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약물치료만? 흡연 등 위험요인도 멀리해야
당뇨병 약물치료만? 흡연 등 위험요인도 멀리해야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12.22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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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청 ‘당뇨병 관리지표 심층보고서’ 발간
당뇨병 인지·치료율 올라도 조절률 제자리
3040 젊은층 가장 취약…집중 교육 필요
당뇨병 합병증 예방을 위해서는 약물치료뿐 아니라 흡연 등 위험요인을 적극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근 불규칙한 식습관, 비만 증가 등으로 당뇨병 발병연령이 낮아지고 있지만 당뇨병 조절률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40대는 다른 연령보다 당뇨병 인지율·치료율이 낮은 것으로 조사돼 집중 교육·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질병청이 최근 발표한 ‘국민건강영양조사 기반의 당뇨병 관리지표 심층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30세 이상)의 당뇨병 유병률은 2019~2021년 기준 15.8%이다. 당뇨병 유병률은 ▲공복혈당이 126mg/dL 이상이거나 ▲의사진단을 받았거나 ▲혈당강하제복용 또는 인슐린 주사를 사용하거나▲ 당화혈색소 6.5% 이상인 분율을 말한다. 남성(18.3%)이 여성(13.5%)보다 높았고 50대 이상에서 20%의 유병률을 보였다.

당뇨병 인지율과 치료율은 2011년 이후 약 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 모두 늘었는데 특히 남성은 30~49세, 여성은 50~69세에서 증가세가 뚜렷했다. 하지만 30~49세 남성은 인지율과 치료율 증가수준이 50% 수준에 그쳐 60~70%대를 보이는 다른 연령에 비해 낮았다.

당뇨병 조절률은 연령, 성별과 관계없이 25% 수준에 그쳐 10여년간 크게 오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 조절률은 성별, 연령에 관계없이 25% 수준에 그쳤다. 지난 10여년간 큰 변화 없이 정체 상태이다. 또 당뇨병 혈관 합병증 예방을 위한 당화혈색소, 혈압, LDL콜레스테롤을 동시에 고려한 조절률은 유병자, 치료자 모두 2011년 이후 2배 증가했으나 10% 미만으로 낮은 수준이었다.

당뇨병 조절을 저해하는 요인은 남성의 경우 현재흡연, 여성은 비만과 낮은 교육수준 등이었다. 남성은 비흡연자에 비해 현재 흡연자가 1.32배, 여성은 정상체중에 비해 비만인 경우 1.41배 당뇨병 조절이 잘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았다.

당화혈색소, 혈압, LDL콜레스테롤을 동시에 고려한 조절률도 10% 미만으로 낮게 나타났다.

당뇨병의 혈관 합병증 예방을 위한 포괄적 조절과 관련된 요인은 남성의 경우 낮은 연령, 근력운동 비실천, 여성은 낮은 교육수준 등이었다. 특히 30~49세 남성은 50세 이상에 비해 근력운동을 실천하는 경우에 비해 실천하지 않는 경우 당뇨병 합병증 예방을 위한 조절이 잘되지 않을 가능성이 1.44배 높았다.

이번 심층보고서 발간을 위해 연구를 수행한 강남세브란스병원 이용제 교수는 “당뇨병 인지율과 치료율은 남녀 모두 증가 추이를 보였으나 당뇨병의 조절률은 큰 변화 없이 25% 수준이었고 혈관 합병증 예방을 위한 조절률도 10% 미만으로 고혈압, 이상지질혈증에 비해 관리가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30~40대의 인지율과 치료율이 다른 연령에 비해 매우 낮고 조절률도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젊은 연령대 당뇨병환자에 대한 집중 교육·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뇨병은 우리 몸에 통증을 일으키거나 특별히 드러나는 증상이 없어 간과하기 쉽다. 하지만 방치하면 뇌졸중, 심근경색 등 생명에 치명적인 합병증을 부른다. 실제로 당뇨병환자는 심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1.56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기에 진단하고 적극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조윤정 교수는 “건강검진 시 혈당수치를 주의 깊게 확인해 자신의 당뇨병 위험도를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식사량이 늘어나는 다식(多篒), 갈증으로 물을 자꾸 찾아 마시는 다음(多飮), 소변을 자주 보는 다뇨(多尿), 설명되지 않는 체중감소 등이 나타나는 경우에도 급성 당뇨합병증이 나타났을 가능성이 높아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검사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무엇보다 당뇨병 진단 후에는 꾸준한 약물치료와 더불어 생활습관을 적극 개선해야 한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처럼 당뇨병 조절에 영향을 미치는 비만, 흡연 등의 위험요인을 적극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목표에 따라 개인차가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당, 나트륨섭취를 줄이고 금연·금주해야 한다. 탄수화물은 식이섬유가 풍부한 통곡물, 채소, 콩류, 유제품 등을 섭취하고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식품을 섭취한다.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해 적정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필수. 특히 유산소운동과 더불어 적절한 근력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이번 조사에서도 근력운동을 실천하는 경우에서 당뇨병 조절이 더 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도 근육이 많을수록 당뇨병 발생 자체를 줄이고 당뇨병환자의 당 조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강북삼성병원 정형외과 박재형 교수 연구팀은 2016~2018년 사이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37만2399명의 체내 근육량을 통해 골격근지수(SMI)를 측정하고 ▲근육 적은 그룹 (SMI ≤ 28.32) ▲근육 보통 그룹 (28.32 < SMI ≤ 30.76) ▲근육 많은 그룹 (30.76 < SMI ≤ 33.01) ▲근육 아주 많은 그룹 (SMI > 33.01) 네 그룹으로 나눠 이들의 근육 양과 당뇨병 발병률의 상관관계를 비교했다. 

그 결과 근육이 많을수록 당뇨병 발병률, 당화혈색소, 인슐린저항성이 모두 감소했다. 특히 근육 양이 증가하는 데 따른 당뇨 관련 인자들의 감소 폭은 나이가 50세 이상일수록, 남성일수록, BMI 수치가 25kg/m2 이상일수록 더욱 두드러졌다.

연구결과에 대해 박재형 교수는 “근육의 양이 늘어난다는 단독적인 원인으로 당뇨병의 발병률, 당화혈색소, 인슐린 저항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을 뿐 아니라 노령인구의 근감소증 예방이 당뇨 및 대사증후군의 발병률 감소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당뇨병 예방은 물론 당뇨병 조절을 위해 꾸준한 운동으로 근력 감소를 막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보다 앞서 2022년 발표된 대한당뇨병학회 통계자료에서도 국내 당뇨병환자의 당 조절률은 매우 낮게 나타났다.

2019~2020년 당뇨병이 있는 30세 이상 성인 중 65.8%만이 당뇨병이 있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고 이 가운데 10명 중 6명이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치료 중인 경우에도 조절률은 24.5%로 4명 중 1명만 당화혈색소 6.5% 미만 기준에 부합하는 조절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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