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울 때 잘 느껴지는 찌릿찌릿 얼굴 통증 ‘삼차신경통’
추울 때 잘 느껴지는 찌릿찌릿 얼굴 통증 ‘삼차신경통’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12.27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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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차가운 자극 감지해 과민반응 일으켜
뇌질환 원인일 수 있어 의심 시 정밀검사 권장
예방 어려워도 여러 치료법으로 호전될 수 있어
삼차신경통은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은 아니지만 초기에 적절히 대처하면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특히 감각신경이 차가운 자극을 감지하는 겨울철 통증이 잘 느껴지는 만큼 의심될 때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우리는 간혹 얼굴 주변에 찌릿한 통증을 느낄 때가 있다. 겨울에는 추위 때문이라고 가볍게 넘기가 쉽지만 실내에서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양치질, 식사할 때 등 얼굴 근육이 많이 움직일 때 유독 찌릿한 통증이 지속되면 삼차신경통을 의심해볼 수 있다.

신경계는 몸 전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면서 말초신경을 통해 신체 내외부의 자극을 감지, 이를 뇌가 인지하게 한다. 하지만 이 신경이 압박받으면 일상적인 활동에서도 잘못된 통증신호가 발생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흔히 아는 신경통이다.

삼차신경통은 안면부에 발생하는 신경통 중 하나로 감각신경이 차가운 자극을 감지하고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겨울철에 발병빈도가 늘어난다. 얼굴 부위에 분포하는 제5 뇌신경은 감각신경의 뿌리가 세 개의 갈래로 나뉘어 ‘삼차신경’이라고도 불린다. 이 삼차신경이 동맥, 정맥 등 주변 혈관에 의해 압박받으면 삼차신경통이 발생하는 것.

압박의 원인은 대개 특별한 이유를 찾을 수 없는 경우가 90% 이상이다. 강남나누리병원 뇌신경센터 김태경 부장은 “하지만 뇌종양, 뇌동맥류, 염증성병변 및 외상 등이 원인인 경우도 있어 삼차신경통이 의심되면 뇌혈관과 뇌신경 모두 볼 수 있는 MRI(뇌 자기공명영상), MRA(뇌혈관 자기공명영상)검사를 함께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삼차신경통은 턱과 입 주변에서 감각 및 씹는기능을 관장하는 아래턱 신경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볼, 치아와 턱 부근에 전기가 흐르는 듯한 강한 통증을 느낀다. 이 때문에 치통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지만 ▲한쪽 얼굴 특정 부위에 통증이 반복되거나 ▲얼굴 특정 부위를 만지거나 씹을 때 통증이 강하게 발생하는 경우 ▲전기 쇼크처럼 찌르는 듯한 날카로운 통증인 경우 ▲치아에 이상이 없고 일반 진통제로 통증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는 신경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강남베드로병원 윤강준 대표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일단 삼차신경통이 발생하면 양치, 대화, 식사, 면도 등 사소한 행동으로도 예기치 못한 갑작스런 통증이 발생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며 “특히 원인질환에 의한 삼차신경통인 경우 해당 질환 치료가 선행돼야 하는 만큼 초기에 정확한 원인 파악과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차신경통은 증상에 따라 ▲약물치료 ▲신경차단술 ▲방사선수술 ▲미세혈관감압술 등으로 치료한다.

초기에는 약물치료로 통증을 조절한다. 졸음이 쏟아져 일상생활을 방해할 수 있지만 통증 완화에는 효과적이다.

신경차단술은 얼굴에 바늘을 찔러 삼차신경부위에 약물을 투여해 통증을 조절하는 시술법이며 방사선수술인 감마나이프수술은 방사선을 뇌 병변에 집중조사해 삼차신경의 손상을 유발, 통증을 조절하는 방법이다.

미세혈관감압술은 장기간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는 경우 고려할 수 있는 수술이다. 윤강준 대표원장은 “미세혈관감압술은 신경과 이를 압박하는 혈관을 분리해 통증원인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신경외과 치료술로 지난 30여년간 꾸준히 시행돼 완치율이 상당히 높다”며 “최근에는 뇌MRI를 통한 정밀한 모니터링과 고도화된 수술기법을 적용해 예후가 더욱 좋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 미세혈관감압술은 정밀한 술기가 요구돼 삼차신경통 치료에 풍부한 임상경험과 노하우를 지닌 신경외과 전문의에게 받는 것이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김태경 부장은 “삼차신경통은 예방 가능한 질환은 아니지만 정확한 진단 후 상태에 따른 다양한 치료법을 선택할 수 있다”며 “만일 이유 없이 얼굴 부위에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 치아에 이상이 없거나 치과치료를 받았는데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빨리 전문가의 진료를 받아볼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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