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 건강도 약하게 만드는 ‘근감소증’…최선의 대처법은?
폐 건강도 약하게 만드는 ‘근감소증’…최선의 대처법은?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9.06 11: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치료제 없어 근력강화운동, 건강한 식습관 실천해야
운동은 유산소+근력+스트레칭 등 고루 하면 좋아
단백질은 세 끼 나눠서 섭취…고기 대신 콩도 OK
근감소증은 질병인 만큼 적극 대비해야 하며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현재로선 꾸준한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급속한 인구고령화로 노년기 건강관리가 화두임에 따라 학계에서도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근감소증이 폐에 미치는 영향을 조명하는 연구결과들이 속속 보고돼 더욱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김태범, 노년내과 장일영 교수, 중앙보훈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원하경 교수팀은 폐기능과 근육량의 상관관계를 알아보고자 국민건강영양조사(2008~2011년)에 참여한 65세 이상 노인 4116명의 데이터를 활용, 근육량을 기준으로 천식노인을 나눠 폐기능지표를 비교했다.

그 결과 근감소증 없이 천식만 있는 그룹은 1초 노력성호기량이 60% 미만인 경우가 9.07%인 데 비해 근감소증을 동반한 천식 그룹은 42.88%로 약 5배 높았다. 1초 노력성호기량은 숨을 최대한 들이마셨다가 강하게 내쉴 때 처음 1초간 배출되는 공기량으로 정상 예측치의 60% 미만이면 폐활량이 매우 저하된 상태를 의미한다.

근감소증을 동반한 천식그룹은 1초율(숨을 최대한 내쉴 때 나오는 총 공기량 중에서 처음 1초 동안 배출되는 공기량의 비율) 또한 83.72%로 근감소증을 동반하지 않은 천식그룹(44.51%)에 비해 약 2배나 높았다. 1초율이 0.7미만이면 기도 폐쇄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판단한다.

나아가 최근에는 근감소증에 골다공증과 비만이 합쳐진 골다공증-근감소성 비만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제시되고 있는데 이에 해당하는 경우 폐기능 이상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됐다.

나이 들수록 골량과 근육량은 줄고 체지방량은 늘면서 체성분에 유해한 변화가 일어난다. 이에 강북삼성병원 재활의학과 박철현 교수, 임한솔 전공의 연구팀은 2012~2018년 사이 강북삼성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50세 이상 성인 28623명을 대상으로 체성분 변화에 따라 ▲ 정상적인 신체(골감소증, 근감소증, 비만 없음) ▲1가지 유해조건 보유 ▲2가지 유해조건 보유 ▲3가지 유해조건 보유그룹으로 나눠 폐쇄성 폐기능 이상 위험도를 분석했다.

분석결과 정상적인 신체그룹에 비해 ▲1가지 유해조건을 보유한 그룹에서 폐쇄성 폐기능 이상 위험도가 36% 증가했으며 ▲2가지 유해조건을 보유한 그룹에서는 47% ▲3가지 유해조건을 보유한 그룹에서는 6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더 많은 유해한 체성분 요소들을 갖고 있을수록 노력성 폐활량(FVC)과 1초간 노력성 호기량(FEV1)이 감소하고 폐쇄성 폐기능 이상의 발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강북삼성병원 재활의학과 박철현 교수는 “노년기 골다공증 예방과 근육량 유지, 체중관리를 위한 노력은 폐기능 약화, 특히 폐쇄성 폐기능 이상의 발생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근감소증은 질병…내과질환, 치매, 암 등과도 연관 깊어

근감소증은 단순히 근육량이 감소하는 상태가 아니다. 노화가 진행되면서 근육량의 감소뿐 아니라 이에 따른 근력저하 또는 신체운동능력의 저하가 특징인 질병이다. 세계보건기구는 2016년 국제질병통계분류 제10차 개정판에 근감소증을 병명코드(M62.84)로 정식 등재했고 우리나라에서도 2021년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8차 개정안에 진단코드를 포함, 질병으로 간주하고 있다.

근감소증을 적극 예방·관리해야 하는 이유는 비단 폐기능 저하 때문만이 아니다. 근육과 함께 근력이 줄기 때문에 보행장애와 어지럼증, 피로감을 유발, 낙상과 골절위험을 높이고 당뇨병, 만성콩팥병 같은 내과질환, 치매와 같은 뇌신경계질환, 암 등과도 연관이 깊다고 보고됐다.

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소윤수 교수는 “대표적으로 당뇨병의 경우 피에 혈당이 높아져 미세혈관에 혈이 잘 지나가지 못하기 때문에 말초 쪽의 근육이나 신경에 제대로 영양공급이 되지 않아 근육생성이 힘들어지고 관절염은 통증 때문에 잘 움직이지 않아 근감소증 유병률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만일 이전보다 보행속도가 느려지거나 물건을 드는 것, 식사, 목욕, 청소 같은 평소 하던 일상생활이 부쩍 힘들어지면 근감소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이때 일차적으로 자가테스트도 가능하다. 종아리 둘레를 측정했을 때 남성은 34cm, 여성은 33cm 미만일 경우 또는 근감소증 자가진단설문지(SARC-F, 하단 참고) 4점 이상이면 병원을 방문해 검사받아보는 것이 좋다. 병원에서는 골격근의 양, 악력과 신체 운동기능 측정을 통해 근육의 양과질을 모두 평가한 후 근감소증을 최종 진단한다.

근감소증을 예방·치료하는 최선의 방법은 근력강화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장일영 교수는 “아직 근감소증 치료제는 없기 때문에 현재로선 신체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 가벼운 체조, 걷기 등의 운동을 꾸준히 하고 단백질 섭취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소윤수 교수는 “유산소운동, 근력운동, 유연성운동(스트레칭) 등 다양한 형태의 운동을 조합해서 하면 좋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최소 3개월 이상 꾸준히 해야 근력증가나 근비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보고된 바에 따르면 근손실 방지를 위한 일일 단백질 섭취량은 하루 최소 kg당 1.2~1.4g, 근성장을 위해서는 kg당 1.6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 단 인체가 근육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단백질 양에는 한계가 있어 한번에 섭취하기보다는 적당량을 하루 세 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다.

소고기는 단백질이 풍부하지만 치아와 소화능력이 약해 섭취가 부담스러운 경우 검정콩을 추천한다. 꼭 검정콩이 아니더라도 모든 콩에는 단백질이 풍부하며 함량 또한 종류별로 큰 차이는 없어 기호에 따라 섭취하면 된다.

※ 근감소증 자가진단설문지(SARC-F) 

점수 합계가 4점 이상이면 병원에서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