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의 얼굴 ‘부정맥’, 검사방법도 이렇게나 다양하다고?
천의 얼굴 ‘부정맥’, 검사방법도 이렇게나 다양하다고?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12.14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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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인 심전도검사부터 확장 심전도 모니터링까지
환자 상황에 맞는 검사로 정확한 원인 찾아 치료해야
부정맥은 종류가 다양하고 증상이 일시적일 수 있어 바로 진단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시행할 수 있는 검사방법이 다양한 만큼 의심증상 시 병원을 찾아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인구고령화와 더불어 부정맥환자가 늘면서 검사방법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부정맥은 종류가 다양한 데다 증상이 나타났다 저절로 사라지기도 해서 진단이 쉽지 않은 ‘천의 얼굴’이라고 불려서다.

부정맥은 심장의 전기적 신호 발생과 전달에 이상이 생겨 심장박동이 빠르거나 느리게 또는 불규칙하게 뛰는 것으로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는 가벼운 부정맥부터 1분만 지속해도 사망할 수 있는 치명적인 부정맥까지 범위가 다양하다.

가장 가벼운 부정맥은 조기수축이다. 정상적이라면 동방결절(전기자극을 만들어내는 심장박동의 중추)에서만 전기가 만들어지는데 심바이나 심실에서 정상맥박보다 빨리 전기를 만들어 엇박자가 생기는 것을 말한다.

치료가 필요한 부정맥 중 가장 흔한 것은 심방세동이다. 심방 여기저기서 매우 빠르고 불규칙한 맥박이 마치 불꽃놀이처럼 발생하는 것으로 뇌졸중과 심부전의 원인이 된다. 가장 심각한 부정맥은 심실세동으로 전조증상 없이 돌연사할 수도 있다. 실제로 돌연사의 약 90%는 심실세동이 주범이라고 알려졌다.

부정맥의 가장 흔한 증상은 가슴두근거림이다. 가슴이 방망이질하듯 계속 빠르게 뛰거나 간헐적으로 하나씩 건너뛰는 경우 또는 강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밖에 가슴답답함, 호흡곤란, 부종, 체중증가, 현기증, 실신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변재호 교수는 “부정맥의 증상은 환자가 인지할 수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환자마다 증상도 차이가 있다”며 “부정맥의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다만 증상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경우 막상 병원에서 검사해도 정확히 진단되지 않을 수 있다.

중앙대병원 심장혈관·부정맥센터 순환기내과 강기운 교수는 “하지만 부정맥은 정확히 진단되면 원인을 찾아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이라며 “제대로 진단하지 못하고 방치하면 돌연사할 수 있어 환자에 따라 다양한 검사방법을 고려해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정맥을 진단하는 가장 기본적인 검사는 ‘심전도검사’이다. 이 검사는 심장에 흐르는 미약한 전류를 수초 동안 기록해 자세한 파형을 분석, 심장이 어떻게 뛰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증상이 드물게 나타나고 지속시간이 짧거나 즉시 검사받기 어려운 상황에 있다면 부정맥을 진단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24시간 또는 그 이상 시간 동안 리듬과 맥박을 기록하는 ‘홀터 심전도검사’와 침습적인 ‘이식형 루프기록계’ 등을 사용해볼 수 있다.

홀터 심전도검사는 심전도 기록계를 부착하고 정해진 시간 동안 일상생활을 하면서 심장의 전기적 상태를 기록하는 검사로 보통 24시간 관찰하지만 환자 상태에 따라 또는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부정맥을 진단하기 위해 더 긴 시간 기록하는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이식형 루프기록계는 부정맥으로 인한 실신이 의심되지만 다른 비침습적 검사에서 특별한 원인을 발견하지 못한 환자에게 삽입하는 기록기로 수년간 몸속에 삽입해 지속적으로 심전도의 리듬과 맥박을 관찰, 부정맥이 나타날 때 자동으로 심전도기록이 저장된다.

이러한 방법으로도 정확한 진단이 어려운 경우에는 ‘전기 생리학검사’를 시행해볼 수 있다. 대퇴 정맥 등을 통해 여러 형태의 전기적 카테터를 심장 내로 위치시키고 심장 각 위치의 전기회로를 확인, 전기적 자극을 발생시켜 부정맥을 진단하는 검사이다.

한편 최근 유럽에서는 ‘확장 심전도 모니터링 검사’에 대한 주목할 만한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이 검사는 24시간 홀터검사보다 착용도 간편할 뿐 아니라 최소 3일에서 최대 2주까지 착용이 가능해 이 기간 심장리듬과 맥박을 모니터해 특별한 이유없이 발생하는 발작성 부정맥 발생 진단율을 높일 수 있다고 알려졌다.

관련 연구결과에 따르면 유럽 5개 병원에서 심방세동 또는 심장돌연사 발생위험을 계층화하기 위해 비후성 심근병증환자 100명을 분석한 결과, 30일간 확장 심전도 모니터링 시 모든 부정맥 진단율은 65%였으나 24시간 홀터 모니터 검사 동안에는 11%에 그쳤다. 심실빈맥 또한 진단율은 30일 동안 모니터링 시 62%였지만 첫 24시간 동안에는 8%에 그쳤다.

강기운 교수는 “부정맥환자 진단에 있어 지속적인 확장 심전도 모니터링과 이식형 루프기록계검사 및 전기생리학검사는 특별한 이유 없이 발생하는 발작성부정맥을 진단해 심장돌연사 위험을 사전에 충분히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변재호 교수는 “대부분의 부정맥은 돌연사와 무관해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이뤄져야 완치가 가능한 만큼 우선 의심증상이 있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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