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보도, 피해자 입장에서 바라보는 반낙인 전략 필요
정신건강보도, 피해자 입장에서 바라보는 반낙인 전략 필요
  • 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12.0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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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 및 낙인해소에 중요한 언론·미디어의 역할’ 세미나 개최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이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 및 낙인해소에 중요한 언론·미디어의 역할’을 주제로 ‘2023 정신건강 세미나’를 개최했다.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이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 및 낙인해소에 중요한 언론·미디어의 역할’을 주제로 ‘2023 정신건강 세미나’를 개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정신건강 문제를 사회안보에 비유하며 정신건강 관련 종합 대책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정신건강정책 비전선포대회’에서 “정신과에 가거나 심리상담을 받는 것이 핸디캡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신건강도 신체건강만큼 중요한 시대가 됐다. 이에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중앙지원단)은 오늘(7일) 서울 상연재 별관에서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 및 낙인해소에 중요한 언론·미디어의 역할’을 주제로 ‘2023 정신건강 세미나’를 개최했다.

중앙지원단 기선완 단장은 개회사를 통해 “최근 들어 정신질환 관련 사건·사고 보도가 증가하면서 정신질환 및 정신적 어려움을 가진 사람에 대한 악성 댓글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며 “이번 세미나를 통해 정신질환자들이 맘 편히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토론회는 총 3부로 구성됐다. 1부는 중앙지원단 나희경 사무국장이 ‘2023년 언론·미디어의 정신질환 포용적 문화를 위한 추진사업 공유’에 관해 브리핑했으며 2부는 마인드포스트 이관형 대표가 ‘당사자 및 가족 입장에서의 언론·미디어 협력방안’을, 김양균 의학기자(지디넷 코리아/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가 ‘언론 입장에서의 정신건강 언론·미디어 동향 및 협력방안’에 관해 발표했다.

뒤이어 진행된 지정토론에는 순천향대부천병원 이지원 교수(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본지 이원국 기자, 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최영민 교수, 연세하늘병원 이영문 진료원장,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 김경찬 서기관 등이 토론자로 참석해 정신질환자 치료환경 개선 및 언론 역할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펼쳤다.

중앙지원단은 매년 언론·미디어를 관찰, 정신건강의료서비스 접근성 향상을 위한 미디어 감시시스템 구축에 노력하고 있다. 2018년에는 정신건강모니터린단을 발족, 2020년 방송통신심의원회 방송심의규정 개정의견, 정신건강 언론보도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배포하기도 했다.

중앙지원단은 2023년 ▲정신건강 언론 모니터링단 운영 ▲사건·사고 보도 동향 분석 ▲이슈에 따른 대응 ▲시민참여형 의견수렴 등을 진행했다. 현재 중앙지원단은 2022년 하반기부터 보도 분류 및 대응단계를 구축해 담당 언론사에 협조를 구하고 있다. 보고에 따르면 2023년 1~10월까지 모니터링된 기사는 총 2738건이다. 이 중 수정 및 삭제 건수 요청은 총 115건(▲강력 88건 ▲순화 10건 ▲요청 17건)이었다.

나희경 사무국장은 “중앙지원단은 매년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으며 모니터링을 통해 담당 기자들에게 협조 요청을 구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 없는 언론·미디어 환경 구축을 위해 시민참여형 의견수렴 및 보도 가이드라인 설정 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장애는 우리와 다른 대상이 갖는 특징이라고 선언함으로써 공포를 유발한다.”

발표를 맡은 마인드포스트 이관형 대표는 당사자 및 가족 입장에서 기사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극복과 감동의 프레임에서 정신질환은 극복 가능한 질환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 따라서 그는 언론이 정신질환자 입장에서 바라보는 반낙인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관형 대표는 “미국 8개주에서 시범 시행한 EBI 프로그램은 방송, 라디오, 신문 등을 통해 송출되면서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켰다”며 “당사자 및 가족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오늘 세미나에서는 정신질환을 대하는 미디어 환경과 개선책에 관해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특히 정신질환에 대한 무분별한 보도가 치료환경을 악화시킨다는 점에서 공감대를 이뤘다. 

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최영민 교수는 “무지는 두려움으로 이어지고 두려움은 증오로 이어진다”며 “무분별한 보도는 환자들을 고립시키는 만큼 향후 우리 언론과 사회는 사회편견과 차별을 없애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토론회를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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