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있는데…심근경색 조기증상 인지율 40%대 그쳐
골든타임 있는데…심근경색 조기증상 인지율 40%대 그쳐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9.20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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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청, 전국 심근경색 조기증상 인지율 조사결과 발표
적어도 12시간 내 치료받아야…4가지 조기증상 꼭 기억
전국 심근경색증 조기증상 인지율이 2019년 50%대까지 상승한 이후 40%대로 떨어져 하락세가 유지되고 있다(그래프=질병관리청).

심근경색 조기증상 인지율이 2020년부터 하락세에 접어든 후 좀처럼 상승하지 못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9월 한 달 동안 진행되는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를 위한 레드서클 캠페인’의 일환으로 지자체별 심근경색증 조기증상 인지율을 조사한 결과 전국 심근경색증 조기증상 인지율은 2022년 47.1%로 성인 2명 중 1명은 조기증상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2017년 46.5%로 처음 집계된 후 2019년에는 56.9%까지 올랐으나 2020년부터 인지도가 하락해 상승하지 못하고 있다. 질병청은 코로나19 유행에 따라 심뇌혈관질환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진 것을 그 원인으로 지목했다.

심뇌혈관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꼽는 주요 사망원인질환이다. 그중에서도 심근경색증은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여러 이유로 갑자기 막히면서 심정지를 일으킬 수 있어 매우 치명적이다. 조기증상을 인지하고 신속히 대처해야 하는 이유이다.

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 증상이 발생해도 막상 심근경색증 신호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고 고령자는 대처능력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번 질병청 조사에서도 연령별 심근경색 조기증상 인지율은 60대까지 높았으나 70대 이후부터는 급격히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심근경색의 대표적인 조기증상은 가슴이 죄는 듯한 통증이다. 단 협심증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심장내과 김광실 교수는 “관상동맥 협착(여러 가지 이유로 좁아지거나 갑자기 수축하는 것)이 만성으로 진행되면 협심증, 급성이면 심근경색으로 구분한다”며 “협심증은 우리가 어떤 활동을 할 때 주로 증상이 나타나지만 심근경색은 쉴 때도 극심한 통증이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심근경색은 안정 시에도 극심한 가슴통증이 지속되며 이때 어지럼증, 식은땀, 방사통(팔, 어깨 등으로 통증이 뻗치는 느낌)이 동반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구체적으로 협심증은 ▲빨리 걷거나 뛰고 ▲계단이나 언덕을 오를 때 ▲스트레스를 받거나 정서적으로 불안할 때 ▲무거운 것을 드는 등의 활동을 할 때 증상이 발생한다. 심장근육이 이러한 상황에서 더 많은 산소와 혈액을 필요로 하기 때문. 가슴 정중앙이나 왼쪽에서 ‘쥐어짜는 것 같다’ ‘뻐근하다’ ‘쪼이는 것 같다’ ‘터질 것 같다’ 등의 느낌이 들며 이때 좌측 팔이나 목 턱 등으로 통증이 퍼져나가는 방사통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20~30%에서는 이러한 전형적 흉통 없이 속쓰림, 구역질, 복통 등의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심근경색은 협심증처럼 가슴통증이 발생하지만 쉬면 한결 나아지는 협심증과 달리 안정 시에도 증상이 지속된다.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박창범 교수는 “심한 가슴통증과 함께 어지럼증, 식은땀 등의 동반증상이 있거나 갑자기 팔, 어깨, 목 등 부위에 심한 통증 및 답답함이 20~30분간 지속되면 주저하지 말고 119에 전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심근경색은 관상동맥의 완전 폐색으로 심장근육이 죽는 병이기 때문에 빨리 응급처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급사할 수 있고 생존해도 심장근육이 영구적으로 손상된 채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박창범 교수는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심근경색은 가슴통증이 발생하고 2시간 이내 치료받는 것이 가장 예후가 좋다”며 “증상이 생기고 8시간 이내까지 치료받는 것도 예후가 나쁘지 않지만 12시간이 지나면 예후가 좋지 않고 24시간이 지나면 막힌 혈관을 뚫어도 심장기능 회복은 거의 되지 않는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협심증은 심하지 않다면 약물로도 치료 가능하다. 하지만 심근경색은 골든타임 안에 막힌 혈관을 다시 이전처럼 뚫는 보다 신속하고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크게 혈전용해제를 정맥에 주사해 혈관이 막히게 된 혈전을 녹이거나 물리적으로 혈관을 막고 있는 혈전을 제거 또는 강제로 뚫는 관상동맥중재술을 시행한다. 관상동맥중재술은 다리나 손목혈관을 통해 물망처럼 생긴 스텐트라는 금속물질을 삽입하는 치료법으로 현재 대부분의 병원에서 이 치료법을 적용하고 있다.

시술 후에도 안심은 금물이다. 스텐트가 우리 몸에 이물질로 작용해 혈전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 김광실 교수는 “따라서 이를 막는 항혈소판제제(스텐트가 혈전을 만들지 않도록 혈소판의 기능을 떨어뜨리는 약제)를 주치의에 안내에 따라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며 “혈압·혈당관리, 금연, 금주, 식습관 개선 등 생활관리 역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TIP. 질병청이 안내하는 심근경색증 조기증상

- 갑자기 가슴에 심한 통증이나 압박감 또는 짓누르는 느낌이 있다
- 갑자기 턱, 목, 또는 등 부위에 심한 통증이나 답답함이 있다
- 갑자기 숨이 많이 찬다
- 갑자기 팔 또는 어깨에 통증, 불편함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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