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양각색(各樣各色) 독감 바이러스, 백신접종이 유일한 예방책
각양각색(各樣各色) 독감 바이러스, 백신접종이 유일한 예방책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3.11.22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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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에 한번 걸렸더라도 2가지 이상의 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이 높은 만큼 백신을 통한 예방이 필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독감에 한 번 걸렸더라도 2가지 이상의 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이 높은 만큼 백신접종이 필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독감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공개한 45주차(11월 5~11일)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 소식지에 따르면 독감 의사환자(의심환자)분율은 외래환자 1000명당 32.1명을 기록했다. 일주일 전(44주차·10월 29일~11월 4일) 39명보다는 줄었다. 하지만 이번 2023~2024절기 독감 유행기준(6.5명)보다는 4.9배 높은 수준이다.

특히 소아청소년에 이어 성인에서도 증가세를 보인다. 독감은 통상 매년 11~4월에 유행하지만 이번 독감은 1년 넘게 유행주의보가 해제되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또 독감에 한 번 걸렸더라도 2가지 이상의 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이 높다. 시기에 따라 유행 바이러스가 변화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올해 한 번 독감에 걸렸더라도 독감에 포함된 다른 유형의 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백신접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항체형성시기 고려해 11월 전에 접종 완료해야 

올해 세계보건기구(WHO)가 예방 권장한 독감 유행 바이러스 유형은 ▲A형 2종(H1N1, H3N2) ▲B형 2종(야마가타, 빅토리아) 등이다.

현재 국내에 가장 유행하고 있는 유형은 A(H1N1)형이다. 전체 검출 독감 바이러스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또 A(H3N2)형은 약 15.7%, B형은 약 1.4%로 보고되고 있다.

세부적으로 지난해 겨울부터 올 상반기까지는 주로 A(H3N2)유형이 유행했다. 반면 여름에 접어들면서 A(H3N2)형, A(H1N1)형, B형은 호전세를 보이다가 하반기 들어서는 A(H1N1) 유형이 강세를 띠고 있다.

독감은 유행이 시작되면 2~3주 이내 인구의 10~20%가 감염될 정도로 전염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독감에 걸리면 1~4일 후에 발열, 근육통, 인후통, 콧물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증상이 생긴 후 성인은 5~7일, 소아는 10일 이상 주변에 바이러스를 전파시킬 수 있다.

WHO에서는 독감예방을 위해 예방접종을 권장한다. 독감 예방접종은 유행주와 백신주가 일치하는 경우 당뇨병, 심장, 폐질환 등 만성질환자의 독감 및 폐렴으로 인한 입원과 사망을 43~56% 예방한다.

단 독감백신 접종 후 항체생성까지 약 2주가 걸리기 때문에 11월에 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좋다. 독감 예방접종 시 면역효과는 평균 6개월 가량 지속되는 만큼 지금 접종하면 내년 봄까지 4가백신에 포함된 4가지 유형의 바이러스 감염에 모두 대비할 수 있다.

독감 유행시기에는 2가지 이상의 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이 높은데 한 가지 독감 바이러스 유형에 감염됐다고 해서 다른 바이러스 유형에 대한 면역력이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백신접종을 통해 WHO에서 권장하는 4가지 유형의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 확보가 필요하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진 교수는 “독감 유행이 전례 없이 장기화되면서 유행 바이러스 양상이 변할 수 있고 2가지 이상의 독감 바이러스에 재감염될 우려도 있다”며 “독감에 한 번 걸렸다 하더라도 백신에 포함된 다른 유형의 바이러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백신접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고위험군 ‘만성질환자’, 예방접종으로 합병증 예방해야

특히 주의해야 하는 고위험군이 있다. 바로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다.

일반적으로 만성질환유병률은 40대부터 급격히 증가한다. 국내 만성질환자 유병자가 매년 증가함에 따라 독감 고위험군 역시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12대 만성질환 진료인원은 5년 새 15.4% 증가, 특히 당뇨병환자는 21.8%, 심장질환자는 18.9% 증가했다.

만성질환자는 연령과 관계없이 독감 고위험군이다. 기저질환의 급성악화로 인한 중증합병증, 입원 및 사망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의 2013~2018 독감 질병부담 분석자료에 따르면 심혈관계 및 호흡기계질환 과거력이 있는 환자일수록 독감으로 인한 사망위험이 높았다.

또 독감은 만성질환자의 입원 위험도 증가시킨다. 미국 CDC에 따르면 최근 독감으로 입원한 사람 10명 중 9명은 하나 이상의 기저질환을 갖고 있었고 독감으로 입원한 성인의 약 30%가 당뇨병을 앓고 있었다.

특히 독감은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지속 보고되고 있다.

2018년 독감과 급성심근경색 간 연관성 평가연구에 따르면 독감 감염 시 일주일 이내에 급성심근경색이 발생할 위험이 6배 더 높았다. 연구진에 따르면 독감이 심장조직을 포함한 체내 염증반응을 유발해 급성심근경색과 뇌졸중을 일으키는 혈액응고위험률이 증가한다.

반면 최근 심근경색으로 심장조영술을 받거나 입원한 환자만을 대상으로 한 독감백신 박씨그리프테트라의 무작위배정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심근경색 또는 고위험 관상동맥질환환자에서 독감백신 접종 시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및 심근경색증 또는 스텐트혈전증의 복합위험이 28% 감소했고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위험과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위험이 각각 41% 감소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국가 출하승인 독감백신은 박씨그리프테트라 등 총 9개 사 11종이다.

박씨그리프테트라는 독감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에 포함돼 있으며 4가 독감백신 중 유일하게 영유아, 심혈관질환자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합병증 감소 효능을 확인했다. 박씨그리프테트라 등 독감백신은 의료진의 판단하에 접종 당일 중등도 및 중증의 열성질환이나 급성질환이 없다면 접종이 가능하다.

이진 교수는 “특히 만성질환자의 경우에는 중증화 및 합병증 위험도가 높지만 국가 예방접종지원 사업대상이 아닌 경우 예방접종률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며 “백신접종은 독감뿐 아니라 독감으로 인해 초래될 수 있는 심각한 합병증 위험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독감 유행은 봄까지 지속될 수 있으니 항체 형성기간을 고려해 되도록이면 빨리 백신접종을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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