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2030세대에겐 여전히 남 얘기…국가적 개입 필요
당뇨병, 2030세대에겐 여전히 남 얘기…국가적 개입 필요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11.08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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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당뇨병학회 설문조사결과, 60%는 자기혈당수치 몰라
“건강검진항목에 당화혈색소 추가해 조기발견 적극 나서야”
2030세대 당뇨병 질환 심각성 인식율(*2030 응답자 344명 기준, 단위 %)

우리나라 당뇨병환자가 6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20~30대 당뇨병환자의 증가세가 심상찮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30대 당뇨병환자는 12만1568명으로 4년 전보다 25.5% 늘었다(‘16년 9만6891명). 특히 같은 기간 20대 유병률은 약 47% 늘어 심각한 증가세를 보였다(‘16년 2만3798명→‘20년 3만 5005명). 20대보다 높은 증가율을 보인 연령대는 80대 이상이 유일했다(52.5% 증가).

더 큰 문제는 당뇨병 심각성 인지율에 비해 2030세대의 당뇨병 진단기준 인지율과 관리수칙 실천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대한당뇨병학회가 세계 당뇨병의 날을 앞두고 노보 노디스크와 공동으로 실시한 ‘당뇨병 인식조사’ 결과(우리나라 20세 이상 성인 1000명 대상)에 따르면 2030세대 응답자의 89.5%는 당뇨병을 ‘심각한 질환’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이는 지난해(82.8%)보다 상승한 수치다.

특히 당뇨병 비진단자(325명) 2명 중 1명은 자신이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했으며(20대 55.6%, 30대 43.6%), 고혈압이나 당뇨병에 대해 걱정해본 비율도 66.7%로 나타났다(20대 68.5%, 30대 65.0%).

(2022년과 2023년의 2030세대 당뇨병전단계 및 핵심 진단기준 인지정도(*2030세대 응답자: 2023년 344명, 2022년 353명, 단위 %)

하지만 당뇨병 진단기준에 대한 인식과 관리수칙 실천율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당화혈색소 인지율(26.5%)과 자신의 공복혈당, 식후혈당수치를 아는 사람의 비율(40.1%)은 지난해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다(2022년 당화혈색소 인지율 24.7%, 공복혈당수치 인지율 40.8%). 당뇨병 관리수칙 중 적정체중 유지와 규칙적 식사는 10명 중 3명꼴(각각 36.7%, 39.7%)로, 규칙적 운동은 10명 중 2명꼴(19.9%)로 실천하고 있어 지난해 대비 큰 진전을 보이지 않았다.

더불어 2030세대 당뇨병 비진단자 중 당뇨병을 ‘심각한 질환’이라고 인식한 사람조차 자신의 공복혈당이나 식후혈당수치를 아는 사람은 10명 중 4명에 그쳤다(42.5%, 308명 중 130명). 당화혈색소 인지율은 이보다 더 낮게 나타나(27.9%, 308명 중 85명) 당뇨병 유병률의 급증세와 질환 심각성 인지율 향상에도 아직 2030세대의 당뇨병 경계심은 낮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2030세대 당뇨병 심각성 인지에 따른 핵심 진단기준 인지 정도(*2030세대 응답자 중 당뇨병 심각한 질환 인식자 308명 기준, 단위 %) <br>
2030세대 당뇨병 심각성 인지에 따른 핵심 진단기준 인지 정도(*2030세대 응답자 중 당뇨병 심각한 질환 인식자 308명 기준, 단위 %) 

당뇨병은 질병부담 1위 질환으로 고혈압, 신장질환, 심근경색증, 뇌졸중 등 전신에 여러 합병증을 일으켜 조기진단해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특히 2030세대의 당뇨병은 인슐린저항성과 함께 췌장의 베타세포기능이 빠르게 악화한다. 따라서 늦은 나이에 발병하는 당뇨병에 비해 이른 나이에 미세혈관합병증과 대혈관합병증 등이 발생할 수 있고 조기 사망위험 역시 증가한다. 개인의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수치를 잘 알아두고 관리수칙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대한당뇨병학회 원규장 이사장은 “다만 2030세대는 질병위험도가 낮을 것으로 생각해 당뇨병을 간과하기 쉬운 연령대로 숨어 있는 당뇨병환자와 당뇨병 고위험군을 발견하려면 국가적 개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당화혈색소’를 추가하고 남녀 모두 35세부터 당뇨병 선별검사를 받는 방안을 제안했다.

당화혈색소는 포도당과 적혈구혈색소인 헤모글로빈이 결합된 수치이다. 측정 당시 포도당농도만 알 수 있는 일반 혈당검사와 달리 지난 2~3개월간의 평균 혈당수치를 확인할 수 있어 당뇨병 진단 및 관리의 핵심지표로 꼽힌다. 하지만 현 국가건강검진에서는 당화혈색소검사 없이 공복혈당검사만으로 당뇨병을 진단한다. 이에 학회는 건강검진항목에 당화혈색소를 추가해 당뇨병환자와 고위험군을 적극 발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편 이번 인식조사는 젊은 당뇨병환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이들 세대가 당뇨병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진행됐다. 10월 23일부터 30일까지 온라인 조사를 통해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신뢰수준 95%에서 ±3.1%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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