있으며 폐경 직후 급격한 골 소실을 막아 골다공증 예방 및 조기 치료 이점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 ▲현재 여성호르몬 의존 악성종양 치료를 받고 있거나 과거 치료받은 경우 ▲현재 급성 당낭질환, 간기능이상이 있는 경우 ▲심부정맥혈전증을 치료 중이거나 또는 과거력이 있는 경우 ▲심뇌혈관질환을 진단받은 경우에는 호르몬치료가 불가하다.

유은희 교수는 “호르몬치료의 이점이 커도 모든 여성에서 시행할 순 없기 때문에 담당의사와의 상담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생활습관 개선도 필요하다. 김명환 교수는 “폐경기 증상 완화를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체중을 조절하고 금연해야 한다”며 “평균수명 증가로 폐경 후 삶이 인생의 3분의 1을 차지하게 된 만큼 이 시기를 스스로 현명하고 건강하게 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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