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입자치료로 암 치료의 새 지평 열어”
“중입자치료로 암 치료의 새 지평 열어”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3.12.27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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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금웅섭 연세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금웅섭 교수는 “세브란스병원은 내년부터 회전형 2대를 더 도입해 전립선암뿐 아니라 타 암종으로 치료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금웅섭 교수는 “세브란스병원은 내년부터 회전형 2대를 더 도입해 전립선암뿐 아니라 타 암종으로 치료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암 환자의 증가만큼이나 새로운 의료기술 도입도 적극적이다. 특히 ‘꿈의 치료법’이라고 불리는 중입자치료는 그 우수성이 수십 년에 걸쳐 세계적으로 입증되면서 환자의 희망이 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지난해 일본에서 중입자치료기를 도입, 올 4월부터 국내 최초로 가동에 들어갔다. 금웅섭 연세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연세대학교의료원 디지털헬스실 정보서비스센터소장)를 만나 중입자치료에 대해 들었다.

- 중입자치료란.

탄소원자를 빛의 속도로 가속해 만든 에너지빔이 암세포를 정밀하게 조사해 사멸시키는 치료법으로 부작용이 적다. 초당 10억개의 탄소원자가 정상조직을 지나쳐 3D엑스레이로 설정한 좌표에 따라 정확하게 암세포에서만 에너지를 발산한 다음 사라지기 때문이다.

- 중입자치료를 진행한 주요 암 환자군은.

약 150명의 환자를 치료했으며 전립선암이 고정형 치료실에 잘 맞아 전립선암환자를 주로 진행했다. 중입자치료를 받은 전립선암환자의 치료경과는 현재까지 매우 좋다. 실제로 치료과정을 모두 마치고 진행한 자기공명영상검사에서 암세포가 현저하게 작아졌고 전립선특이항원(PSA)수치는 7.9ng/mL에서 0.01ng/mL 미만으로 떨어졌다.

- 내년부터 회전형 2대를 더 도입하는데.

중입자치료는 골육종암에서 뛰어난 치료성적을 보인다. 골육종암은 항암치료 도중에도 50%는 폐 전이가 발생하고 방사선치료를 해도 수개월 내에 재발하며 전이될 경우 5년생존율이 20%에 불과하다. 하지만 중입자치료를 받은 척추골육종암환자 48명의 5년생존율은 52%로 기존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이밖에 폐암, 췌장암 등 난치성암에도 효과적이다.

단 모든 암에 적용할 수는 없다. 중입자치료는 고형암 중 암세포전이부위가 3군데 미만일 때만 사용한다. 백혈병 같은 혈액암은 치료대상이 아니다.

- 기존 방사선치료와 비교하면.

기존 방사선이나 양성자치료는 평균 30회이지만 중입자치료는 12회면 끝난다. 또 실제 치료시간은 2분이 채 안 걸린다. 즉 체력이 약한 고령층에 효과적이다.

- 중입자치료의 효과는 완전히 검증됐나.

중입자치료는 이미 입증된 치료법이다. 세계적으로 가장 방대한 중입자치료 임상데이터를 보유한 일본 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QST)에 따르면 수술이 불가능한 췌장암환자의 경우 항암제와 중입자치료를 병행했을 때 2년 국소제어율(치료부위에서 암이 재발하지 않는 확률로 중입자치료성적을 알 수 있는 주요지표)이 80%까지 향상됐다.

- 중입자치료는 매우 고가로 알고 있다.

중입자치료비는 5000만원이 넘어 선택 시 매우 신중해야 한다. 세계적 과학학술지 네이처가 ‘암 명사수’라고 평가하고 많은 보도에서 ‘꿈의 치료기’로 부르지만 사실은 적용할 수 있는 환자가 매우 까다롭다. 암이 국소적으로 분포된 경우, 기존항암제가 듣지 않는 경우 등 고려사항이 많다. 연세암병원은 중입자치료에 앞서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내과, 외과 등 여러 분과의 회의를 통해 결정한다. 내년에 회전형 중입자치료기가 도입되면 더 많은 환자에 혜택이 돌아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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