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안 마셔도 간(肝) 챙겨야 하는 이유? ‘비알코올성지방간’ 증가세
술 안 마셔도 간(肝) 챙겨야 하는 이유? ‘비알코올성지방간’ 증가세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11.30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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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술을 안 마시더라도 식습관이 나쁘거나 비만, 당뇨병 등 대사질환을 갖고 있다면 비알코올성 지방간에 주의해야 한다. 혈액검사 또는 복부초음파검사결과를 주의깊게 살피고 진단 후에는 바로 관리를 시작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연말모임으로 음주량이 차츰 늘어날 시기. 평소 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간 건강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평소 술과 거리가 멀어도 서구식 식습관을 갖고 있거나 비만, 당뇨병 등 대사질환이 있다면 간 건강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이들은 비알코올성지방간 발생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지방간은 간 무게의 5% 이상이 지방으로 쌓인 경우로 ▲과음에 의한 알코올성지방간과 ▲비만, 당뇨병 등 대사질환에 의한 비알코올성지방간으로 나뉜다. 최근 심평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알코올성지방간환자는 2만3859명으로 지난 10년간 약 40% 감소한 반면 비알코올성지방간 진료환자는 2021년 40만5950명을 기록, 최근 5년간 약 43%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알코올성지방간은 인슐린 저항성을 부르는 대사장애의 영향이 크다.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손원 교수는 “인슐린 저항성은 한마디로 인슐린에 대한 반응이 감소한 상태인데 저항성이 높을수록 간에 중성지방이 점차 축적되면서 비알코올성지방간으로 악화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상태가 악화돼도 특별한 증상이 없다 보니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하지만 상처도 놔두면 덧이 나듯이 방치하면 간이 붓게 되면서 ▲피로감 ▲전신쇠약감 ▲식욕부진 ▲구역 ▲구토 ▲오른쪽 윗배 불편감 등을 경험하게 된다.

손원 교수는 “특히 지방간이 심해지면 간이 딱딱해지는 간섬유화를 거쳐 간경변증(간경화)으로 악화해 회복 불가능한 상태가 된다”며 “복부초음파검사에서 지방간이 확인되면 미루지 말고 바로 관리를 시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암도 예외는 아니다. 지방간이 심해질수록 간암은 무려 17배, 대장암은 2배, 관상동맥질환은 4배 발생위험이 높아진다고 보고됐다.

지방간은 치료제가 없어 현재로선 생활습관 개선이 최선의 치료법이다.

우선 식사는 세 끼를 챙겨 먹되 한 끼 분량을 조금씩 줄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지방간이라고 해서 무조건 지방을 배제할 필요는 없다. 생선기름(오메가3) 등 양질의 지방은 지방간에 도움이 되기 때문. 오히려 조심해야 할 것은 탄수화물의 과다섭취다.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이문형 교수는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높아진 혈당을 낮추기 위해 인슐린이 분비되는데 인슐린이 증가하면 간세포로 들어오는 유리지방산의 발생량이 늘고 간 내 지방의 신생합성을 증가시켜 지방간 발생을 부추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일주스나 탕후루 등 액상과당, 정제당이 든 음식도 조심해야 한다. 간으로 직행한 과당은 지방산 합성을 촉진해 중성지방으로 전환, 지방간의 요인이 된다.

비만인 경우 천천히 조금씩 체중을 감량해야 한다. 너무 급작스런 체중감량은 오히려 지방간을 악화시킬 수 있어서다. 손원 교수는 “비알코올성지방간 진단 후 체중감소를 위해 식사량을 극단적으로 줄이거나 단식하면 근육량과 에너지 소비가 감소해 지방간이 오히려 더 악화될 수 있다”며 “고른 영양섭취를 바탕으로 한 소식과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당뇨병이 원인인 경우 혈당조절을 위해 적절한 식이요법, 운동과 함께 의사의 처방에 따른 약물치료를 병행한다. 또 이문형 교수는 “여러 가지 약제를 오래 복용해도 지방간이 발생할 수 있어 해당 약물을 복용 중이라면 주치의와 상의해 약물 복용을 중단하거나 다른 약물로 대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연은 필수. 비알코올성지방간이면서 담배를 피우는 경우 비알코올성지방간이 없고 흡연하지 않는 사람보다 췌장암 발병위험은 무려 42%까지 높아진다고 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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