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도 당황스러운 ‘섬망’…치매·정신질환과 달라
가족도 당황스러운 ‘섬망’…치매·정신질환과 달라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11.23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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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망은 입원환자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지만 원인을 교정하고 가족들의 노력이 뒷받침되면 예방은 물론 증상 호전도 가능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섬망은 일시적으로 뇌가 고장 나는 질환으로 입원환자에서 흔히 발생한다. 다른 뇌질환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다 보니 모르는 사람이 많지만 환자가 계속 늘고 있어 정확히 알아둘 필요가 있다(2017년 8267명→2022년 9969명).

입원환자의 10~15% 정도가 섬망을 겪는다. 병실처럼 익숙하지 않은 환경은 섬망의 직·간접적인 요인이기 때문. 특히 환경적 변화가 심한 중환자실의 경우 발생위험이 80%까지 올라간다고 알려졌다.

수술로 인한 스트레스와 약물(마약성진통제, 항불안제, 항콜린제, 항히스타민제 등)도 영향을 미친다. 치매, 암, 심혈관질환·간질환·신장질환 등 내과질환, 뇌졸중·외상성뇌손상 같은 중추신경계질환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고령도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 강동성심병원 신경과 박수현 교수는 “섬망이 노인에서 더 많은 이유는 뇌의 노화로 인해 아세틸콜린(의식이 깨어 있게 하는 신경전달물질)이 줄어들기 때문”이라며 “노인은 약물에도 민감해 일반의약품, 뇌 기능에 영향이 없는 약물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섬망의 주증상은 지남력(날짜, 장소, 사람에 대한 정확한 인식) 저하, 과다행동, 환각, 초조함, 떨림 등이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중선 교수는 “치매나 조현병 같은 정신질환으로 오인하기 쉽지만 섬망은 갑자기 증상이 나타나고 하루에도 증상변화가 심하다”며 “특히 원인을 치료하면 수일 내에 호전된다는 점에서 치매와 다르다”고 설명했다.

박수현 교수는 “단 일부 노인에서는 섬망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채 치매로 진행될 수 있다”며 “영구적 인지기능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어 섬망을 보이는 치매환자는 보다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친숙한 환경 조성 등 가족 노력 필요

섬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족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환자에게 최대한 친숙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좋다. 병실에 환자가 평소 자주 쓰는 물건이나 가족사진을 둬서 낯선 환경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해야 한다.

이중선 교수는 “규칙적인 수면도 중요해 밤에 충분히 잘 수 있도록 낮에는 최대한 몸을 움직이게 하고 낮잠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평소 착용하던 안경과 보청기는 꾸준히 사용하는 것이 좋다. 시력과 청력저하로 주변자극을 구별하지 못하면 불안감이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 안경과 보청기는 의사소통능력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지남력 유지를 위해 날짜와 요일 등을 수시로 알려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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