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미지수, 지금 펼쳐진 ‘현재’가 주인공
삶은 미지수, 지금 펼쳐진 ‘현재’가 주인공
  • 장인선 기자·심예은 인턴기자 (with.sim@k-health.com)
  • 승인 2023.12.20 1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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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신간] 생의 마지막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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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디 미첼/문예춘추/262쪽/1만6800원

주중에는 업무 일정을, 주말에는 여행 계획을 세운다. 우리는 끊임없이 계획하고 움직이지만 시간이 멈춘다면 모든 계획은 헛되어진다. 우리가 시간을 조절하는 듯해도 우리는 결국 시간의 틀 아래에서 살고 있다.

예전에는 용서하지 못했던 마음들이 조금씩 가라앉은 적이 있을 것이다. 우리가 성숙해진 탓도 있지만 그저 시간이 흘러서 풀어졌을 때도 있다. 이처럼 시간의 너그러움은 뒤얽혔던 인생의 매듭을 풀어준다.

신간 ‘생의 마지막 당부’는 삶과 죽음에 대한 고찰, 저자가 치매와의 싸움 속에서 발견한 현재의 소중함에 대해 얘기한다.

영국 국민의료보험에서 20년간 비상임팀장으로 근무한 저자는 58세에 조기발병 치매를 진단받았다. 그 후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삶과 죽음에 대한 기록을 시작했다. 또 치매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진단 이후에도 삶이 있다는 사실을 헌신적으로 알리고 있다. 2019년에는 치매연구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브래드포드대에서 건강학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이 책은 저자의 세 번째 책이자 마지막 작품이다. 치매환자의 시각에서 죽음을 바라보며 호스피스 치료, 임종돌봄 서비스, 데스카페(Death Cafe) 등 개념들을 설명한다.

저자가 생의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그 답은 프롤로그 첫 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은 당신의 현재를 위한 선물입니다.”

존엄한 삶과 마지막을 향한 그녀의 절절한 당부는 사실 전부 현재에 대한 소중함을 뜻한다고 고백한다.

우리는 과거를 회상하고 미래를 대비하며 현재를 살아가지만 치매는 과거와 미래를 빼앗고 ‘현재’만을 허용한다. 시간의 소중함을 아는 것은 빼곡한 하루를 사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에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이별을 인식, 순간의 소중함을 깊이 이해하는 것이다.

이 책은 크게 5개의 부분 죽음·임종·치료거부·조력사망(안락사)·삶으로 나뉜다. 치매환자의 시각으로 바라본 죽음은 우리 삶을 관통하는 지혜를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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