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도 둔해지는 겨울철…아이도, 어른도 ‘변비’ 주의보
장도 둔해지는 겨울철…아이도, 어른도 ‘변비’ 주의보
  • 장인선 기자·심예은 인턴기자 (with.sim@k-health.com)
  • 승인 2023.12.1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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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추워지면 장 활동이 저하돼 누구나 변비가 발생할 수 있다. 단 소아와 노인 간 증상과 치료방법은 다른 만큼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 후 치료하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날씨가 추워지면 의외로 조심해야 하는 질환이 바로 변비다. 변비는 배변횟수가 3일에 한 번 이하, 변이 딱딱하고 소량의 변을 보는 경우, 잔변감이 있거나 배변 시 힘을 많이 줘야 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증상이 3개월 이상 계속되는 경우 변비로 정의한다.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박광범 교수는 “변비는 식사·수분섭취량 부족, 배변을 자주 참는 것 등 잘못된 생활습관과 관련이 깊다”며 “특히 추운 날씨로 실외활동 감소하면 장 활동이 둔화돼 변비가 생길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아이들은 기능성, 노인들은 이차성 변비 많아

변비는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다. 실제로 전체 인구의 5~20%가 변비로 고생한다. 특히 9세 이하 어린이, 70세 이상 노인, 여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소아는 기능성변비가 많고 노인들은 기저질환이나 복용 중인 약, 식사량 및 갈증 감각감소에 의한 섬유질과 수분섭취 부족 등으로 발생하는 이차성변비가 많다.

■무분별한 변비약 복용, 만성변비 위험↑

노인성 변비는 통증이 드물어 단순한 노화나 소화장애로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배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장폐색증이 발생할 수 있다. 전문의 처방 없이 시중에서 파는 자극성 변비약이나 보조식품을 장기간 남용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장 점막을 지나치게 자극하면 장연동 운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만성변비를 유발할 수 있다.

또 장내 신경층 파괴 시 장 기능이 망가질 수도 있어 섬유질을 복용해도 효과가 없다면 진료가 필요하다. 드물지만 대장암, 염증성장질환, 당뇨병, 갑상선기능저하증, 신경계질환, 근육질환 등 여러 질환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어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화장실 갈 때는 스마트폰 멀리

변비예방을 위해서는 장운동이 가장 활발한 때인 아침에 배변하는 습관이 좋다. 간혹 스마트폰을 들고 화장실에 가는 사람들이 있는데 변기에 10분 이상 오래 앉아 있으면 장이나 항문이 자극에 둔감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또 변의가 느껴지면 참지 말고 30분 내 화장실을 가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30분 이상 걷기, 과일, 채소, 잡곡 등 섬유질이 많은 음식 섭취, 하루 1.5~2 리터 물 마시기 등의 생활습관도 도움 된다. 단 커피나 짠 음식 등으로 이뇨작용이 활발해지면 체내 수분이 줄어들 수 있어 카페인 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다.

■이런 증상 있다면 소아 변비 의심

모유수유를 하는 아기들은 수일 이상 변을 보지 않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 생후 2주경에는 평균 4회, 2세부터는 평균 1.7회, 3~4세는 하루 3회에서 주 3회 정도의 배변을 한다. 소아 변비 증상은 만 4세 이상에서 배변횟수가 주 2회 이하 ▲일주일에 최소 한 번 이상의 유분증(대변 지림) ▲대변을 지나치게 참는 증상 ▲배변 시 굳은 변을 보면서 통증을 느끼거나 힘들어하는 경우 ▲직장에 대변이 다량으로 저류된 경우 ▲대변이 굵어서 변기가 막히는 경우 등이다. 이러한 증상이 1개월 동안 최소 1주일에 한 번 이상 나타났다면 변비로 진단한다.

■배변교육, 약물치료, 생활습관개선 함께 

소아 변비 역시 식습관·생활습관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교육, 약물치료, 식이조절, 행동 조절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먼저 약물이나 관장으로 직장에 저류된 대변을 제거한다. 또 대변을 참는 습관을 고치기 위해 변을 묽게 하는 하제를 복용한다. 규칙적인 배변이 최소 2개월 이상 유지되면 하제를 점차 줄여나간다. 변비 치료를 하더라도 복약순응도가 나쁘거나 보호자의 임의대로 약물을 감량하거나 중단할 경우 치료효과가 좋지 않고 변비가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치료과정은 배변감각이 둔해져 버린 대장기능을 회복시키는 것까지 포함하기 때문에 최소 수개월의 긴 시간이 필요하다.

소아 변비 치료약제는 성인과 달리 자극성 하제가 아닌 삼투성 하제를 복용해 장기 복용에 따른 부작용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시중에 판매 중인 변비약을 증상이 심할 때만 임의로 복용하는 것은 일시적 효과에 그치고 변비를 악화시킬 수 있어 진료를 통해 변비 정도를 정확하게 진단받고 적절한 치료와 교육을 병행해야 한다.

노원을지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은혜 교수는 “변비를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변비로 진행돼 오심, 구토, 복통, 복부 팽만, 식욕부진으로 이어져 성장기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며 “드물게 변비의 합병증으로 요로감염, 항문열상, 전초치질(Sentinel pile), 직장 탈출증, 성장부진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약물치료와 더불어 건강한 식습관 및 생활습관 개선을 병행해야 약물을 중단하고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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