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환자들과 가족들이 모두 웃는 그날까지”
“당뇨병환자들과 가족들이 모두 웃는 그날까지”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11.1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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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세계 당뇨병의 날 기념식’ 성료
대한내분비학회 김대중 보험이사(아주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가 본격적인 행사 시작에 앞서 세계 당뇨병의 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당뇨병환자가 세대를 불문하고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당뇨병에 관심있는 모든 사람이 한자리에 모여 당뇨병 극복과 인식 개선에 한목소리를 냈다.

세계 당뇨병의 날(11월 14일)을 앞두고 오늘(12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는 ‘2023 세계당뇨병의 날 기념식’이 개최됐다. 세계 당뇨병의 날은 인슐린을 발견한 벤팅의 생일인 11월 14일을 기념해 1991년 UN과 WHO에서 제정한 날로 우리나라에서는 2005년부터 한국소아당뇨인협회와 대한당뇨병연합을 비롯한 당뇨병 유관기관이 함께 기념식을 개최해왔다. 올해 주제는 ‘내일을 지키기 위한 교육’. 당뇨병 관리에서 주기적인 교육만큼 중요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

박호영 이사장은 빅토르 위고의 말을 인용하면서 당뇨병 극복을 위해 우리 모두 힘을 모으면 지금보다 훨씬 밝은 미래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대회장인 한국소아당뇨인협회 박호영 이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빅토르 위고가 ‘램프를 만든 것은 어둠이었고 나침반을 만들어낸 것은 안개였고 탐험을 하게 만든 것은 배고픔이었다’고 말한 것처럼 한국소아당뇨인협회와 대한당뇨병연합 역시 당뇨병을 극복하기 위한 절박한 심정에서 창립해 이만큼 성장해왔다”며 “우리 모두 당뇨병에 관심을 갖고 힘을 모은다면 당뇨병환자들이 살아갈 미래는 분명 지금보다 더 웃을 수 있는 세상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박철영 이사장은 비만과 당뇨병은 떼려야 뗄 수 없음을 강조하면서 당뇨병 유관기관의 노력에 대한비만학회도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를 공동주관한 대한비만학회 박철영 이사장은 “소아당뇨환자의 증가는 소아비만 증가와도 무관하지 않다”며 “당뇨관리의 근간은 비만 예방·관리인 만큼 대한비만학회 역시 당뇨병 인식 개선과 사회적 관심을 높이는 일에 열심히 동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총 2부로 진행됐다. 1부 ‘세계당뇨병의 날 기념식’에서는 그간 현장에서 당뇨병을 위해 힘써온 유공자들에 대한 시상식이 진행됐다. 수상자들은 서로의 노고를 격려하면서 앞으로도 각자의 위치에서 당뇨병환자들을 위해 힘쓰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장하연 가야금연주자는 아모르파티를 가야금연주로 선봬 현장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당뇨병환자와 가족들의 몸과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는 시간도 마련됐다. 장하연 가야금연주자는 대중들이 잘 아는 아모르파티를 멋진 가야금연주로 선봬 흥을 돋웠으며 게임개발기업 레다게임즈는 소아당뇨 인식 개선을 위해 개발중인 ‘마이 스윗 다이어리(My Sweet Diary)’를 소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레다게임즈 윤진하 대표는 “소아당뇨환자가 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인식은 아직 많이 부족해 아이들이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직접 소아당뇨환자가 돼 게임을 하면서 당뇨에 대해 친구들과 즐겁게 알아가는 게임을 개발하게 됐다”고 전했다. 마이 스윗 다이어리의 최종 산물은 12월에 공개될 예정이다.

은빛실버당뇨병아카데미 수료자들은 직접 만든 트로트 저리비켜라를 선보이며 희망과 용기를 선사했다.

은빛실버당뇨병아카데미를 수료한 중년 당뇨병환자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담아 만든 트로트 ‘저리비켜라’를 공개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들은 당뇨병은 절대 감출 병이 아니며 열심히 관리하면 나이 들어서도 활기차게 살아갈 수 있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하며 현장에 참석한 소아당뇨환자들과 가족들에게 희망을 선사했다. 

당뇨병환아와 청소년들을 위한 ‘푸른빛 희망장학금 전달식’도 빛을 발했다. 한국소아당뇨인협회는 당뇨병 극복과 미래의 꿈을 응원하고자 국내 유일의 당뇨병 장학제도인 푸른빛 희망장학금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유치원에 다니는 소아당뇨 아이들까지 지원대상을 확대해 더욱 의미를 더했다.

푸른빛 희망장학금제도를 통해 장학금을 지원받은 소아청소년들이 장학증서를 전달받은 후 한자리에 모여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한국소아당뇨인협회 김광훈 회장은 “푸른빛 희망장학금제도는 정부나 기관에서 시행하는 장학제도와는 달리 성적과 소득에 제한 없이 모든 종류의 당뇨병에 지원하는 국내 유일의 장학제도”라며 많은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2부는 당뇨병 학술제로 결실을 맺었다. 학술제는 평생을 당뇨병환자를 위해 진료와 연구를 이어온 당뇨병 전문가들의 업적을 기리는 한편 당뇨병환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전달하는 자리로 올해 벌써 13회를 맞이했다.

