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는 숨는 데 전문가…침실 ‘구석구석’ 확인하세요
빈대는 숨는 데 전문가…침실 ‘구석구석’ 확인하세요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11.10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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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후 가방, 옷 등도 철저히 소독해야
빈대는 야간에 수면 중인 사람을 흡혈하기 때문에 침대 등 사람이 자는 위치와 가까운 곳에 주로 서식한다(사진=질병청 빈대정보집 개정판).
빈대는 야간에 수면 중인 사람을 흡혈하기 때문에 침대 등 사람이 자는 위치와 가까운 곳에 주로 서식한다(사진=질병청 빈대정보집 개정판).

때아닌 빈대 출몰로 세계 여러 나라가 몸살을 앓고 있다. 빈대는 우리가 자는 동안 피를 빨아먹는 작고 납작한 기생 곤충. 개발도상국 문제로 여겨져 왔지만 최근에는 미국, 캐나다, 영국 및 기타 유럽 일부 지역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최근 전국 곳곳에서 빈대출몰 신고가 급증하고 있어 공포감이 커진 상황이다. 질병청은 급격히 확산될 가능성은 낮지만 해외여행 증가로 확산 가능성이 존재하는 만큼 일상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질병청이 발간한 빈대정보집 개정판을 참고해 빈대와 관련한 주요 궁금증을 풀어봤다.

■청결한 곳은 안전하다?(X)

빈대는 5성급 호텔과 리조트에서도 발견돼 생활조건이 청결하다고 해서 안심해선 안 된다. 최고의 서식지는 따뜻한 침실이다. 빈대는 실내 서식성곤충으로 따뜻한 실내환경에서 왕성하게 서식하기 때문이다. 

을지대학교 보건환경안전학과 양영철 교수는 “빈대는 침대 주변에 서식하고 있다가 밤보다는 이른 새벽녘에 사람의 피를 빨아먹고 다시 서식처에 숨어 살기 때문에 ‘베드버그’라고도 한다”며 “특히 날씨가 추워지면서 가정에서 난방을 시작해 실내온도가 20도 이상 유지되면서 빈대가 서식하기 가장 좋은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빈대는 버스나 기차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대중교통수단 이용을 피할 필요는 없다. 여행객의 수하물을 통해 빈대가 옮겨질 수 있으나 그 자체가 빈대의 주요 서식지는 아니기 때문이다.

빈대에 물린 후 증상. 모기에 물렸을 때처럼 붉게 부풀어오르고 가려울 수 있다(사진=질병청 빈대정보집 개정판).

■빈대에 물리면 무조건 증상 나타난다?(X)

빈대에 물린 후의 반응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증상이 없는 것부터 작은 물린 자국, 심각한 알레르기반응까지 매우 다양하다. 물린 자국 또한 최대 14일이 지나서야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매트리스와 시트의 접힌 부분에 있는 빈대 ▲붉은색의 핏자국과 검붉은 배설물 ▲노린재와 비슷한 노릿한 냄새 등 빈대 출몰에 대한 다른 단서를 알아두는 것이 좋다.

■물린 모양은 모기와 비슷하다?(O)

모기에 물린 것처럼 빨갛게 부어오르고 가려울 수 있다. 때문에 수면을 방해하기도 하며 많이 긁으면 피부염증과 2차 피부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빈대에 물렸을 때는 긁지 말고 먼저 물린 부위를 흐르는 물과 비누로 씻는 것이 중요하다.

노원을지대병원 피부과 최재은 교수는 “빈대 물림은 보통 옷이나 이불로 감싸지 않은 팔다리, 발, 얼굴, 목 등에 떼지어서 또는 선상의 다발성 병변으로 나타난다”며 “빈대가 많은 양을 흡혈하면 빈혈과 고열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빈대에 물리면 꼭 치료해야 한다?(△)

빈대물림 자체가 심각한 건강 위협을 초래하는 것은 아니다. 증상이나 잠복기 또한 사람마다 달라 전문가와 상의 후 안내에 따르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물린 부위를 치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해당 부위를 긁지 말고 2차 감염 예방을 위해 코르티코스테로이드가 함유된 크림, 경구용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는 것이다.

■빈대에 물릴 위험 높은 사람 따로 있다?(O)

빈대가 발생한 지역을 방문한 모든 사람이 빈대에 물릴 수 있다. 특히 자주 여행하고 이전에 다른 사람들이 잤던 주거공간과 침실을 공유하는 사람은 빈대에 물리거나 가방 등에 의해 빈대를 퍼뜨릴 위험이 높다.

빈대는 숨는 데 전문가로 작은 공간에도 쉽게 숨을 수 있으며 피를 먹지 않고도 오래 살 수 있다. 따라서 사람들이 여행할 때 짐이나 가방에 숨어 이곳저곳으로 옮겨질 수 있다. 특히 여행용 가방, 옷, 침구, 가구 등 숨을 수 있는 곳의 이음새와 접힌 부분을 통해 이동하기 때문에 빈대 출몰이 의심되면 작은 곳까지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 

빈대를 예방하려면 침실환경 관리는 물론 여행 후 가방 보관과 옷 세탁 등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빈대 발견했을 때의 대처법은?

빈대 출몰이 의심되면 주요 서식지 등을 중심으로 방제를 실시해야 한다. 빈대를 발견한 곳은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이고 스팀기를 표면에 밀착해 구석구석 분사한다. 스팀기가 없다면 드라이기를 사용한다. 이때 빈대가 날리지 않게 약하고 뜨거운 바람으로 분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염된 옷과 침대커버 등은 건조기나 다림질을 이용해 열처리한다. 양영철 교수는 “특히 빈대는 이미 살충제에 대한 저항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가정용 살충제로는 잘 죽지 않는다”며 “침대보나 옷 등 빈대의 서식이 확인된 세탁물은 70도 이상의 뜨거운 물로 세탁하거나 건조기의 뜨거운 열풍을 두 시간 이상 쬐어주면 박멸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해외여행 다녀온 후 대처법은?

해외여행지에서 빈대에 물렸거나 노출됐다면 귀국 전 여행 짐은 되도록 지퍼백에 밀봉하고 짐을 풀 때는 빈대가 있는지 꼼꼼히 살핀다. 여행 때 입었던 옷은 세탁한 후 반드시 고온의 건조기와 다림질을 이용해 열처리한다. 여행용 가방은 틈새를 청소기로 빨아들인 다음 스팀기를 분사한 뒤 침실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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