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우울증상담센터, 예산동결로 사업비마저 축소…대기시간은 폭증
난임·우울증상담센터, 예산동결로 사업비마저 축소…대기시간은 폭증
  • 한정선 기자 (fk0824@k-health.com)
  • 승인 2023.10.25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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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환자 60% 우울·고립감…예산·인력 지원 아끼지 말아야
강선우 의원(더불어민주당)

난임부부가 늘고 있는 데다 난임진단 후에는 우울·고립감이 커 충분한 정서적 지원이 필요하지만 정작 이 역할을 담당하는 난임·우울증상담센터는 예산이 동결된 채 운영돼온 것으로 밝혀졌다.

난임·우울증상담센터는 모자보건법 제11조의4에 근거해 2018년 6월 국립중앙의료원 산하에 중앙센터를 개소한 이후 지금까지 7개의 지역 권역센터가 운영 중이다. 센터는 난임부부에 대한 상담서비스부터 임산부상담, 산후우울증 등 임신 전주기에 걸친 정서적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선우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립중앙의료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6월 개소한 중앙센터를 비롯해 지역 권역센터들의 예산이 동결된 채 운영돼왔다. 중앙센터는 지난해까지 5억6700만원, 올해 900만원, 내년 1300만원으로 증액됐지만 권역센터들은 내년까지 2억3800만원으로 동결돼 운영될 예정이다.

더 큰 문제는 예산 동결로 인건비를 충당하고자 사업비를 줄이면서 대국민 홍보와 사업관리시스템 고도화 등 정작 필요한 부분에 대한 예산은 편성조차 못하고 있는 것. 실제 중앙 난임·우울증상담센터는 전체 예산 중 사업비 비중이 2020년 대비 2022년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상담센터 수요를 전혀 충족하지 못하는 것도 큰 문제이다. 올해 상담받기 위해 평균적으로 대기해야 하는 시간이 지난해보다 폭증한 것이다. 중앙은 평균 53.4일, 경북은 9.6일, 경기는 10일 등 지난해 대비 약 2배에서 3배 이상 대기시간이 늘어난 상황이다.

또 상담수요가 폭증하면서 월평균 상담사 1인에게 배정되는 인원 역시 전체 센터 평균 160건으로 하루 최소 6명 이상을 상담해야 하는 과중한 업무에 놓여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중앙센터는 권역센터 기술지원, 네트워크, 교육 및 훈련, 통계, 연구, 홍보프로그램 개발 및 배포, 시스템 운영, 상담서비스 등 거의 모든 사업을 운영하는 상황이지만 국가주도 운영기관의 타 중앙센터와 비교할 때 예산과 인력 측면에서 매우 열악한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그런데도 보건복지부의 최근 5년간 중앙 권역별 난임·우울증상담센터 예산에 따르면 코로나19 영향이 컸던 2021·2022년을 제외한 나머지 해에는 매번 기재부에서 예산이 삭감돼왔다.

강선우 의원은 “난임 진단을 받은 사람 중 60%는 고립 및 우울감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며 “아이를 간절히 원하는 분들께 임상적 시술을 넘어 충분한 정서적 지원도 함께 이뤄질 수 있도록 예산과 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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