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질환 ‘경동맥협착증’…6070 중심으로 증가세
침묵의 질환 ‘경동맥협착증’…6070 중심으로 증가세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10.30 10: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5년간 환자수 83% 늘어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주원인
뇌경색 예방 위해 치료·관리 필요
경동맥은 절반이나 좁아져도 아무런 증상이 없지만 방치하면 결국 뇌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이 있는 50세 이상의 성인 ▲뇌졸중 및 심혈관질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뇌졸중 및 심혈관질환을 치료 중인 환자는 고위험군으로 정기적으로 경동맥초음파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턱과 귀가 만나는 목 부근에 가만히 양손을 대보면 두근두근 박동이 느껴질 것이다. 이곳은 바로 ‘경동맥’이 지나는 자리. 경동맥은 뇌로 가는 혈액의 80%를 보내는 중요한 혈관인데 최근 고령층을 중심으로 이 혈관이 좁아지는 경동맥협착증의 증가세가 뚜렷해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경동맥협착증 진료환자는 2017년 6만8760명에서 2022년 12만5904명으로 83%나 늘었으며 60~70대가 66%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 강동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고준석 교수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과 같은 만성질환이 잘 관리되지 않은 결과가 60대부터 나타나기 때문”이라며 “만성질환을 잘 관리하지 않아 혈관손상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경동맥협착증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혈관이 손상되는 동안 아무런 증상이 없다는 것. 다행히 경동맥의 상태를 확인해볼 수 있는 경동맥초음파검사가 건강검진항목에 포함돼 있지만 딱히 불편한 증상이 없다 보니 굳이 받으려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정종원 교수는 “하지만 경동맥이 좁아진 상태를 방치하면 결국 혈관이 막혀 생기는 허혈성뇌졸중(뇌경색) 위험이 올라간다”며 “만성질환자와 흡연자 등 고위험군은 뇌경색 예방을 위해 정기적으로 검사 후 혈관이 좁아진 정도와 모양에 따라 반드시 알맞은 치료·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종원 교수는 “실제로 30~40% 정도 협착된 경우 처방 약을 잘 복용하면 뇌졸중 발생위험이 그리 높지 않지만 70~80% 정도로 매우 심한 경우 좁아진 부분의 모양에 따라 많게는 1년에 5~10% 정도까지 뇌졸중 발생위험이 증가한다고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기준 경동맥협착증환자수는 60~70대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그래프=강동경희대병원 제공)

협착 정도가 50% 미만인 경우 나쁜 콜레스테롤수치를 낮추는 스타틴계열의 약물을 복용한다. 좁아진 정도가 심하거나 혈관에 낀 기름기의 모양이 울퉁불퉁한 경우, 당뇨·고혈압 등 다른 동반 혈관위험인자를 가진 경우에는 아스피린 등 항혈소판제제를 사용해 혈전을 예방하는 약물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협착정도가 70~80% 정도로 심하게 좁아진 경우 스텐트삽입술 같은 시술이나 경동맥내막절제술 같은 수술을 고려한다.

고준석 교수는 “우리나라보다 경동맥협착증이 더욱 흔한 미국은 연간 10만명 정도의 환자가 수술이나 시술을 받고 있는데 아직 70% 이상이 경동맥내막절제술을 받고 있다”며 “어떤 치료를 받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건강검진센터 이선영 교수는 “40~50대는 체계적인 관리와 함께 자신의 건강상태에 따라 차별성 있는 검진이 필수적인 시기”라며 “특히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이 있는 경우 경동맥상태를 볼 수 있는 경동맥초음파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