한국소아인당뇨인협회 이홍규 명예이사장의 사회로 시작된 학술제는 총 세 가지 주제 세션으로 진행됐다.

첫 세션의 문을 연 황진순 아주의대 소아청소년과 교수(전 대한소아내분비학회장)는 ‘소아청소년 당뇨병을 진료하는 한국 소아청소년과 의사의 현실’을 주제로 소아내분비 전문의 공백의 심각성을 토로했다.

황진순 교수는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부족으로 소아내분비내과 전문의 공백 또한 심히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황진순 교수는 “서울 소재 3개 병원을 제외한 모든 병원의 소아청소년과가 전공의 결원으로 업무 부담이 증가된 상황”이라며 “이 상태가 지속되면 소아청소년 당뇨환자들이 빨리 병원에 와도 정작 이들을 돌봐줄 소아내분비내과 전문의가 한 명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저출산 등 사회적변화도 영향을 줬지만 낮은 의료보험수가 등 소아청소년과 기피의 근본 원인에 집중해 관련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소아당뇨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의 목소리는 현장을 숙연케 했다. 경남에서 올라왔다는 한 환아의 학부모는 눈시울을 붉히면서 “소아당뇨를 앓는 아이들은 갑자기 쓰러지는 응급상황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데 지방이라 병원이 많지 않아 주머니에 꼭 사탕을 몇 개 넣어서 보낸다”며 “지방에도 아이들이 마음 놓고 갈 수 있는 병원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또 이 어머니는 학교가 멀어서 응급상황을 대비해 좀 더 가까운 곳에 통학하고자 진단서와 함께 신청서를 냈는데 교육부에서는 검토하겠다고만 했다면서 여전히 시원한 답변을 못 얻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한국소아당뇨인협회 이홍규 명예이사장은 깊이 공감을 표하면서 우리가 직접 해결할 수 없는 정책적 부분이라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결국 환자들의 목소리가 닿아 정부 차원에서 행동에 나서야 한다”며 “한국소아당뇨인협회처럼 환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단체들의 역할이 큰 이유”라고 첨언했다.

구민정 간호사는 서울대병원의 당뇨병교육프로그램을 소개하면서 전문가에 의한 지속적인 교육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당뇨병관리에서 빠질 수 없는 교육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두 번째 세션의 문을 연 구민정 병원당뇨병교육간호사협회장(서울대병원 간호사)은 대한민국 최초 소아청소년당뇨병전문간호사로서 ‘당뇨병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를 주제로 발표했다.

구민정 간호사는 “당뇨병 자기관리교육(DSME)은 당화혈색소수치와 합병증위험 감소 등 다수의 연구를 통해 긍정적인 효과가 뚜렷하게 보고됐다”며 “단 교육효과는 시간이 갈수록 줄어 전문가의 지속적인 추가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민정 간호사는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당뇨병교실에서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소개하면서 “현재 당뇨병 교육 패러다임은 환자를 위한 교육에서 환자와 함께하는 교육, 최근에는 환자가 직접 참여하는 교육으로 바뀌었다”며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환자 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소아청소년 당뇨병 전문교육자 양성과 당뇨병 교육비 현실화 등 정책적 제안도 아끼지 않았다.

배소현 대표원장은 인공망막의 개발과 전망에 대해 발표하는 한편, 당뇨망막병증의 조기치료와 주기검진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마지막 세션은 배소현 서울퍼시픽안과의원 대표원장이 ‘인공망막의 개발’을 주제로 발표했다.

배소현 대표원장은 당뇨망막병증 등 당뇨합병증으로 망막에 문제가 생긴 환자들을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는 만큼 인공망막 등 망막질환에서 새롭게 시도되고 있는 치료법들에 대해 소개했다. 인공망막은 손상된 망막신경절세포를 회복시켜 시력을 되찾게 하는 시각보철물이다.

배소현 대표원장은 인공망막연구는 오래전부터 진행돼왔지만 여러 기술적인 한계로 아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전하면서도 “인공망막이 망막질환 환자들에게 희망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는 만큼 기술적인 한계점을 극복해 보다 안전하게 의료현장에 도입될 수 있는 밝은 앞날이 꼭 올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그는 당뇨망막병증의 조기치료와 주기검진에 대한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배소현 대표원장은 “당뇨망막병증은 수술이 가능한 질환이지만 증상을 방치해 이미 심해진 상태에서 수술하는 것과 꾸준한 치료를 통해 증상을 조절해온 상태에서 수술하는 것의 결과는 천지차이”라며 “당뇨망막병증 진단 후에는 자신의 상태에 알맞은 치료를 꾸준히 받고 주기검진을 통해 문제가 심해지지 않게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세계 당뇨병의 날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친 한국소아당뇨인협회는 11월 13일부터 20일까지 미국의 뉴욕·워싱턴·필라델피아를 방문, 미국 당뇨병 친구들과 함께하는 해외연수를 진행하는 등 당뇨병환자를 위한 여정을 바삐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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