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가는 천포창 만성물집, 간단한 국소스테로이드 주사로도 호전
오래가는 천포창 만성물집, 간단한 국소스테로이드 주사로도 호전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11.28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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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세브란스병원 김종훈 교수 연구팀, 천포창 만성물집 메커니즘 및 국소치료법 효용성 밝혀
김종훈 강남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

꾸준히 치료해도 없어지지 않는 만성물집으로 고생하는 천포창환자들이 전신 스테로이드 치료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국내 의료진이 이러한 천포창환자에서 국소스테로이드 주사치료의 효과를 입증했기 때문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피부과 김종훈 교수 연구팀이 천포창의 만성물집 발생 메커니즘 및 국소치료법의 효용성을 밝혀냈다고 전했다.

천포창은 피부와 점막에 수포를 형성하는 만성 자가면역질환이다. 정상적으로 외부항원을 공격해야 할 항체들이 점막과 피부를 외부물질로 잘못 인식해 공격하면서 수포를 유발한다. 수포는 전신에 다수 발생하며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률이 80%에 이른다.

하지만 장기간 스테로이드 치료에 따른 부작용위험을 간과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천포창은 스테로이드 또는 자가면역질환에 사용하는 면역억제제인 리툭시맙으로 치료하는데 이 방법으로 전신치료를 시행했는데도 만성물집이 발생하는 경우 완전관해를 위해 전신 스테로이드 약물치료를 장기간 지속한다. 따라서 이에 따른 부작용으로 쿠싱증후군, 골다공증, 당뇨, 고혈압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만성 재발성 천포창에 국소스테로이드 주사치료를 하기 전과 후의 피부 병변 변화. 

연구팀은 이러한 만성 재발성 수포창환자의 피부 병변이 특정부위에 고정돼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물집을 발생시키는 특정구조가 피부 병변 내에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구조에 작용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를 시행했다. 또 국소 치료법으로도 이를 제거할 수 있는지 확인했다.

천포창환자에게서 치료가 되지 않는 만성물집을 조사한 결과 연구팀은 병변 근처에 3차 림프구 구조(TLS, Tertiary Lymphoid structure)가 존재함과 이들 구조 내에 자가 항원 특이 B세포와 CXCL13+CD4+T세포가 다수 존재함을 확인했다.

TLS는 건강한 조직에서는 형성되지 않으며 만성염증 또는 암이 있는 곳에서만 형성돼 면역력을 발휘하는 이른바 면역체 공장이다. 즉 자가면역질환에서의 TLS는 결과적으로 외부 항원이 아닌 정상세포를 공격하는 것. CXCL13+CD4+T세포는 케모카인 중 하나인 CXCL13을 발현하는 CD4+T세포를 말한다. 보조 T세포로도 불리는 CD4+T세포는 면역세포들의 다양한 면역반응을 돕는 세포이다.

더불어 연구팀은 18명의 환자에게 국소스테로이드 주사치료를 시행한 결과 만성병변이 호전되는 것을 확인했다.

김종훈 교수는 “오랫동안 낫지 않는 물집 병변으로 전신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아야 했던 천포창환자들에게 국소스테로이드주사 치료를 통해 질환을 완전관해시킬 수 있다는 새롭고도 간단한 치료 접근법을 제시한 연구”라며 “최근 암치료에서 면역항암제 예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3차 림프구 구조 형성에 관한 메커니즘을 이해함으로써 향후 종양 내 미세환경 연구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논문은 ‘임상 조사 저널(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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