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환자 1200만명 시대…‘침묵의 살인자’ 방치는 노(No)!
고혈압환자 1200만명 시대…‘침묵의 살인자’ 방치는 노(No)!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11.03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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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뇌혈관질환 등 전신에 여러 합병증 일으켜
나이, 기저질환 등 고려해 약물치료·생활관리
기온 내려갈수록 위험…외출 시 보온 신경써야
고혈압은 특별한 증상이 없지만 방치하면 몸에 여러 혈관들을 망가뜨려 심뇌혈관질환 등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성인 고혈압환자가 1200만명을 넘어섰다. 대한고혈압학회가 1998~202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와 2002~2021년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분석해 최근 발표한 ‘고혈압 팩트시트 2023’에 따르면 우리나라 20세 이상 성인의 28%, 30세 이상 성인의 33%가 고혈압에 해당, 약 1230만명이 고혈압환자로 추정된다.

다행스럽게도 치료율은 과거보다 많이 향상됐다는 분석이다. 이번 팩트시트에는 처음으로 심뇌혈관질환 발생위험이 높은 고위험 고혈압유병자들의 혈압 분포변화에 대한 내용이 담겼는데 1998년 고위험 고혈압환자 중 2.4%만이 수축기혈압 130mmHg 미만, 이완기혈압이 80mmHg 미만으로 혈압이 조절됐지만 2019~2021년에 이르러서는 이 수치가 28.6%로 크게 향상된 것이다.

하지만 아직 치료받지 않는 고위험 고혈압환자들도 많아 치료에 대한 경각심은 여전히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팩트시트 발간을 주도한 대한고혈압학회 고혈압역학연구회 김현창 회장(연세의대 예방의학 교수)은 “아직 고위험 고혈압환자 중에 수축기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혈압이 90mmHg 이상인 사람도 47.6%나 된다”며 “이는 적극적인 혈압조절이 필요한데도 고혈압치료제를 아예 복용하지 않거나 충분히 사용하지 않아 혈압이 높은 사람이 400만명 이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특별한 증상이 없는데도 고혈압을 꾸준히 치료해야 하는 이유는 방치하면 심뇌혈관질환은 물론 전신에 여러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김태오 교수는 “고혈압은 협심증, 심근경색증, 심부전증, 뇌졸중 등 우리가 심각하게 여기는 순환기질환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신장기능이 악화돼 만성신부전증을 초래할 수 있고 눈의 망막에도 출혈을 일으켜 시력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23 고혈압 팩트시트에 실린 심뇌혈관 고위험 고혈압 유병자의 혈압조절 변화 현황에 따르면 수축기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혈압이 90mmHg 이상인 사람은 47.6%로 치료에 소홀한 고혈압환자가 아직 많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고혈압 치료의 목표는 혈압을 조절해 심뇌혈관질환을 예방하고 그로 인한 사망위험을 낮추는 것이다. 이미 심뇌혈관질환이 발생한 환자라면 혈압을 조절해 질환의 진행과 재발을 막음으로써 사망위험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치료는 크게 비약물요법과 약물요법으로 나뉜다. 비약물요법은 건강한 식사, 운동, 금연, 절주 등 기본적으로 뒷받침돼야 할 생활관리를 말한다. 이를 기본으로 고혈압환자의 연령, 기저질환, 고혈압 정도 등을 고려해 목표혈압을 정하고 알맞은 치료약제를 선택하게 된다.

김태오 교수는 “고혈압치료제는 워낙 종류가 다양하고 환자의 여러 가지 사항을 고려해 추천 약물과 용법을 선택하기 때문에 전문가와 꼭 상담이 필요하다”며 “목표혈압을 유지하려면 비약물요법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고혈압은 날씨가 쌀쌀해지면 더욱 조심해야 한다. 기온이 내려갈수록 우리 몸의 대사활동은 감소하는데 이때 혈관 역시 움츠러들기 쉬워서다. 주말 비가 오고 난 뒤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질 것으로 예보된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이해영 교수는 “특히 고혈압환자는 갑자기 찬바람에 노출되면 심혈관계 부담을 줄 수 있어 외출 시 보온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평소 가정혈압 측정을 통해 건강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가정혈압은 보통 아침 저녁 1회 측정이 권고된다. 아침에는 기상 후 1시간 이내, 소변을 본 후, 아침식사와 고혈압 약 복용 전 측정한다. 저녁에는 취침 전 앉은 자세에서 최소 1~2분 안정한 뒤 측정한다.

※ 참고

1) 고혈압 기준

2) 가정혈압 측정법

  - 검증된 자동혈압계를 사용한다.

  - 측정시간 및 방법

   [아침] 기상 후 1시간 이내, 소변을 본 후, 아침 식사 전, 고혈압약 복용 전

   [저녁] 잠자기 전, 앉은 자세에서 최소 1~2분 안정 후

   [이외] 측정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 측정빈도 : 측정당 2회 이상

  - 측정기간 : 처음 진단 시 적어도 1주일간, 치료결과 평가 시에는 가능한 오랜 기간 측정. 적어도 외래 방문 직전 5~7일간 측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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