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간 제자리걸음 ‘담도암’ 치료법…면역항암제 개발로 생존율↑
12년간 제자리걸음 ‘담도암’ 치료법…면역항암제 개발로 생존율↑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3.09.05 15: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담도암은 5년생존율이 췌장암 다음으로 낮고 별다른 치료옵션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미국 FDA로부터 면역항암제 더발루맙이 담도암 적응증을 획득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담도암은 5년생존율이 췌장암 다음으로 낮고 별다른 치료옵션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미국 FDA로부터 면역항암제 더발루맙이 담도암 적응증을 획득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담도암은 신약개발이 더딘 암종이다. 담도는 간에서 십이지장까지 연결되는 관으로 담즙을 운반하며 이곳에 생기는 암을 ‘담도암(담관암)’이라고 한다. 담도암환자는 전체 암의 약 3% 정도를 차지하지만 2020년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전체 담도암 5년생존율은 28.8%로 췌장암 다음으로 낮다.

특히 진행성담도암은 수술이 어려워 젬시타빈+시스플라틴 등 2개 약제를 병용하는 것이 표준치료다. 하지만 항암치료를 해도 기대수명이 평균 1년 미만으로 새로운 치료법 개발이 절실하다.

또 올해 개최된 미국임상종양학회 소화기암 심포지엄(ASCO GI 2023)에서는 담도암에서 기존 1차 표준요법에 세포독성항암제나 표적항암제를 더해도 결과 개선에는 유효하지 않다는 무작위 임상시험 결과가 잇달아 발표되며 여전히 미충족 수요로 남아있었다.

■국내연구진, 전 세계 최초로 3제요법 도입…수술전환율 높여

담도암의 일차 치료법은 수술이다. 하지만 전체 환자 중 수술이 가능한 경우는 40~50% 정도다. 또 담도암 수술은 매우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며 위험 부담도 큰 편이다.

무엇보다 조기발견이 어려워 대부분의 환자가 수술이 어려운 국소진행성 담도암으로 진단된다. 문제는 국소진행성 담도암의 경우 여타 할 치료옵션이 없었다는 것.

하지만 지난해 전 세계 최초로 분당차병원 암센터 전홍재(혈액종양내과), 최성훈(외과) 교수팀이 수술이 어려운 국소진행성 담도암에서 젬시타빈+시스플라틴+아브락산 등 3개 약제 병합치료 후 수술로 치료효과를 확인한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연구팀은 2019년 10월부터 2021년 8월까지 수술이 불가능한 국소진행성 담도암환자 129명을 대상으로 젬시타빈+시스플라틴+아브락산 등 3개 약제 병합치료를 진행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항암치료 후 56.6%(73명) 환자가 수술을 받았으며 8.2%(6명) 환자에서 암세포가 모두 사멸되는 완전관해(CR)가 확인됐다. 또 항암치료 후 완전 절제율이 91.8%였다. 즉 3개 약제 병합치료법은 기존 항암요법에 비해 수술 전환율이 높고 항암-방사선 병합요법과 비교했을 때 재발률 및 수술 합병률이 낮았다.

최성훈 교수는 “예후가 극히 불량한 진행성 담도암환자에서 3개 약제 병합 항암치료는 높은 치료반응률을 통해 수술기회뿐 아니라 장기생존율이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더발루맙, 면역항암제 최초로 담도암 국내 급여 도전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더발루맙(제품명 : 임핀지)이 면역항암제 최초로 담도암 국내 급여 도전에 나선다. 특히 지난해 11월 식약처로부터 담도암 적응증을 획득하면서 12년 만에 새로운 표준 치료법이 탄생했다.

지금까지 담도암 1차치료에 사용돼 온 것은 젬시타빈+시스플라틴 등 2제 병용요법이었지만 재발률이 60~70%에 달하며 미충적 수요가 존재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미국 FDA에서 기존 병용요법에서 PD-L1 면역항암제 더발루맙을 병용하는 요법이 승인됐다.

더발루맙이 담도암으로 적응증을 획득할 수 있었던 근거 임상은 ‘TOPAZ-1’이다. TOPAZ-1 임상은 치료경험이 없고 수술을 통한 절제가 불가능한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담도암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글로벌 임상3상이다. 임상에는 17개국 105개 기관이 참여했으며 담도암환자 685명이 참여했다.

연구결과 더발루맙군은 위약군 대비 20%의 전체 생존 개선이 확인됐다. 또 투여 2년 시점에서 더발루맙 투여군의 생존율은 24.9%였으며 위약군은 10.4%로 확인됐다.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7.2개월, 위약군은 5.7개월이었다. 또 더발루맙군의 무진행생존율이 25% 개선됐다.무엇보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는 TOPAZ-1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더발루맙을 표준치료로 권고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오도연 교수는 “더발루맙은 정체돼 있던 담도암 치료환경에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며 “특히 병용요법은 유전자변이 상관없이 유의미한 결과를 보였으며 큰 이상반응이 없다”고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